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전체 교정 작물은 GMO 규제 대상서 제외”

2018.08.21 18:39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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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크리스퍼(CRISPR)-Cas9’ 등 유전자 가위 기술로 DNA에서 특정 유전자만 잘라내거나 바꾼 ‘유전체 교정 생물체’를 기존의 유전자변형유기체(GMO) 관련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일 NHK,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은 하루 전 날인 20일 내부 검토 회의를 열고, 유전체를 편집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생물체에 외래 유전물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유전체 편집 기술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앞서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유전체 교정 생물체도 GMO 규제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힌 유럽 사법재판소의 입장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다만 일본 환경성은 유전체 편집 생물체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 산물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정부 당국에 밝혀야 한다고 명시했다. 

 

환경성은 이달 중 법률 전문가, 생명과학자 등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유전체 교정 생물체에 대한 규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올 가을께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유전체 교정 생물체가 기존의 GMO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다. GMO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으로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해 기존에 없던 성질을 갖도록 만든 생물체지만, 유전체 편집 생물체는 자체 DNA 안에서 특정 염기나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잘라내거나 바꿔 준 것으로 외래 유전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GMO와 구분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병충해에 강한 GM 쌀은 쌀의 유전체에 병충해에 강한 배추의 유전자를 넣어 만든다. 반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대두는 DNA에서 FAD2 유전자만 바꿔 주면, 올레산 함유량을 높일 수 있다.

 

현재 GMO는 ‘바이오 안전성에 관한 카르타헤나 의정서’에 따라 국제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 모든 GMO는 생산과 이동, 가공, 판매, 반출 등에 정부 당국의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환경성은 카르타헤나 의정서에 따른 규제는 유전체 교정 생물체에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유전자 편집 생물체에 대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규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식품 안전을 관할하는 일본 후생노동청도 유전자 편집 식품을 규제하는 법적 체계를 2018년 회계연도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유전체 교정 생물체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일본처럼 외래 유전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유전체 교정 생물체는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안전성과 소비자의 심리 등을 고려할 때 유전체 교정 생물체는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역시 유전체 교정 생물체를 GMO와 같은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식용 유전체 교정 식물의 상업화를 추진 중인 미국 캘릭스트(Calyxt)의 최고과학책임자인 다니엘 보이타스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는 “자연재배 식물도 수천 년 동안 자연적 유전자 변이를 셀 수 없이 많이 겪어 왔다. 그에 비하면 유전자 편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변화”라며 “GMO도 충분히 안전하다고 믿지만 일반인들이 왜래 유전물질이 들어간 GMO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유전체 교정 식물이 GMO보다 시장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사시 다치카와 일본 나고야대 교수는 재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규제 대상에서 유전체 교정 생물체가 제외되더라도 각국의 정부 당국은 이런 생물체를 체계적으로 관리,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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