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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온 야생 코끼리, 포획 후 1년간 사망확률 급증

2018년 08월 08일 00:00
이미지 확대하기지난 5일 서울대공원에 아시아코끼리 가자바가 약 16시 55분경 경련으로 주저앉아 치료를 받는 모습이다. 의료진에 조치에도 19시경 결국 숨을 거뒀다.- 서울대공원 제공
지난 5일 서울대공원에 아시아코끼리 가자바가 약 16시 55분경 경련으로 주저앉아 치료를 받는 모습이다.
의료진의 조치에도 19시경 결국 숨을 거뒀다.-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에서 생활하던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 ‘가자바’가 지난 5일 14세의 나이로 급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두 달 전 발정기에 접어들면서 난폭해진 점을 감안할 때, 무더운 날씨와 함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지만 부검에서도 명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다.

 

야생과는 다른 환경에 적응해 생활하는 동물원의 동물들이 받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진척이 더디다. 그런데 최근 가자바와 같은 아시아코끼리가 동물원에 잡혀 생활하면 제 수명을 못 살고 죽을 확률이 크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핀란드 터쿠대 생물학과 비르피 럼마 교수팀은 야생을 떠나온 아시아코끼리가 최대 7년 정도 기대수명이 줄어들며, 포획됐을 때의 나이가 많을수록 사망확률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럼마 교수는 “아시아 코끼리가 인간에게 포획되기 시작한지 최소 3000년은 지났다”며 “이제야 국제연구팀이 꾸려졌고, 데이터가 잘 보존된 미얀마를 대상으로 그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동물원은 포획된 야생 코끼리 집단과 동물원 태생의 코끼리 집단을 같은 조건에서 함께 길러왔다. 모두 낮에는 일을 했고 밤에는 숲에서 풀을 먹었으며, 두 집단이 분리되지 않고 상호작용할 수 있어 연구에 적합한 대상이 됐다.

 

 

이미지 확대하기미얀마의 아시아 코끼리가 나무를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Virpi Lummaa 제공
미얀마의 아시아 코끼리가 나무를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Virpi Lummaa 제공

연구팀은 1951년부터 2000년까지 반세기동안 미얀마 동물원에서 생활한 암컷 2930마리와 수컷 2220마리 등 총 5150여 마리의 코끼리 수명 기록을 분석, 두 가지 특징점을 발견했다.

 

첫째는 ‘어떻게 포획됐는냐’에 관계없이, 포획된 개체가 동물원 태생 개체보다 3~7년 가량 수명이 짧은 것이 확인됐다. 둘째는 포획 직후 1년 내 사망률이 수컷은 10.7%, 암컷은 8%에 이르렀다. 포획당시 나이가 많을수록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  5세 미만 때 사로잡힌 개체는 1년 내 사망률이 2.7%, 10살 때는 3.2%, 20살 때는 4%, 40살 때는 약 6%로 나타난 것이다.

 

논문 제 1저자인 터쿠대 미르카 라흐덴 페라 박사는 “큰 변고가 없는 이상 코끼리는 약 50년에서 70년 이상까지 생존한다”며 “그런데 포획된 모든 코끼리가 제 수명을 살지 못하며, 포획 직후부터 1년간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전체 코끼리의 60%가 동물원에서 생활하며, 이 중 3분의 1은 포획된 개체”라며 “이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다 다양한 동물종을 대상으로 동물원 생활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럼마 교수는 “수 백만 종류의 야생 동물이 산채로 잡히며,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일부 종은 생존에 도움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은 잡힌 그 순간부터 행동뿐 아니라 생리적, 면역적 능력의 변화가 생기며, 대개는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이 환경 변화로 겪게된 영향에 대해 종별로 체계적인 분석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공원은 가자바의 죽음과 이번 터쿠대 연구를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체수가 적고 코끼리 생육 역사가 짧은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포획 이후 영향을 연구하긴 역부족이란 것이다. 서울대공원에서 생활하는 아시아 코끼리는 가자바를 제외하면 총 4마리뿐이다. 사쿠라(50세), 키마(38세), 수겔라(15세), 희망(2살) 등이다.

 

가자바의 죽음에 대해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자꾸 폭염 때문이라는 말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며 “물론 간접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폭염이 핵심 사망 원인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폭염 때문이라면 젊은 가자바보다 나이가 많은 사쿠라나 아직 어린 희망이가 더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가자바의 경우 발정기의 흥분 상태를 이기지 못한 상태에서 모계사회를 이루는 코끼리 무리에서 내쳐졌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가자바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돌연사의 원인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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