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읽어주는 언니] '빨간약' 포비돈 요오드, 진짜로 만병통치약이다?

2018.08.16 16:57
과학 읽어주는 언니 제공

구급상자를 열어보자. 빨간약이 들어 있을 것이다. 바로 ‘포비돈 요오드’다. 

 

소소하게 상처 소독에만 쓰는 줄 알았던 이 약이 2014년 전지구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도 잡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포비돈 요오드에 15초간 에볼라를 담가 놓는 실험 결과, 바이러스가 99.99% 이상 줄어 들었던 것이다.

 

사실 이는 예상된 결과다. 인체에 깊숙이 퍼진 상태가 아닌, 외부에 노출된 상태라면 에볼라처럼 외피막(지질막)을 가진 다양한 바이러스를 빨간약으로 죽일 수 있다. 또 곰팡이, 균류, 원생동물, 바이러스 등 거의 모든 병원체를 죽일 수 있다.

 

 

 

빨간약의 무시무시한 살균력은 요오드의 산화력에서 나온다. 요오드는 전기음성도가 가장 높은 17족 할로겐 원소다. 전기음성도가 높다는 건 다른 원소로부터 전자를 잘 뺴앗아 온다는 뜻이다. 

 

요오드가 미생물을 죽이는 원리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로 시스테인, 메티오닌 같은 아미노산에서 황의 전자를 빼앗아 결합을 깬다.
둘째 아르기닌, 히스티딘, 라이신, 티로신 같은 아미노산에서 질소-수소 결합을 깬다. 이렇게 아미노산 내부의 결합을 깨면 생명유지에 필수인 효소나 구조단백질이 파괴돼 미생물이 버티지 못하고 죽는다.

마지막으로 지방산에서 탄소의 이중결합을 깨고 세포벽, 세포막, 세포질을 박살낸다. 미생물 입장에서는 잔혹하고 극악무도한 살인마와 다를 바 없다.

 

 

요오드의 소독 효과는 1829년 프랑스 의사 장 루골이 처음 발견했다. 그는 요오드화칼륨을 물에 녹여 의료기기를 살균하는 데 썼다. 1839년 미국으로 건너가, 부상자의 상처를 소독하는 용도로도 쓰였다. 

 

그런데 치명적 단점이 하나 있었다. 요오드가 병원균과 피부세포를 가리지 않고 파괴해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요오드가 지금처럼 소독제의 대명사로 알려지게 된 건 혈장 대용액으로 개발된 합성 고분자화합물인 ‘포비돈’을 만나면서부터다. 포비돈은 요오드와 수소결합을 한다. 요오드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셈이다. 포비돈이 요오드를 천천히 방출하는 덕택에 요오드가 한꺼번에 상처부위로 돌진하지 않아 자극이 훨씬 덜하다. 

 

 

빨간약은 재난상황에서도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품이다. 예를 들어, 미국 생존학 전문가인 코디 런딘이 2011년 쓴 책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을 보면 요오드는 질소화합물과 유기물, 무기물과 쉽게 합쳐져 오염된 물을 맑게 한다.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빨간약, 실제로도 만병통치약인 셈이다(물론 두통은 안돼요~)

 

*원문출처 : 과학동아 http://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1505N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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