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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기자의 영화 속 로봇] 뚜렷한 개성 가진 인간의 친구… ‘스타워즈’

2018년 05월 31일 19:00

⑨ 로봇 하나하나의 특징 고려한 독특한 설정, “로봇도 성격을 가질 수 있을까”

 

이미지 확대하기스타워즈를 대표하는 두 대의 로봇. R2-D2와 C-3PO.
스타워즈를 대표하는 두 대의 로봇. R2-D2와 C-3PO.

※이 기사엔 최근 극장에서 개봉중인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와 관게된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줄거리와는 큰 관계가 없으나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은 유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영화 팬 중 ‘스타워즈’의 명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찾기 어렵다. 시리즈 중 한 두개 개봉작에 실망하는 경우야 왕왕 있지만 ‘스타워즈’ 시리즈의 설정 그 자체는 많은 영화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행성을 누비며 우주를 무대로 전쟁을 벌인다는 독특한 설정이 수많은 영화팬들이 끊임없이 스타워즈 시리즈를 사랑해 온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스타워즈의 첫 편은 1977년 개봉했는데, 당시 공전의 인기를 끌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무려 7개의 상을 쓸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노년이 된 ‘헤리슨 포드’의 리즈시절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타워즈의 첫편은 (개봉 당시엔 그런 표현이 없었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시리즈물의 4편에 해당한다. 이후 3년 후인 1980년에 5편이, 1983년에 6편이 연이어 개봉되며 대중의 크나큰 인기를 얻었다. 그 결과 완구, 캐릭터 상품, 출판 만화나 만화영화 등으로 수없이 많은 분야에서 하나의 문화로까지 자라잡았다. 이후 16년간 중단해 있던 스타워즈는 1999년 과거로 돌아가 에피소드 1편부터 다시 연재를 시작, 2002년 2편, 2005년엔 3편을 개봉했다. 그리고 또 다시 휴지기에 들어갔던 스타워즈는 2015년과 2017년 7번째 스토리와 한 편의 외전을 연달아 개봉했다. 최근엔 또 다른 외전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한솔로)’가 개봉돼 극장가에서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엔 과거 시리즈들과 다소 결을 달리한 탓인지 ‘스타워즈 시리즈의 정통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매진 행진을 거듭하던 과거와 달리 한솔로는 극장가에서 크리 큰 힘을 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 로봇의 ‘개성’ 나타낸 첫 작품

 

이미지 확대하기‘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 등장하는 드로이드 L3-37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 등장하는 드로이드 L3-37

장대한 스케일과 설정이 스타워즈가 가진 매력이지만, 영화에 재미를 더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는 점도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주연급 배우들은 ‘기공(포스)’를 다루는 제다이 전사들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사부님께 무술(?)을 배우기 위해 고행을 하는 등 동양의 무협물을 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여기에 길쭉한 코나 귀를 가졌고, 온 몸이 털로 뒤덮인 외계인들이 지구인들과 이웃처럼 교류한다는 설정도 스타워즈가 처음이었다(기존 영화에선 외계인 한 두 명이 우연찮게 지구로 찾아온다는 정도의 스토리가 대부분이었다).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로봇도 영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주목할 점은 ‘드로이드’라는 로봇. 이들은 주인공들과 마치 친구처럼 지내는데, 로봇 한 대, 한 대가 저마다 자기만의 개성을 갖고 있어 독특한 재미를 자아낸다.

 

드로이드라는 이름 자체는 인간과 닯은 로봇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안드로이드'에서 따 온 것으로 보인다. 인간과 완벽하게 비슷한 외모를 갖춘 로봇을 안드로이드라고 부른다. 안드로이드는 영어의 man과 비슷하게 '사람, 남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안드로(andro)에 접미사 oid를 붙여 만들었다. 여성형 로봇은 '여성'을 뜻하는 접두어 'gyn'을 붙여 가이노이드(gynoid)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두팔과 두 다리를 갖고 사람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로봇은 인간이라는 뜻의 'Human'에 oid를 붙여 휴머노이드라고 부른다.

 

스타워즈는 은하간 우주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먼 우주 시대의 이야기이다. 로봇 기술 역시 최고 수준으로 완성돼 있다. 그러니 완전히 자기 스스로 자아를 갖고 인간처럼 성격을 갖는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이 그렇게 이상하지만은 않다.

 

물론 이런 ‘완성형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는 여럿 있다. 영화 아이로봇, 바이센테니얼맨, 에이아이(A·I) 등 다양한 영화에서 로봇과 인간의 갈등을 다룬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갈등의 주체가 되는 로봇 한 대가 주목을 받는 식이었다. 반대로 이 영화에선 여러 대의 드로이드가 동시에 등장하고, 드로이드와 드로이드끼리 대화를 하고, 인간과 섞여 생활하며 저마다 자기가 맡은 일을 한다. 자아를 갖기 시작한 로봇의 갈등이 아니라, 이미 현실화 된 로봇이 인간 사회 속에 녹아들어가 자신만의 일을 한다. 영화 감독의 입장에서 보기엔 한 대의 로봇이 아니라, 한 사람의 등장인물로 여겨도 좋을 정도이다.

 

● 스타워즈 속 조연급 ‘드로이드’ 열전

 

이미지 확대하기츤데레 성격의 군사용 드로이드로 ‘K2-SO’
츤데레 성격의 군사용 드로이드로 ‘K2-SO’

그렇다면 이런 드로이드는 지금까지 어떤 것들이 영화 속에 등장했을까.

 

스타워즈 속 드로이드 하면, 시리즈를 빼 놓지 않고 봤던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델이 아마 원통형 컴퓨터 로봇 ‘R2-D2’와 황금빛 인간형 로봇 ‘C-3PO’일 것이다. 보통 ‘알투(R2)’와 ‘쓰리피오(3PO)’ 정도로 줄여서 부른다. 3PO는 수다스럽고 허풍스러운 성격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다. 외계어 번역 능력이 있어 어떤 언어든 알아들을 수 있다. R2는 컴퓨터어로 의사전달을 할 수 있지만 (그 통역을 맡고 있는게 3PO다), 매우 과묵하고, 묵묵히 맡은 일을 수행하지만 엄청난 연산능력을 갖고 있어 적국의 정보를 해킹하는 등 큰 일을 해 낸다.

 

2016년 개봉한 스타워즈 외전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 등장하는 군사용 드로이드로 ‘K2-SO(K2)’도 주목할 만 하다. 군사용 로봇이라면 흔히 임무만 묵묵하게 수행하고, 적군을 죽이는데 있어서 냉철하고 피도 눈물도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마치 ‘터미네이터’와 같은 로봇으로 생각될 법 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K2는 군사용 드로이드를 탈취해 와 제어프로그램을 변경, 저항군의 멤버인 ‘카이안 앤도’를 돕는 부조종사로 활약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태생이 군사용 로봇이어서 그런지, 적군이 던진 수류탄을 잡아 밖으로 내던져 모두를 구하는 등 실제 전투 상황에 큰 활약을 보인다. 성격은 까칠하고 말투도 딱딱 끊어지지만 동료들을 위해 몸을 바치는 ‘츤데레’ 성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미지 확대하기BB-8의 모습. 귀여운 외모로 큰 인기를 끌었다.
BB-8의 모습. 귀여운 외모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개봉한 7번째 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등장한 드로이드 BB-8은 R2와 같은 정보처리형 드로이드로 보이는데, 맡겨진 일을 집중해서 처리하지만 중간중간 장난도 치는, 책임감 강한 중고등학생 같은 성격으로 묘사된다. 원통형 몸체를 굴리며 이동하는 모습이 귀여워 큰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모습으로 굴러다니는 주먹만한 크기의 장난감이 실제로 시판돼 인기리에 팔리기도 했다.

 

최근 개봉 중인 '한솔로'에선 여성(?) 드로이드 L3-37(L3)가 등장한다. 물론 외모는 기계형 로봇이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 로봇은 우주선 조종을 돕는 파일럿 드로이드인데, 남성 우주선 파일럿과 여성으로서 교감하기도 하고, 여성인권과 로봇인권(기계권?)에 대해 토로하는 등 ‘운동권’ 성격을 드러내는 독특한 성격으로 묘사된다.

 

이 이름에는 단어 유희도 숨어있다. 7과 3을 모양이 비슷한 알파벳 t와 e로 바꾸면 Leet(엘이이티), 이것을 빨리 읽으면 영어단어 ‘Elite’와 비슷해진다. 한 마디로 ‘똑똑한 로봇’이라는 의미를 이름에 담은 제작진이 작명센스를 알 수 있다. (L3-37 → L337 → Leet → elite)


● 성격과 자아 가진 로봇 개발 아직은 요원

 

이미지 확대하기1987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편 포스터. 포스터 내부에 R2와 C-3의 모습이 보인다.
1987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편 포스터. 포스터 내부에 R2와 C-3의 모습이 보인다.

인간 두뇌의 비밀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어떤 신경망 구조를 가져야만 스스로 자아를 갖고 판단할 수 있는지, 그 경우 두뇌 속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등, 의식의 비밀을 풀 만한 지식을 아직은 인간이 알지 못한다. 그러니 영화 속에서 허구의 인공지능을 묘사할 때는 과학적인 사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도 생체학적 구조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진다면 로봇이 완전한 자아를 갖게 만드는 일도 허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언제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장치의 등장이 불가능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철저하게 과학적인 견지에서 살펴보자. 스타워즈 시리즈가 비과학적 영역을 넘나드는 건,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드로이드 시리즈 보다는, 사실 기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제다이’의 존재다. 하지만 제다이의 존재를 비과학적으로 가늠하는 것도 그들을 지구인과 같은 종족으로 두었을 때의 이야기다. 우주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를 두고 벌인다는 줄거리, 그 속에서 제다이 일족이 반드시 지구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제다이들이 저만의 특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상상해도 논리에 무리가 없지 않을까.

 

보통 영화의 장르를 구분할 때, 과학적인 사실에서 턱없이 많이 벗어난다면 이는 SF가 아니라 ‘판타지’로 구분해야 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면 제다이가 기공을 쏘아대고, 무한의 인공지능과 독특한 개성을 가진 드로이드가 남자 주인공에게 우스꽝스런 목소리로 투덜투덜 불평을 털어 놓고, 작은 우주선 한 대만 타면 수십만 광년의 거리를 한 달음에 달려간다. 현 시점에서 짐짓 비과학적으로 보일만한 이런 사실을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기자는 스타워즈에서 만큼은 어쩔 수 없이 최고의 SF 시리즈라는 간판을 함부로 떼어 낼 수 없다. 사실 이런 분류체계를 넘어서서, 누가 감히 그럴 수 있겠는가 싶기는 하다.

 


※ 편집자주. 영화와 과학기술은 서로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영화 속 미래기술이 현실의 과학기술자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고, 과학자들의 첨단 연구결과가 새로운 영화 탄생에 모티브가 되기도 하지요. 영화를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는 일은 과학의 발전에도 분명 큰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이런 의미에서 가까운 미래에 가장 큰 조명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로봇기술에 대해 고정 코너를 통해 연재합니다. 수많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로봇이 과학기술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점은 비현실적인 그저 공상(空想)의 설정인지를 짚어주는 ‘영화 속 로봇 이야기’를 월 2회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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