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세계 전파, 민중보다 ‘정치 지도자’의 선택이 더 큰 역할

2018.07.24 19:00
인간의 진화에는 과연 신의 섭리가 깃들어 있을까. 오랫동안 갈등해온 과학과 종교에 화해의 대화를 나누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독교가 세계에 전파될 때 정치지도자의 영향력이 중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기독교가 세계에 전파될 때, 평등을 갈망하는 민중들의 염원보다는 ‘정치적 리더’의 결단과 개입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그 동안 종교 및 역사학계에서는 기독교가 민중의 자발적인 호응을 먼저 거친 뒤 이를 바탕으로 사회의 주류 종교가 되는 ‘상향식 전파’를 거쳤는지, 반대로 정치 지도자들이 먼저 받아들인 뒤 이를 피지배계급이 믿게 하는 ‘하향식 전파’를 거쳤는지 논란이 많았다. 이번 연구로 적어도 17세기 이후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에서는 하향식 전파가 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셉 와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인류사과학연구소 박사팀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 70개에서 1668~1950년 사이 기독교가 전파된 과정을 분석해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태평양 섬의 사회와 문화를 조사해 정치 지도자가 있는지(정치체제), 인구가 많은지, 사회적 불평등이 심한지 여부를 조사했다. 그 뒤 이 섬들이 얼마나 오래 고립돼 있었는지, 기독교가 전파된 건 언제이며 섬의 주류 종교가 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어떤 요인이 기독교 전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70개 섬 지역. 색이 짙을수록 기독교 사회로의 전환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 사진 제공 네이처 인간행동
이번 연구에 포함된 70개 섬 지역. 색이 짙을수록 기독교 사회로의 전환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 사진 제공 네이처 인간행동

연구 결과, 정치체제의 종류와 인구 규모가 기독교 전파에 영향을 미친 가장 큰 요인으로 밝혀졌다. 기독교가 이들 섬을 기독교 사회로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은 최소 1년에서 최장 수백 년까지 다양했다. 그런데 강력한 지도자가 있는 정치체제일수록, 인구가 적을수록 전환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불평등도는 기독교 전파 속도와 별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낮은 계급의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평등주의’보다는, 정치적 리더의 영향력에 힘입어 더 빠르게 퍼졌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각 섬이 지닌 문화적, 지리적 특성은 전파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기독교로의 전환이 이뤄졌다, 이는 문화가 전파되는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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