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아기도 ‘리더’와 ‘폭군’ 구별한다

2018.09.04 04:00
당근을 먹는 아기 -사진 제공 픽사베이

만 2세가 채 안 된 아기도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진정한 '리더'와, 힘으로 강제로 군림하는 '폭군'을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르네 베일라건 미국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석좌교수팀은 21개월 된 아기에게 자체적으로 만든 만화를 보여주면서, 등장인물로 설정한 ‘리더’ 또는 ‘폭군’에 아기들이 각기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관찰해 그 결과를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리더와 폭군을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는지 여부'를 통해 각각 구분했다. 지시를 받는 사람이 진심으로 믿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지시를 따르는 사람을 리더, 그렇지 않고 보이는 곳에서만 복종하게 하는 사람을 폭군으로 정의했다. '노자' 17장에서 "가장 좋은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있다는 것만 아는 지도자이고, 그 다음은 좋아하고 칭송하는 지도자이며 그 다음이 두려워하는 지도자다"라고 말하는데, 그 가운데 '칭송하는 지도자'와 '두려워하는 지도자'를 각각 리더와 폭군으로 정의한 셈이다.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세 명의 계란 모양 등장인물이 나오는 만화를 보여줬다(아래 사진). 만화에서 세 인물은 공을 가지고 마음껏 놀다 리더 또는 폭군으로 설정된 다른 인물(머리에 왕관이나 모자 같이 특이한 표식을 달고 있다)을 만난다. 

 

연구팀이 제안한 실험. 각각 리더와 폭군을 학습시키는 만화이다. -사진 제공 PNAS
연구팀이 제안한 실험. 각각 리더와 폭군을 학습시키는 만화이다. -사진 제공 PNAS

이 때 리더와 폭군은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인다. 리더는 등장하자마자 세 명의 계란형 인물들의 예의 바른 인사를 받고, 갖고 놀던 공도 별 어려움 없이 받아 간다(첫 번째 줄). 계란 모양의 인물들은 얌전히 말을 들어 줄을 맞춰 서 있다. 폭군은 다르다. 등장하자마자 갖고 있던 막대로 계란 모양 인물을 때리고, 공도 강제로 빼앗아 간다(두 번째 줄). 


연구팀은 이런 설정을 통해 아기들에게 자연스럽게 ‘존경 받는 리더’와 ‘힘으로 다른 이를 굴복시키는 폭군’을 가르쳤다. 그 뒤, 이번에는 다시 리더와 폭군이 각각 등장해 계란 모양 아이들에게 “집에 가서 자”라는 명령을 내리게 했다. 명령을 내린 뒤 리더와 폭군은 퇴장했고, 남은 세 달걀 인물들은 명령을 따르거나(네 번째 줄) 무시하는(세 번째 줄) 두 행동 중 하나를 보였다. 연구팀은 각각의 경우 아기들의 시선을 추적해 어떤 경우 아기들의 시선이 만화에 더 오래 머무르는지를 측정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실험. 리더와 폭군 학습 뒤 명령을 내리는 상황이다. -사진 제공 PNAS
연구팀이 제안한 실험. 리더와 폭군 학습 뒤 명령을 내리는 상황이다. -사진 제공 PNAS

연구 결과 아기들은 리더가 등장하는 만화에서 인물들의 복종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 리더가 떠난 뒤 계란 인물들이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 아기가 인물들을 응시하는 시간(약 45초)은 명령을 잘 듣는 경우(약 35초)에 비해 약 30% 늘어났다. 반면 폭군일 경우에는 둘 다 40초 남짓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명령을 따르는지 여부가 아기들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한 것이다.

 

베일라건 교수는 “아기들은 리더가 사라졌을 때에도 인물들이 리더의 명령을 잘 듣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명령을 따르지 않는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혹시 리더와 폭군이 머리에 쓴 왕관이나 모자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는지, 또는 애초 의도대로 '존경심'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들을 제거한 뒤에도 실험했지만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베일라건 교수는 “두 살짜리 아기도 리더가 주변에 있으면 늘 따라야 하지만, 폭군은 그저 가까이에 있을 때만 따르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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