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과학] 침대 속 모나자이트가 고농도방사능 물질?

2018.08.24 17:35
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직산읍 대진침대 본사 앞마당에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 해체작업이 진행중이다.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매트리스 해체 작업은 하루 30~70여 명의 인원이 동원돼 6일까지 전체 1만8000여 개중 2330여 개 대해 이뤄졌다. -뉴시스제공
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직산읍 대진침대 본사 앞마당에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 해체작업이 진행중이다.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매트리스 해체 작업은 하루 30~70여 명의 인원이 동원돼 6일까지 전체 1만8000여 개중 2330여 개 대해 이뤄졌다. -뉴시스제공

 

지난 5월 전국을 뒤집어 놓은 라돈 침대 사건의 주인공은 모나자이트였습니다. 당시  매트리스 속 커버나 스폰지에 기준 이상의 방사능을 내뿜는 모나자이트 분말이 들어가 문제가 됐는데요. 리콜명령이 떨어진 뒤, 현재도 수거된 매트리스를 처리하기 위해 천안과 당진 지역에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방사능 농도는 1g당 베크렐(Bq)을 단위로 사용합니다. 실생활에서는 보통 베크렐을 반감기 등을 고려해 연간 방사선피폭선량 환산한, 밀리시버트(mSv)라는 단위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고요.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이하 생방법)에 따르면, 특정 원료물질로 인한 연간 방사선 피폭선량이 1mSv이상이면 상품으로 만들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라돈 침대 사건은 모나자이트 분말 속 라돈 입자가 내뿜은 방사선이 바로 이 기준을 넘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모나자이트 원석(오른쪽),이를 잘게 부슨 모나자이트 가루(왼쪽)가 침대매트리스의 포함됐고, 생활제품의 방사선량 기준치를 넘어 문제가 됐다.-위키백과
모나자이트 원석(오른쪽),이를 잘게 부순 모나자이트 가루(왼쪽)가 침대 매트리스의 포함됐고, 생활제품에서 방사선량 기준치를 넘겨 문제가 됐다.-위키백과 제공

 

그런데 지난 23일 라돈사태를 촉발한 대진침대 제품에 들어간 모나자이트 가루를 만든 수입 광물 원석의 방사능 성적서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의혹을 제기한 KBS에 따르면, 2013년 이를 납품하는 업체 A가 신고서에 원석의 방사능 농도를 g당 11.1베크렐(Bq)로 적었습니다. 심사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서가 맞다고 판단해 9일만에 수입 허가를 내줬습니다.  2년 뒤인 2015년 현장조사에서 A업체 원석의 방사능 농도가 24배나 높은 g당 270Bq임을 확인하고도 원안위가 별다른 조치없이 묵인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원안위 관계자는 “신고 성적서를 받고 그때 실시한 조사에서는 11Bq 정도로 신고서 내용과 오차범위 내에서 같은 방사능이 확인됐다”며 “이후 현장조사에서 그 업체 원석에서 270Bq임을 알았지만 이를 고농도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흔히 방사능 물질은 저준위와 중준위, 고준위 폐기물로 등급을 표기합니다. 수입 신고서의 표기 보다 고농도 방사능 물질임은 맞지만 g당 몇 만 베크렐의 방사선을 내뿜는 ‘고준위’물질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분석 기술이 2년만에 크게 달라진 것이 아닌데, 오차범위가 24배나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원안위 측은 당시 담당자를 통해 확인을 거치고 있다는 답을 전했습니다. 당시 어떤 방식으로 원석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해 발표하겠다고 하네요. 이재기 대한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은 "일반적으로 모나자이트 원석이나 가루의 방사능 농도는 g당 200~300Bq 수준"이라며 "당시 표본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일부 업체의 모나자이트 원석에서  나오는 방사능 농도가 높아졌다고 해도 지난 6월 수거된 라돈침대 제품들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이 변하진 않습니다. 당시 원안위측은 수거된 제품에서 최대 8.96mSv, 기준(1mSv)보다 약 9배 높은 피폭량이 확인됐다고 밝혔는데요. 이때 수거된 제품별로 최소 수 십개 이상의 라돈 침대에서 나온 모나자이트 분말로 직접 측정해 평균을 낸 결과로, 이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생활 제품에 쓰이는 방사능 물질의 수입 당시 문제가 또 한번 불거진 만큼,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향후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돼길 기원해 봐야겠네요. 한편 제19호 태풍 솔릭이 찾아오면서, 충청도 내 천안과 당진에 쌓아둔 라돈 침대 매트리스가 찢어져 모나자이트 분말이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태풍의 중심 경로가 충청도가 아닌 전남 영광쪽으로 남하하면서 다행히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6년 만에 한국을 관통한 태풍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우리 힘으로 막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라돈 침대 사건과 같은 생활 속 위험들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최대한 힘을 모아야할 것 같습니다.

 

 

※ 편집자주: 일상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여기’에 숨어 있는 지구와 우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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