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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기자의 영화 속 로봇]금속 생명체 탄생 가능할까… 트랜스포머

2018년 06월 29일 18:44
이미지 확대하기‘트랜스포머, 최후의 시대’ 포스터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포스터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1970년대 TV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영화 중 ‘짱가’라는 작품이 있었다. 짱가의 원제는 ‘아스트로 강가(アストロガンガ Astro-Ganga)’로, 1972년 NHK와 니폰 TV에서 총 26편으로 제작해 방영됐다. 한국에서는 동양방송(TBC)에서 1978년 ‘짱가의 우주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바 있다. 이 밖에 바이오 로보트 짱가, 우주소년 짱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기자는 어릴 적 짱가를 TV에서 직접 본 기억은 나지 않는데, 철이 들 때까지 주위에서 울려퍼지는 짱가의 주제가를 듣고 자랐다. 운동회 응원곡 등으로도 상당히 자주 불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짱가의 특징은 살아있는 금속을 이용해 만든 로봇이라는 점이다. 사람처럼 지능이 높고, 주변과 교감하는 자아를 갖고 있다. 이 짱가에 주인공 ‘호시’ 박사의 아들 칸타로가 결합하면 한층 더 강력한 능력을 갖게 된다는 설정이다.

 

금속이 자의식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다니, 이게 말이 될 법한 설정일까 싶지만 의외로 비슷한 설정의 로봇이 또 있다. 최근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다.

 

●일본에서 태어난 미국 로봇

 

이미지 확대하기다이아크론의 초기 디자인
다이아크론의 초기 디자인

트랜스포머는 장난감 제작용으로 디자인됐다. 처음으로 트랜스포머 캐릭터를 디자인한 건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시리즈의 메카닉 디자이너 카와모리 쇼지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80년 일본의 장난감 회사인 타카라를 위해 미크로맨과 다이아크론이라는 두 대의 로봇을 디자인해 주었는데, 세계적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가 미크로맨과 다이아크론의 판권을 사들이게 된다. 캐릭터를 사들인 하스브로는 대중에 친밀한 설정을 만들기 위해 트럭, 자동차, 중장비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계장치로 변신한다는 설정은 그대로 뒀다. 타카라는 또 당시 유행에 따라 사람이 직접 탑승하는 로봇으로 설정했는데, 이를 지능을 가진 금속 생명체로 바꾸고, 디자인에도 적잖이 변화를 주게 된다.

 

수년 앞서 등장했던 ‘이스트로 강가’에 ‘살아있는 로봇’이라는 설정이 이미 쓰인 다음이니,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느냐, 아니냐 여부를 놓고 매니아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듯 싶다.

 

이후 하스브로는 이 로봇의 캐릭터를 세계적 만화잡지 출간사인 마블 (아이언맨과 헐크, 캡틴아메리카 등의 작품을 출간하는 바로 그 마블이다)과 계약을 맺고, 등장 로봇들의 이름도 변경하면서 만화로도 출간하게 됐는데, 그 작품이 원형이 돼 만들어진 것이 ‘영화 트랜스포머’다.

 

●금속으로 된 ‘생명체 과연 가능할까

 

이미지 확대하기노란 스포츠카로 변신하는 로봇 덤블비의 액션장면
노란 스포츠카로 변신하는범로봇 범블비의 액션장면

영화 트랜스포머를 SF(과학픽션)로 구분하는 건 위험하다. 과학적으로 말이 안될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의 특징은 말 그대로 변신을 한다는 것인데, 중앙에 있는 코어(핵)만 무사하다면 몇 번을 망가져도 복구가 가능하고, 필요하면 원하는 형태로 마음대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범블비나 옵티머스프라임 등의 변신 로봇이 트럭이나 스포츠카로 정해 놓고 변신하는 건 순전히 로봇의 개인적인(?) 취향 때문으로 보인다).

 

이 비밀은 트랜스포머 영화 4편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되는데, 금속 물질을 나노 단위로 해체해 원하는 모양으로 순식간에 재구성하면 변신이 가능하다는 그럴듯한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런 물질을 재구성하고 형태를 다시 튼튼하게 굳힐만큼 강한 힘을 내는 에너지원(예를 들어 자력과 비슷한), 혹은 순식간에 입자의 구조를 바꿀만한 초고속 화학반응이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기초적인 수준에서 금속물질을 쌓아 재구성하는 구성은 이미 현실화 단계에 있는데, 이미 보편화 된 3D프린터 정도가 아닐까. 만약 기술이 극단으로 발전한다면, 트랜스포머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특수한 변신장치 속에 들어갔다 다시 나오는 식으로 연출하는 경우엔 과학적 개연성이 조금 더 높아진다 볼 수 있을 듯 싶다.

 

사실 이보다 큰 문제는 ‘코어’에 있다. 코어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며, 동시에 정신 그 자체다. 사실 에너지체가 의식을 갖는다면 거의 유령이나 신의 영역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만한 에너지를 코어에 담는 것 자체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하기트랜스포머들은 인간 이상으로 뛰어난 자의식을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트랜스포머들은 인간 이상으로 뛰어난 자의식을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그렇다면 코어 시스템이 아니라도 좋으니, 강가나 트랜스포머처럼, 애초에 금속 그 자체가 자의식을 갖는 ‘생명체’가 탄생하는 일은 가능할까.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보는 쪽이지만 학자에 따라 일말의 이견이 있다.

 

2017년 중국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이 금속액체를 수소이온 용액이나 알칼리 용액에 넣어봤더니, 움직이고 합쳐지고 분화하고,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생물의 세포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액체금속 로봇 개발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물론 화학물질에 반응한 금속의 움직임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을 뿐, 실제 생명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트랜스포머는 외계인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지구의 생명체는 세포가 진화를 하면서 물질교환을 하며 생명현상을 유지하고, 진화를 통해 복잡한 시스템과 지능을 갖게 됐다. 그렇다면 전혀 환경이 다른 외계에서, 우리 인류가 보기엔 금속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물질로 생명현상을 유지하고 있을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금속 생명체’에 대해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지 못하는 까닭이다.

 

극단적 환경에서 생명체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화한 사례가 밝혀지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0년 생체 구성물질인 ‘인’ 대신 독극물인 ‘비소’를 기반으로 살 수 있는 박테리아를 실험적으로 배양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NASA는 당시 “외계생명체의 증거를 탐색하는 노력에 ‘충격적 영향’을 줄 우주생물학적 발견”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 정도라면 먼 미래엔 ‘세포막을 금속물질로 치환해 성장할 수 있는 미생물을 발견했다’는 발표가 나오더라도 전혀 이해가 안 갈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한 로봇 공학자는 사석에서 “저런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실마리라도 얻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랜스포머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다. 과학적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트랜스포머라는 이름 그 자체가 갖는 무게감은 로봇과 기계공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결코 이룰 수 없는 완벽한 메커니즘’이라는 꿈으로 다가오기엔 충분해 보인다. 그 정도면, 트랜스포머도 과학기술의 발전에 나름대로 한 몫 기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이미지 확대하기트랜스포머 사라진시대의 한 장면. 인간보다 몇 배나 크다.
트랜스포머 사라진시대의 한 장면. 인간보다 몇 배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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