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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6500원에 전자책 무제한...리디 셀렉트와 전자책 시장의 딜레마

2018년 07월 05일 11:00

리디북스가 ‘리디셀렉트’라는 이름의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았다. 한 달에 6500원을 내면 선택된 책들을 제한없이 읽을 수 있다. 월 정액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넷플릭스의 시스템을 책에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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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지금은 리디북스의 한 서비스지만 웹페이지의 구성을 보면 별도의 브랜드로 구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리디 셀렉트는 페이지도 분리되어 있고, 그 안의 책 소개 구성도 리디북스와 조금 다르다. 같은 콘텐츠를 두고 다르게 해석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구독형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콘텐츠인데, 리디셀렉트는 리디북스가 선별한 책들을 별도의 목록으로 만들어 두었다. 모든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디북스는 책 선정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독 서비스의 특성상 콘텐츠 확보는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월 정액 구독은 리디 셀렉트가 처음은 아니다.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운 비슷한 서비스들이 있긴 했지만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읽을 만한 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리디 셀렉트 역시 새로움보다도 전자책을 많이 갖고 있는 리디북스의 콘텐츠와 브랜드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리디 셀렉트는 별도의 페이지 (http://select.ridibooks.com/)로 운영되지만 리디북스 이용자들은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책 리더도 기존 앱을 그대로 이용한다. 구독 신청을 하면 리디 셀렉트의 큐레이션 페이지가 뜬다. 책 설명을 보고 구입 대신 ‘마이 셀렉트에 추가’ 버튼을 누르면 된다. 마이 셀렉트는 리디 셀렉트로 읽을 책의 보관함이라고 보면 된다.

리디 셀렉트는 읽을 수 있는 책 수에 제한은 없지만 리디북스 뷰어로 읽을 때는 모든 리디 셀렉트 목록을 불러올 수 없기 때문에 ‘마이 셀렉트’에 담긴 책들을 불러온다. 10권까지 고를 수 있다. 다른 책을 바꾸어 담을 수도 있다. 마이 셀렉트에 담긴 책은 구독이 끝날 때까지 대여 형태로 제공된다. 현재는 무료 구독 이벤트로 2달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63일 동안 대여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월 요금 갱신일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책을 다 못 읽었으면 다시 대여를 갱신하면 된다.

 

리디북스 리더의 구매 목록에 리디 셀렉트의 책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큰 무리 없이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꼭 웹 브라우저로 로그인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책 목록을 바꾸어주어야 하는 점은 조금 불편하긴 하다. 처음 가입 신청을 할 때도 맥OS는 안 된다. 신용카드 번호를 직접 입력하기 때문인데 윈도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한다.

 

리디북스는 왜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았을까? 전자책 시장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책 값 때문’이라는 것을 읽어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실 전자책 시장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싸지 않다는 점이다. 전자책은 인쇄와 유통이 단순화되기 때문에 종이책보다 더 싸게 팔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시장이 전자책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책’이라는 현물이 없는 디지털 콘텐츠를 소유하는 것에 대한 낯설음이 남아 있다.

전자책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출판 업계가 유통과 마케팅 등 시장 형태가 바뀌는 전자책 시장의 안착을 늦추고 싶어한다. 출판 업계가 선뜻 가격을 내려가면서까지 전자책 시장 안착에 힘을 실어야겠다고 판단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무분별한 책 할인을 막기 위해 시작된 도서정가제는 묘한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전자책은 가격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는 공급자의 인식과 달리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확실히 싸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음악이나 영화처럼 현물 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시장을 키워야 하는 전자책 업계로서는 가장 힘든 규제이기도 하다.

이를 피하기 위해 전자책 업계는 ‘대여’라는 대안을 찾아냈고, 며칠 단위가 아니라 10년, 50년씩 빌려주는 형태의 ‘사실상 구매’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분명 ‘꼼수’에 가까운 정책이지만 전자책 앞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도 90일로 막히면서 사실상 전자책 가격이 올라간 셈이 됐다.

 

구독 서비스는 요즘 상황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모델이다. 리디북스처럼 유통을 쥐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가 뚫어야 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디지털에서만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제한 없는 구독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멜론 등 일찌기 디지털로 넘어간 미디어 시장의 기본적인 사업 형태다.

 

오히려 책은 한 달에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수량이 더 제한적이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리디 셀렉트 역시 일반적인 전자책 가격을 따져보면, 독자로선 한 달에 2권 이상 읽을 때 더 저렴하다. 리디 셀렉트 이용자와 겹치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1년에 책을 평균 8.3권밖에 읽지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계산적으로는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 서비스가 전자책의 대중화를 이끌고, 출퇴근 길 스마트폰 속에 비디오 대신 책 읽는 문화를 조금이라도 싹틔울 수 있다면 수익성을 넘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시장이 리디 셀렉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만큼 출판 업계의 고민도 필요하다. 콘텐츠에 정당한 가치를 매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창작자나 공급자는 물론이고 유통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그와 동시에 변화하는 플랫폼 환경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균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제 때 디지털 전환에 올라타지 못해 변화를 이끄는 유통 업계에 힘이 실리면서 창작자가 애를 먹는 경우를 수없이 많이 봐 왔다.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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