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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건물 붕괴 징조는 이것...용산 건물은 왜 무너졌나

2018년 06월 11일 14:23
이미지 확대하기6월 3일 용산에 위치한 4층 건물이 붕괴됐다. 1966년에 지어진 노후 건물로, 현재 정확한 붕괴 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 - 동아일보DB
6월 3일 용산에 위치한 4층 건물이 붕괴됐다. 1966년에 지어진 노후 건물로, 현재 정확한 붕괴 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 - 동아일보DB

지난 3일 낮 12시 35분경, 서울 용산구의 4층 상가건물이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1966년에 지어진 노후 건물로, 1~2층은 음식점, 3~4층은 주거공간으로 쓰이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날이 주말이어서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주민 한 명만 가벼운 부상을 당했지만, 만약 평일이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현재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소방재난본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등 7개 기관이 합동감식에 참여해 붕괴 원인을 조사 중이다.

 

 

● 붕괴 건물, 벽돌로 쌓아올린 조적식 구조로 인장력에 약해

 

50여 년간 잘 버텨온 건물이 갑자기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각 층의 바닥을 의미하는 슬래브가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무너진 건물을 포함, 용산의 오래된 낮은 건물들은 대부분 조적식 구조다. 조적식 구조는 벽돌과 벽돌 사이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 ‘모르타르’를 바른 뒤 쌓아 올리는 구조로, 수직으로 받는 하중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건물의 벽과 각 층의 바닥인 슬래브가 모르타르로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가로로 당기는 힘, 즉 인장력에는 매우 취약하다. 만약 슬래브의 중앙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졌을 경우 벽과 슬래브의 접합부에 인장력이 발생한다. 

 

이미지 확대하기19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 동아일보DB
19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 동아일보DB

설계 때 고려된 하중보다 더 큰 하중이 슬래브에 가해지면서 건물 균형이 무너져 건물이 내려앉는 것이다. 실제 1995년에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무리한 확장공사와 옥상의 냉각탑 설치 등으로 처음 설계보다 훨씬 큰 하중이 건물 기둥에 가해지면서 붕괴된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무리하게 확장 공사를 하지 않은 건물이 무너져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유영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안전연구센터 선임위원은 “아무리 조적식 구조가 인장력에 약하다 하더라도, 삼풍백화점 사례처럼 무리한 확장공사와 같은 외력이 없이 붕괴가 일어날 확률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 최근 인근 지역, 굴착으로 인한 지반약화 원인일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지반 약화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무너진 건물 인근에서는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의 일환인 ‘용산센트럴파크 헤링턴스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하를 굴착하면서 발생한 진동이나 지반 약화가 건물의 붕괴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수 있다. 유 선임위원은 “건물의 붕괴는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외력이 없다면, 통상적으로 지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굴착 공사를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 중 하나는 토사의 안정각이다. 안정각은 굴착할 때 나오는 많은 양의 토사가 무너져 내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한계 각도를 말한다. 일반 모래의 경우 42도, 시멘트는 35도, 자갈은 33도 정도로 토사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만약 이 각도보다 더 가파르게 굴착하는 경우 주변 지반이 약해지고, 심한 경우 토사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유 선임위원은 “굴착 공사를 하다 보면 안정각 계산에 문제가 생겼거나, 예상치 못한 지하수의 심각한 유출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용산 건물 붕괴의 경우 아직 원인 파악이 다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5일과 11일 붕괴된 건물 주변 탐사 결과, 땅밑에 빈 공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지역 주변 땅밑은 안전하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원인 파악과 동시에 인근 노후 건물을 우선적으로 서울시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건물 309개의 안전 점검을 할 예정이다. 용산구도 재건축 및 재개발 미착공 정비구역 안에 있는 노후 위험건축물 101개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고 11일 밝혔다. 

 

 

● 주변 노후 건물들도 사전 징후 잘 살펴야

 

붕괴한 건물 인근 주민들은 여러 언론을 통해 “붕괴하기 전 날 유난히 문이 닫히지 않았고, 벽이 부풀어 오르는 등의 이상 조짐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모든 건물은 붕괴하기 전에 사전 징후를 보인다.

 

비전문가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징후는 벽의 균열이다. 바닥이나 기둥 등이 기울거나 손상되면서 건물에 금이 가거나 부풀어 오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는 건물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모르타르가 손실돼 건물의 표면이 일부 벗겨져 나가는 박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모르타르가 손실되면 그만큼 건물의 접착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이미지 확대하기건물이 붕괴되기 전 여러 가지 사전 징후가 있을 수 있다. 발견 시 바로 인근 구청에 민원을 접수해야 한다. - 한국시설안전공단 제공
건물이 붕괴되기 전 여러 가지 사전 징후가 있을 수 있다. 발견 시 바로 인근 구청에 민원을 접수해야 한다. - 한국시설안전공단 제공

이 외에도 “딱딱”하는 부러지는 소리가 나거나 바닥이 기울어지고, 수도, 전기, 가스 배관 등이 파손되는 현상도 모두 붕괴의 사전 징후가 될 수 있다. 유 선임위원은 “조적식 구조나 콘크리트 구조 모두 사전 징후는 동일하다”며 “다만 철근 구조를 가진 건물과 다르게 조적식 구조의 경우 아주 작은 사전 징후만 있어도, 바로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인근 구청에 민원을 접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붕괴되는 건물 안에 있는 경우, 우선 유리 파편이나 낙하물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담요, 상자와 같은 것으로 머리와 얼굴을 보호해야 한다. 또 엘리베이터 홀이나 계단 등과 같이 견디는 힘이 강한 벽체가 있는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동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창문이나 선반이 없는 벽, 낙하물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테이블 아래에서 자세를 낮추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절대 부서진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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