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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포털규제법, 이게 최선입니까?

2018년 08월 02일 13:25

자유한국당이 당 차원에서 인터넷포털과 관련된 법안 패키지를 지난 달 30일 발의했다. 자유한국당이 ‘여론조작 방지·포털 정상화법’이라고 명명한 이 법안 패키지는 정보화진흥원장 출신의 김성태 의원과 110명의 소속 의원이 공동발의했다.


이 법안 패키지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정보통신망법)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신문법)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전기통신사업법)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방통통신발전 기본법) 등이 들어있다.


하나씩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이미지 확대하기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 김 의원 페이스북 제공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 김 의원 페이스북 제공

우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보자. 이 법률 개정안은 가짜뉴스와 매크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의 가짜뉴스 모니터링 의무다. 포털(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은 서비스 내에서 가짜뉴스가 유통되지 않는지 모니터링 해야 하고, 가짜뉴스 신고가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삭제해야 한다. 또 일정 규모 이상의 포털은 가짜뉴스 유통 방지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영업정지나 폐업을 명할 수 있다.


포털이 가짜뉴스를 모니터링 하려면 무엇이 가짜뉴스인지 포털이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개 사기업의 자의적 판단에  가짜뉴스 여부를 맡기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국내 기업 역차별 이슈도 이어진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해외 사업자에 같은 의무를 지울 수 있을까? 가짜뉴스 유통방직에 소극적인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는 영업정지나 폐업을 시킬 수 있다고 개정안에 되어 있지만, 이 조항이 해외 사업자에 영향을 미칠 방법은 없어 보인다. 결국 국내 기업의 발목만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유통되는 가짜뉴스를 모니터링 할 방법도 없다.


개정안은 아울러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흥미로운 점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유통, 배포, 수입, 판매를 아예 금지시킨 점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해도, 프로그램 개발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의 위반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포털 관련 법안 패키지의 두번째 법안은 신문법 개정안이다. 신문법 개정안에는 ▲인터넷신문의 기사 방해 광고 금지 ▲포털의 기사배열의 기본방침 정립 ▲포털의 아웃링크 의무화 ▲포털의 실시간 기사순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신문법 개정안 역시 적지않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일단 사기업의 비즈니스를 법이 지나치게 관여한다는 점이다. 미디어의 광고기법까지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지나치다. 아웃링크 의무화나 인기기사 서비스 금지 등도 기업의 자율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의아한 것은 포털(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만 기사 배열 변경이 금지된다는 점이다. 포털이 기사 배열을 변경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반면 인터넷 신문사들은 기사 배열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터넷 신문사는 포털과 달리 정치적 입김이나 광고주의 압박에 의해서 배열을 바꿔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미지 확대하기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 김 의원 페이스북 제공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 김 의원 페이스북 제공

세번째 법안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핵심은 포털을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역무로 규정하고 경쟁상황 평가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경쟁상황 평가는 지금까지 KT나 SK텔레콤, LGU+와 같은 기간통신 사업자와 방송사업자가 대상이었는데, 이를 포털 서비스까지 확장시켰다.
경쟁상황 평가를 위해서는 먼저 시장이 획정돼야 한다. 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측정하려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하나의 시장인지 정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 서비스는 시장 획정이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같은 시장에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까? 이들은 현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관계지만, 같은 시장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인터넷 서비스는 시장 안에서만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한 파괴적 혁신 경쟁을 펼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4년 11월 “공정위가 인터넷 포털 사업자를 1S-4C(검색,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전자상거래,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한정하고 NHN(현 네이버)에 시정명령을 내린 조치는 일반적인 시장획정의 원칙에 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포털도 통신사처럼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전년도 영업보고서를 작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이는 매출에 비례해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을 징수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이 나왔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의 핵심은 포털로부터 방발기금을 징수하겠다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포털로부터 전년 매출의 6% 이내에서 징수하도록 돼 있다. 지난 해 네이버 매출은 4조6785억원이었다. 단순하계 계산하면 네이버는 최대 2807억원의 방발기금을 내야 한다. 이는 2017년 방발기금 총자산보다 큰 금액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은 매출의 1~5%, 종합편성채널은 1.5%를 분담한다.


방발기금은 허가나 승인을 받은 사업자에게 걷는 기금이다. 정부가 독점적 지위를 주거나, 경쟁을 줄여주기 때문에 전체 발송발전을 위한 분담금을 걷을 명분이 있다.


그러나 포털은 신고만 하면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산업이고, 언제나 무한경쟁에 노출돼 있다. 이런 점에서 포털에 방발기금을 걷는 것은 방발기금 취지와 맞지 않는 면이 있다. 과기정통부조차 포털로부터 방발기금을 징수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태도다.


또 구글로부터도 방발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 정부는 구글이 한국에서 일으키는 매출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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