저당 잡히고 도둑 맞고…노벨상 메달이 사라진 '아찔한'순간들

2018.10.03 15:39
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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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예로운 노벨상 메달을 고이 간직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듯 보인다. 나치의 눈을 피하기 위해 용액에 메달을 녹이고 술집에서 만난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훔치는 등 117년 노벨상 역사에서는 메달이 사라진 아찔한 순간들이 많았다. 

 

압수 우려해 산에 녹이고 냉전으로 뒤바뀌고 

 

독일 나치가 1940년 덴마크를 침공하자 코펜하겐에 있던 닐스보어연구소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연구소은 노벨 물리학상 메달 두 개를 보관하고 있었다. 나치에게 이를 뺏길 것을 염려한 헝가리 화학자 게오르크 카를 폰 헤베시는 메달을 진한 염산과 진한 질산을 혼합한 용액인 ‘왕수’에 녹여 연구실 선반에 보관했다. 덕분에 메달은 나치의 눈을 피해 안전하게 연구소에 보관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뒤 헤베시는 금을 용액에서 석출해 노벨재단에 돌려줬다.

 

1975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러시아(옛 소련)의 레오니트 칸토르비치와 미국의 찰링 코프만스는 서로의 메달을 뒤바꿔 집으로 가지고 돌아오는 실수를 범했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냉전이 이어지면서 두 수상자 본인의 메달을 되돌려 받기까지 4년이 걸렸다.

 

경매 부치고 도난 당하고

 

다양한 이유로 노벨상 수상자들의 메달이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베르사유 조약을 주도한 프랑스 정치인 아리스티드 브리앙은 192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메달은 지난 2008년 경매에 부쳐져 1만2200유로(약 1600만원)에 낙찰됐다. 2014년에는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힌 제임스 왓슨이 1962년 받은 노벨 생리의학상 메달이 410만달러에 팔렸다. 왓슨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강연과 출판기념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시 왓슨의 메달을 산 러시아의 억만장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는 왓슨에게 메달을 돌려줬다.

 

2008년 프랑스 생나제르 생태박물관은 경매를 통해 아리스티드 브리앙의 노벨 평화상 메달 싸게 매입했다. 하지만 2015년 이 메달은 도난을 당했고 이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인도의 인권운동가 카일리시 사티아르티가 수상한 노벨 평화상 메달을 훔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도난된 메달은 사실 복제품이었다. 반면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1913년 받은 노벨 문학상 메달은 2004년 도난당한 뒤 다시 찾지 못했다.

 

세금 미납 압류되고 이성 유혹하려 슬쩍 가져가기도

 

2009년, 이란의 변호사이자 인권운동가인 시린 에바디는 세금 미납 문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과 2003년 노벨 평화상 메달을 이란 당국에 저당 잡혔다. 국제적인 비난이 계속되자 이란 당국은 에바디의 메달을 그녀에게 돌려줬다.

 

1999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호텔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받은 노벨상 메달이 갑자기 사라진 일도 있었다. 알고 보니 범인은 프랑스 국경없는의사회 대표단 중 한 명이었는데, 오슬로의 바에서 만난 여자에게 자랑하기 위해 메달을 잠시 가져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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