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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수정란, 체외 배양 최초 성공...멸종위기 막을까?

2018년 07월 05일 02:00
이미지 확대하기미국 샌디에이고야생동물원에서 생활하다 2014년 죽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앙갈리푸의 모습이다.-위키피디아 제공
미국 샌디에이고야생동물원에서 생활하다 2014년 죽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앙갈리푸의 모습이다.-위키피디아 제공

 

아프리카 북부와 중부에서 생활했던 북부흰코뿔소(Northern White Rhinos)는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다. 파투와 그의 딸 나진 등 두 마리의 암컷만 케냐 올페제타 보호구역에 살아남아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수컷 북부흰코뿔소였던 ‘수단’이 지난 3월 19일 45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실상 온전한 순종 북부흰코뿔소의 대는 이미 끊겼다. 하지만 4마리의 수컷 개체가 남긴 정자는 아직 보존돼 있다. 이론적으로 이 정자와 생존한 암컷의 난자를 결합해 수정란을 만들어 출산하면 인공적으로나마 북부흰코뿔소의 대를 이을수 있다.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란 현대의 기술로도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코뿔소 종간의 잡종 수정란을 체외에서 배양하는데 최초로 성공하면서 북부흰코뿔소의 유전자가 후대에 전달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독일 레이비니즈(Leibniz) 동물야생생활연구소와 이탈리아 크레모나생식기술실험실, 일본 규슈대 등 공동연구팀은 북부흰코뿔소의 정자와 남부흰코뿔소의 난자로 체외 환경에서 잡종 코뿔소 수정란 배양에 성공했다고 4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멸종위기종의 보존을 위해선 크게 세 가지 작업이 필요하다. 그들의 난자와 정자를 얻어 수정란(또는 배아줄기세포)을 만든다. 그런 다음 아이를 엄마의 자궁과 같은 인큐베이터에서 키우는 것처럼 세포밖 체외 환경에서 유전자 발현을 돕는 물질(전사인자)을 처리해 분화를 유도한다. 이후 충분히 분화한 수정란세포를 암컷의 자궁에 착상시키고 출산시키는 과정이 진행된다.

 

북부흰코뿔소와 달리 남부흰코뿔소는 약 2만 1000마리 남아있다. 연구팀은 유럽에 생존해있는 남부흰코뿔소 암컷의 난자 20개를 얻어 이미 멸종한 수컷 북부흰코뿔소가 남긴 정자와 결합시켰다. 독일 레이비니즈 동물야생연구소 토마스 하일데브란트 박사는 “코뿔소 대리모에 온전히 착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로 잘 분화된 잡종 배아 줄기세포 획득에 처음으로 성공했다”며 “새로운 개체를 탄생시키기 위한 매우 진전된 성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초음파를 통해 난자의 위치를 찾는 약 2미터 길이의 침을 소장에 넣어 덩치가 큰 암컷 코뿔소의 자궁까지 이동시켜 안전하게 난자를 얻어내는 기술이 안정화된 것도 한몫했다. 이탈리아 크레모나 생식기술연구소 세사라 갈리 박사는 “성숙한 난자의 세포질 속으로 정자를 주입해 배양하는 기술을 소나 말에 자주 써 왔다”며 “이번에 얻은 잡종 수정란에는 북부코끼리의 유전자도 절반 섞여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케냐로 이동해 남아있는 북부흰코뿔소 암컷 2마리에서 난자를 채취해 보유하고 있는 북부흰코뿔소 수컷의 정자와 수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하일데브란트 박사는 “남부흰코뿔소와 성공한만큼 북부흰코뿔소끼리의 체외수정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공한다면 북부흰코뿔소의 온전한 유전자를 보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지 확대하기a)연구팀이 코불소 난자를 채취하기위해 장치를 성치했다. b) 코뿔소 난소의 초음파 사진 c) 코뿔소 난소의 가상이미지 d)코뿔소의 난자 -Leibniz Institute for Zoo and Wildlife Research 제공
a)연구팀이 코불소 난자를 채취하기위해 장치를 성치했다. b) 코뿔소 난소의 초음파 사진 c) 코뿔소 난소의 색을입힌 가상이미지 d)코뿔소의 난자 -Leibniz Institute for Zoo and Wildlife Research 제공


한편 북부흰코뿔소와 같은 멸종위기 종의 보존을 위해 수정란을 만들지 않고 복제양 돌리 때처럼 체세포 기술을 사용하면 되지 않았을까? 꼭 22년 전인 지난 1996년 7월 4일, 영국 에든버러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연구소장이 탄생시킨 돌리 이후 개나 고양이 등 많은 동물의 복제가 진행됐다. 하지만 복제에 성공하지 못한 종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체세포 온전한 개체로 성장하기 위한 환경이 개체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 멸종위기 종일수록 복제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체세포 복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핵을 제거한 난자에 피부세포와 같은 체세포에서 체취한 핵을 정자 대신 집어 넣는다. 그런 다음 대리모에 착상 후 성장시켜 출산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양이나 개는 실험용 난자 확보가 용이해 실험을 많이 시도할 수 있지만 코뿔소 같은 경우는 난자를 충분히 얻어 제대로 실험을 시도하기조차 어렵다.

 

공동연구자인 독일 막스델부크 분자의학센터 세바스티한 디엑케 박사는 “멸종위기 종은 난자나 정자 확보가 어려워 수정란 체세포 복제는 물론 (위 연구처럼) 당장 수정란 합성을 시도하기도 어렵다”며 “체세포를 통해 줄기세포를 얻는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이 발달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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