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언제, 어디로 이주할지 배우는 야생양

2018.09.09 17:06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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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이오밍 주의 그린리버를 가지뿔영양(안틸로카프라 아메리카나) 무리가 건너고 있다. 삶의 터전을 떠나 이주하는 것이지만 우왕좌왕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앞서가던 영양들은 뒤따라오는 영양을 보고 있다. 모두가 어딘가에 있을 낙원을 알고 있다는 듯 여유롭다.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브렛 제스머 미국 와이오밍대 박사과정 연구원이 이끈 연구진이 가지뿔영양을 포함해 소나 말처럼 발굽이 있는 동물이 이주해야 할 장소와 시기를 학습하고, 세대를 거듭하며 습득한 문화적 지식에 입각해 계절에 따른 이주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가 소개됐다.

 
생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유제류는 유전적인 요인에 따라 터전을 옮기는 새와 물고기, 곤충 등과 달리 어미나 무리 속의 다른 개체로부터 이주하는 법을 배운다고 추정해 왔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유제류가 언제, 어디로 이주를 해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학습하는 듯 보이는 단서가 포착되긴 했지만 실험을 통해 입증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미국 서부 전역에서 거대한 실험을 수행했다. 사냥과 질병으로 큰뿔야생양의 개체수가 줄어든 뒤 야생동물 관리자와 자연보호 시민운동가, 사냥꾼들은 ‘무리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다. 큰뿔야생양 267마리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센서를 부착하고 움직임을 추적했다.

 

초기에 큰뿔야생양들은 계속해서 삼삼오오 이주했다. 연구진은 이주하는 야생양 중 일부를 잡아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 놨다. 연구진은 이런 과정을 일정 시간 동안 반복했다. 그 결과 큰불야생양이 다시 거대한 무리를 이루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제스머 연구원은 “보통 이주를 하면 65~100%가 무리를 떠나지만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 무리를 이룬 개체들은 단 9%만이 무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는 유제류가 이주를 하려면 세대를 거듭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영양가 있는 먹이의 위치 등을 알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봤다. 제스머 연구원은 “새로운 서식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이주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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