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필즈상] 최적의 운송이론 풀고, 인성까지 모두 갖춘 수학자 알레시오 피갈리

2018.07.18 11:36

※ 편집자 주. 2018년 8월 1일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만 40세 미만의 젊은 수학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 필즈상 수상자가 정해 집니다. 올해는 누가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될까요? 수학동아에서 7개월간 필즈상 후보자 10명을 뽑아 소개합니다.

당신의 수학자에게  투표하세요! http://event.dongascience.com/fields2018

 

이번에는 최근 정치가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프랑스 수학자이자 필즈상 수상자 세드릭 빌라니 교수의 제자 알레시오 피갈리 교수입니다. 혹자는 빌라니 교수만큼 지식을 스폰지처럼 잘 흡수한다고 하는데요, 젊은 나이에 여러 성과를 올린 잘나가는 수학자지만 언제나 겸손하고 성격도 유쾌해 주위에 사람이 많답니다.

 

 

국적 | 이탈리아

생년 | 1984년(만 33세)

연구 분야 | 편미분방정식, 최적 운송 이론

소속 | 스위스 취리히 국립공과대학교 수상 | 유럽수학상(2012), 스탐파키아 메달(2015), 펠트리넬리 수학상(2017)

 

어딜 가나 칭찬일색인 피갈리 교수의 연구 분야는 ‘최적 운송 이론’입니다. 친구에게 택배로 선물을 보낼 때 알아보는 것 중 하나가 회사별 택배비용이지요. 수학자는 x에서 y 지역으로 대량의 물자를 운송할 때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편미분방정식을 풀어 찾아냅니다. 피갈리 교수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지요.

 

피갈리 교수의 가장 큰 업적은 유명한 수학 학술지인 ‘악타 마테마티카’ 2016년 9월호에 실린 연구입니다. 복소수를 원소로 갖는 n×n 랜덤 행렬 중에서 자기 자신과 켤레 전치*가 같은 에르미트 행렬은 랜덤 행렬이 어떤 분포를 갖던 상관없이 공통적인 성질이 있다는 것을 밝힌 겁니다. (*켤레 전치 conjugate transpose : 복소수 a+bi에서 허수 부분의 부호만 a-bi로 바꾼 뒤 행렬의 행과 열을 교환한 것)

 

참 어려운 말이죠. 랜덤 행렬은 어떤 분포를 반드시 가집니다. 그게 정규분포일 수도 있고, 포아송분포, 잘 알려지지 않은 분포일 수도 있죠. 랜덤 행렬이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에르미트 행렬이라고 하는데, 어떤 분포의 이 행렬을 봐도 고유의 성질이 있다는 겁니다. 사람은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지만 머리는 하나고 팔은 두 개, 다리도 두개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처럼요.

 

두 번째 업적은 최적 운송 이론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비선형 편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비용을 최소로 하는 운송 계획법을 찾으려면 ‘몽쥬-앙페르 방정식’이라는 비선형 편미분방정식을 풀어야 하는데, 이 방정식에는 두 번 편미분한 녀석이 있어 바로 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번 편미분한 녀석만 있도록 이 식을 적분방정식으로 바꿉니다. 그러면 비교적 쉽게 답(약해)을 찾지만, 원하는 답보다 더 많은 해를 찾기 때문에 원래 해(부드러운 해)만 남도록 어떨 때 두 번 편미분한 녀석을 만족하는지 구해야 하지요. 피갈리 교수가 이 아이디어를 이용해 약해가 언제 부드러운 해가 되는지를 부분적으로 해결한 겁니다.

 

알레시오 피갈리 - 위키미디어 제공
알레시오 피갈리 - 위키미디어 제공

하승열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피갈리 교수는 최근 수리물리의 문제를 최적 운송 이론으로 풀어 주목을 받았다”면서, “피갈리 교수가 쓰고 있는 도구는 기상 문제를 풀 때도 쓰이기 때문에 최적 운송 이론은 물론 기상학의 발전에까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은 수학계 유망주


피갈리 교수는 학부 2년, 석사 2년, 박사는 1년 만에 마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뛰어나도 박사 과정을 1년 만에 끝내는 게 불가능한데요, 해외 대학에서는 박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연구를 발표하면 곧장 학위를 주기도 한답니다. 덕분에 2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교수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죠. 유럽 수학자라면 필즈상을 받기 전에 꼭 받는 상이라고 해서 ‘유럽 필즈상’이라고 불리는 유럽수학상도 28살에 받았습니다.

 

이처럼 피갈리 교수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번 필즈상 수상만큼은 확실치 않다는 입장이 지배적입니다. 받아도 수긍이 가지만 못 받아도 이상할 건 없다는 겁니다. 피갈리 교수가 최적 운송 이론 분야에서는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는 건 인정하지만, 수학계 전체로 봤을 때는 아직 부족하다는 거지요. 하 교수는 “한 번 더 기회가 있는 만큼 랜덤 행렬 연구와 같은 성과가 또 나온다면 다음 번에는 필즈상 수상 0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15년 6월 열린 취리히 국립공과대 수학 연구소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피갈리 교수(맨 왼쪽). - Ⓒ2018 ETH Zurich
2015년 6월 열린 취리히 국립공과대 수학 연구소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피갈리 교수(맨 왼쪽). - Ⓒ2018 ETH Zurich

필즈상은 4명이 영예를 차지하게 되는데요, 매번 두 자리는 확실히 점쳐지는 후보가 있고, 나머지 두 자리는 여러 후보가 각축을 벌입니다. 피갈리 교수가 이번에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8월 1일을 기다려주세요!

 

당신의 수학자에게 투표하세요! http://event.dongascience.com/fields2018

 

 

 

*출처 : 수학동아 2018년 3월호 

*일러스트 : 담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