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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영화] 칸 황금종려상 수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BEST 3

2018년 05월 26일 11:00

많은 이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막을 내린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만비키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오늘은 유독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살펴 보고자 한다.

 

 

BEST 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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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가장 결정적인 작품이 아닐까. 국내에서 장기 상영을 통해 1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다. 다큐멘터리에서 극영화 스타일로 전향해 가던 히로카즈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차분한 성격의 ‘케이타’는 언제나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남자 ‘료타’의 아들이다. 누구보다 명랑한 아이 ‘류세이’는 행색은 초라하지만 정이 많은 남자 ‘유다이’의 아들이다. 하지만 두 아이가 태어날 당시, 병원 간호사의 범행으로 인해 친자식이 뒤바뀌었다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이 상황에서 두 가정의 부부는 다른 가정에서 자라던 친자식을 데려와야 할까?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출생의 비밀 소재라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스스로도 어떤 게 옳은 선택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두 가족은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교환’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한다. 이후 영화는 극중 료타의 성격과 유다이의 성격에 따라 구도가 명확하게 나뉜다. 아이는 강하게 키우는 거라며 원칙과 규율을 강조하는 료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유다이. 아이들의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료타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료타가 아들 케이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이유 중에는 료타 스스로 아버지와의 관계 맺기에 실패한 원인도 있을 것이다. 료타는 아버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면서도 점차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히로카즈 감독의 고민이 듬뿍 담긴 이 영화는 현실 속에서 아버지와의 관계 맺기에 실패한 많은 한국 남성들이 깊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기도 한다. OST로 쓰인 글렌 굴드의 피아노 선율도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이다.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BEST 2. ‘아무도 모른다’

 

이미지 확대하기영화 ‘아무도 모른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

과거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가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다. 아이들과 함께할 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게 아니라, 아이들이 보여주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해야 한다는 게 히로카즈 감독의 지론인데, 덕분에 아이들이 보여주는 ‘생활연기’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극중 보호자가 떠난 자리에서, 네 명의 아이들은 그들 나름의 삶을 산다. 돈이 떨어지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고, 물이 떨어지면 물을 구할 수 있는 공원을 향한다.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의 삶은 무척이나 위험천만하지만 어쨌거나 영화 속에서, 세상은 그들의 놀이터다. 맏이인 ‘아키라’는 그 자신도 어리지만 꽤나 능숙하게 동생들의 보호자 역할을 대신한다.

 

각기 다른 아버지에게서 태어났고 세상이 존재조차 몰랐던 기구한 아이들의 삶이지만, 영화 속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순수한 모습은 관객들에게 사회에 대한 분노 대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먼저 느끼게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 오롯이 1년의 시간을 보내고 세심한 연출력을 선보인 감독의 역량 덕분일 테다. 이 영화로 아키라 역의 야기라 유야는 불과 열 네살의 나이에 제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BEST 3.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미지 확대하기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히로카즈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너무나 철이 없는 어른이거나, 있어야 할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어른. 심지어 일부 어른들은 두 가지 유형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네 자매의 부모가 그런 케이스다.

 

부모의 부재 속에서 할머니 손에 함께 자란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는 서로 강하게 의지하며 살아왔다.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찾아간 곳에서 어린 이복동생 ‘스즈’를 만난다. 철없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스즈가 안쓰러웠던 맏언니 사치는 먼저 손을 내밀어 “같이 살자”고 말한다. 네 자매는 그들이 평생을 살아온 오래된 집에서 도란도란 일상을 보낸다.

 

요시다 아키미 작가가 그린 동명의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작가의 오랜 팬이었던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한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등 일본의 톱배우들이 총출동해서 더욱 화제가 됐던 영화다. 그들만의 소박한 공동체를 꾸려 나가는 자매들 모습이 뛰어난 영상미와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고 훈훈하게 느껴진다. 일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신인배우상 등을 수상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IMDB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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