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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진화 비밀은 접히고 펴지는 단백질의 특수 구조

2018년 05월 29일 17:42

IBS 중심 국제 연구진, 단백질 돌연변이 통한 진화 설명 이론 모형 제시

 

이미지 확대하기단백질 구조의 진화와 힘 전달에 따른 경첩운동을 나타낸 모습. IBS 제공.
단백질 구조의 진화와 힘 전달에 따른 경첩운동을 나타낸 모습. IBS 제공.

인간을 포함해 모든 복잡한 생명체는 수십억 년의 진화를 거친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생명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명 탄생의 비밀을 푸는 단서가 될 과학적 원리를 과학자들이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츠비 틀루스티 그룹리더(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팀은 미국 록펠러 대학, 스위스 제네바 대학과 공동으로 ‘단백질 기능이 진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 모형’을 완성했다고 29일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단백질의 ‘경첩 운동’에 주목했다. 문이나 창문을 여닫기 위해 설치하는 ‘경첩’처럼 단백질이 크게 뒤틀리거나 구부러지는 움직임을 뜻한다. 경첩 운동에 주목한 것은 단백질이 크게 움직일 수 있어야 복잡한 세포 속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연구진은 단백질이 경첩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일부 층이 ‘유연한 띠(shear band)’로 바뀐다는 가설을 세웠다. 단백질은 수많은 아미노산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일부분이 유연하면 단백질이 경첩처럼 구부러질 수 있다. 유연한 띠를 가진 단백질이 많을수록 여러가지 기능을 할 수 있어 진화하기 쉬운 구조로 바뀐다는 이론이다.

 

지구 초창기, 단세포로 이뤄진 최초의 생명체가 생겨날 당시의 단백질은 단단한 아미노산 결합으로만 이루어져 경첩 운동이 불가능했다. 세대를 거듭하며 아미노산 일부가 변형되는 돌연변이가 단백질에 나타났고, 이 부분이 유연하게 움직이는 경첩 운동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기능을 하게 됐다. 이렇게 단백질이 여러 기능을 갖도록 진화하면서 다양한 생명체 진화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진의 가설이다.

 

기존 연구자들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구조 연구에 주력했다. DNA에 담긴 유전정보가 아미노산의 순서를 결정하고, 아미노산 사슬이 뭉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IBS 공동 연구진은 단백질 구조 자체가 진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경첩 구조에 주목했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단백질의 진화  및 기능 발달 과정을 짚어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우선 연구진은 200여개의 아미노산을 유연한 종류와 유연하지 않은 종류, 두 가지로 단순화시켰다. 초기에는 단단한 아미노산으로만 이뤄진, 아무 기능도 할 수 없는 단순한 단백질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연한 띠를 따라 경첩 구조가 점차 많아지는 시나리오다.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구진이 설계한 단백질 모형은 약 1000세대 후에 다양한 (유전자나 세포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가질 수 있었고, 진화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0만 가지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체의 돌연변이가 무작위로 생기는 게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어 단백질의 경첩 운동을 중심으로 생겨난다는 이론인 셈이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 진화 모형으로 유전자와 단백질 기능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단백질 기능을 반영한 진화 모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틀루스티 리더는 “진화는 단백질이 기능하는 방법을 매우 효과적으로 찾아낸다. 이번 진화 모형은 단백질 기능과 유전, 진화를 한 모델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최초다”라며 “미래에는 이 연구를 단순한 모델이 아닌 실제 단백질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5월 1일 게재됐다.

 

이미지 확대하기IBS연구진은 단백질의 아미노산 구조 일부가 ‘유연한 띠’로 바뀌는 현상이 진화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 IBS 제공.

IBS연구진은 단백질의 아미노산 구조 일부가 ‘유연한 띠’로 바뀌는 현상이 진화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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