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3년 만에 발생, 앞으로 2주 확산 고비

2018.09.09 12:36

환자 접촉 21명 격리

확산 앞으로 2주가 고비 

위기경보 '관심'→'주의' 격상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격리병실이 통제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하고 7일 귀국한 메르스 확진자 A씨(61세)는 입국 직후 발열과 가래 등 메르스 증상을 보여 삼성서울병원을 경유해 현재 서울대병원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뉴시스 제공.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격리병실이 통제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하고 7일 귀국한 메르스 확진자 A씨(61세)는 입국 직후 발열과 가래 등 메르스 증상을 보여 삼성서울병원을 경유해 현재 서울대병원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뉴시스 제공.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5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메르스는 일단 발병하면 뚜렷한 특효약이 없어 대증치료에 의존해야 하며, 치사율이 최대 40%를 넘는 데다 전염성 역시 높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년 전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186명이 감염돼 그 중 38명이 숨졌다.

 

9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서울 거주 A씨(61)가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로 출장을 갔다가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귀국했다.

 

A씨는 쿠웨이트에 있을 때부터 설사 증상을 보여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했으며, 의심환자로 분류돼 즉시 지정병원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대검진 결과 만 하루 만에 확진환자로 분류됐다.

 

현재 A씨의 상태는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스의 경우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혈압이 떨어질 경우 ‘중증’으로 판단하는데, 현재 이 같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메르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쿠웨이트서 감염, 검역통과 후 직접 병원으로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설사증상을 보인 시기 등을 감안할 때 쿠웨이트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공항에서 설사증상을 느꼈을 뿐 본인이 메르스라는 자각증상이 없어 그대로 공항을 빠져 나왔다. 그러나 공항을 떠난 환자가 불과 몇 시간만에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면서 정부의 출입국 검역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7일 오후 4시 51분에 인천공항에 입국한 A씨는 검역관에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적은 질의응답서를 제출했다. 최근 21일 동안의 방문국가, 최근 21일 동안의 질병 증상을 기록해 제출했는데, 여기에 따르면 설사는 10일 전에 있었으며 현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현재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은 없다고 신고했다. 이 질의서는 중동지역을 방문한 여행객은 누구나 제출해야 한다. A씨의 질의서를 본 검역관은 귀체온계로 확인 결과, 체온이 36.3도로 정상이고 호흡기 증상이 보이지 않자 A씨를 검역대에서 그대로 통과킨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A씨는 공항을 빠져나온 즉시 스스로 병원을 찾았고, 발열과 가래 및 폐렴 증상 등을 확인한 의료진은 A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판단해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불과 4시간만에 다양한 증상이 새로 추가된 점을 감안하면 입국시 검역이 소홀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A씨가 중동 지역에서 현지 병원을 찾았다고 보고한 점을 보아서라도 좀더 면밀히 환자를 살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르스는 낙타, 또는 감염된 환자를 통해 전염되며, 의료기관에서 다른 환자와 만나 접촉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결국 우리나라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계속 경고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메르스가 계속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방문한 사람을 통해 메르스가 재유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남성과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자택에 격리된 사람은 지난밤 사이에 1명 늘어나 현재까지 21명이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들은 현재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택 격리 중이다. 밀접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로 긴밀히 접촉한 사람으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사람도 포함된다.

 

●지역사회 확산 우려 없을까

 

질병관리본부 측은 A씨가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전에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이 아닌 택시를 이용해 병원으로 직행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광범위한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현재로서 보고 있다. 병원내에서 다른 환자에게 감염시켰을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으로 향하면서 예약을 위해 사전에 병원으로 전화했고, 중동방문 사실을 확인한 병원측은 처음부터 A씨를 별도의 격리실로 안내해 진료했다. 

 

한편 환자와 동승한 항공기 내 승객 및 승무원은 주소지 소재 관할 보건소로 통보해 지역사회 내에서 역학조사와 증상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밀접접촉자 이외의 일반 접촉자에겐 보건소를 통해 안내문 등을 발송하고, 증세가 있을 경우 즉시 질본 측에 알리도록 했다. 현재 A씨의 일반 접촉자는 같은 비행기를 탔던 승객, (A씨를 담당하지 않았던) 승무원 등도 포함된다. 다만 확진자 앞 3열, 뒤 3열에 앉은 사람은 밀접접촉자로 구분한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2~14일로, 따라서 앞으로 2주가량 추가 발병자가 없다면 질병이 지역사회로 확산 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질 것으로 질본은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8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반 접촉자의 경우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타인과 접촉하거나 직접 병원을 찾지 말고 보건소 담당 직원에게 바로 연락토록 하고 있다”며 “전문가 검토와 심층 역학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 방역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 상황 및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 상황 및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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