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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수질연구 구심점… 독일 연방지질조사소 가보니

2018년 06월 08일 21:49

[편집자 주] ‘수자원’에 대한 관심이 최근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물의 날’ 행사 일환으로 수자원공사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대전 본사에서 '제1회 2018 국제 가뭄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강원도 지역에선 ‘지역수자원관리계획 착수보고회’를 갖고 ‘강원도 수자원관리 계획’수립에 나서는 등, 지자체와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물 걱정 없는 세상’을 위한 노력이 최근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도 국가 물관리 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환경부(수질)와 국토교통부(수량)로 나뉘어져 있던 물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모으는 이른바 '물관리 일원화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시기를 맞춰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과학자 3명이 선진 수자원 기술을 갖춘 유럽으로 떠났다. 한국-유럽과의 협력 방안을 고민하고, 국내 수질 연구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동아사이언스는 이를 동행 취재하고 기획시리즈‘ 좋은 물, 좋은 미래’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게재 순서는 ①유럽 수질탐사의 중심, 독일 연방지질조사소(GRB)  ②수자원 사업화 연구의 꽃 프랑스 지질조사소(BRGM) ③유럽의 생수 유통 시스템이다. 

 

[좋은 물 좋은 미래]① 2017년엔 세계 석회암지대 지하수 지도 완성… 유럽 넘어 세계 수자원지도 완성이 목표

 

이미지 확대하기독일연방지질조사소(BGR) 연구진이 한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지질조사 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노버=전승민 기자
독일연방지질조사소(BGR) 연구진이 한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지질조사 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노버=전승민 기자

“우리는 유럽 전역의 지하수 자원을 탐사 중입니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수자원 현황을 조사하고, 연구 결과는 무상으로 공유합니다. 앞으로 세계 수질분포 지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과도 지속적인 연구 협력을 기대합니다.”

 

독일 북쪽 중소도시 ‘하노버’. 6일(현지시각)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고속철(TGV)을 타고 두 시간 남짓 이동, 독일연방지질조사소(BGR)를 방문했다. 대부분의 독일 연구기관이 막스프랑크, 프라운호퍼, 라이프니츠 등 ‘연구회’ 산하기관인 것과 달리 BGR은 독일 연방정부 직속의 국가기관이다. 따라서 BGR 연구자들은 모두 공무원 신분이다. 국가 운영의 근간이 되는 지질조사만큼은 정부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의 표현이다. 한국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과 비견할 수 있지만, 우리 지질연은 이사회와 상급 연구회에 운영을 일임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구분된다는 차이가 있다.

 

BGR은 베를린과 그루벤하겐(Grubenhagen) 지역에 각각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수자원 관련 연구(Groundwater & Soil)는 하노버 본원이 담당한다. 광물자원 탐사 및 연구, 자연재해 대응과 함께 BGR의 3대 핵심 연구 분야 중 하나로 구분할 만큼 힘을 모으고 있다. 광물자원 연구에는 지질학 분야 정보수집 등도 포함된다. 자연재해 대응 연구는 최근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핵폐기물 및 이산화탄소(CO₂) 처분, 지진 연구 등도 시행 중이다.

 

독일이 이처럼 수자원 연구에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지하수를 음용수로 많이 이용하는 특성 때문이다. 주변 영국, 스웨덴 등은 강이나 하천의 물을 주로 식수로 쓴다. 북부 독일도 일부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남부 독일 등은 지하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안전한 지하수 수자원 확보를 위한 지질학적 연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를 실제적 데이터로 정리하고 있다. BGR은 2012년 세계 지표수(강과 호수 등) 지도를 완성한데 이어, 지난해엔 수년 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완성한 ‘세계 석회암 지역 토양 및 지하수원 세계지도(World Karst Aquifer Map)’를 공개했다. 지하수는 물에 녹는 석회질 토양 밑에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착안, 우선 세계의 석회질 토양 지도를 완성한 것이다. BGR은 이 자료를 무상 공개했다. 지하수 자원 탐사와 발굴에 참고할 수 있다. 

 

이미지 확대하기BGR은 2010년 유럽 전역의 생수 사업체를 위한 지질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 지질조사를 시행해 수자원 확보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 있다. 하노버=전승민 기자
BGR은 2010년 유럽 전역의 생수 사업체를 위한 지질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 지질조사를 시행해 수자원 확보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 있다. 하노버=전승민 기자

BGR 연구진은 이날 한국 연구진의 방문을 환대하며 양측 연구진의 연구 진행 상황 공유, 양측 공동연구 진행 방향 등을 논의했다.

 

현재 BGR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해안가, 혹은 얕은 바다 지하에 흐르는 지하수(담수)를 확인하는 일이다. 전자기파 등 각종 전용 탐지장치를 갖춘 헬리콥터로 지표 아래 지하수를 확인하는 작업을 독일 일부 지역부터 시작했다. 헬리콥터에서 쏜 전파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파장을 분석, 땅 속 100m까지 지하수가 있는지 탐지할 수 있다. 이날 관련 연구 내용을 발표한 우베 마이어 박사는 “독일 일부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고 있으며 곧 유럽 및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탐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분야 연구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빈센트 포스트 박사 역시 BGR에 근무 중이다. 그는 해저 밑에 담수로 된 지하수 흐름이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내 201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는 등 관련 분야 연구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수자원 연구분야 본부장인 ‘토마스 힘멜스바흐(Thomas Himmelsbach) 박사는 “우리는 1960년대 이전부터 지질조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유럽 전역에 대해 조사를 벌여 왔다”면서 “조사 및 연구 결과는 무상으로 제공되어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BGR을 방문한 고동찬 지질연 책임연구원은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수자원 연구를 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대부분 과거 식민지 국가나 우방국을 중심으로 자국 이익을 위해 연구를 진행한다”며 “BGR은 중동, 중앙아시아 등 오지 국가까지 가서 연구에 나서는 등 세계에 걸친 수자원 정보 확보에 발벗고 나선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BGR은 최근 아시아 국가들과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전지구적 수자원 연구를 이어가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의 연구 협력 역시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양 기관은 이날 상호 연구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키로 하고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 나가는데 뜻을 같이했다.

 

BGR의 죠지 호우벤 연구원은 “한국 제주 지역 등은 석회암이 아닌 화산암 지역임에도 지하수 흐름이 많은 곳으로, 학술적으로 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지질연 지질환경연구본부장은 “BGR은 다년간 지하수 및 지질연구를 해 온 기관으로 국내 연구자들이 참고할 노하우가 많다”면서 “BGR과의 연구교류는 국내 수자원 연구 발전에도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독일-한국 양국의 수자원 전문가 회의 장면. 하노버=전승민 기자.
독일-한국 양국의 수자원 전문가 회의 장면. 하노버=전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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