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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새 해양탐사선 탐해3호, 건조 막 올랐다

2018년 05월 23일 18:42

산업부과제로 진행, 내달 1일부터 본격 설계작업 착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KIGAM) 연구팀이 23일 해저조사선 '탐해 2호'를 타고 2주 간의 해양단층 조사에 나섰다. 3년 전부터 매해 한 번씩 진행되는 탐사다.

 

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육지 활성단층에 비해 해양단층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었다. 최근 포항 대지진 등 그간 우리나라 지진 발생의 통념에 배치되는 재난이 일어나면서 이런 생각이 흔들리고 있다. 단층의 길이에 따라 잠재된 에너지 규모나 예상되는 지진 발생 규모를 계산하는데, 육지에서 해저까지 단층이 이어져 있을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자연히 해저단층에 대한 조사가 중요해졌다.

 

해저 자원 조사와 해양 단층 탐사 등 다양한 해양 연구에 활약했던 탐해 2호는 이제 선령이 20년을 넘어섰다. 탐해 2호의 바통은 2022년을 목표로 건조되는 새 해저탐사선 ‘탐해 3호’가 잇게 된다. 국내 대륙붕 자원탐사와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역량을 갖춘 탐사선이다.

 

과학계의 기대를 안고 탐해 3호가 내달 본격적인 건조 작업에 들어간다. KIGAM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해저탐사선 탐해 3호 설계 및 발주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하기탐해 3호의 두 가지 예상 디자인시안이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탐해 3호의 두 가지 예상 디자인 시안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 탐해 2호보다 연구효율 최대 4배↑, 연구선으로 세계 최고 성능

 

탐해 3호는 해저 지질과 자원 탐사를 위한 연구목적선으로 총 톤수 5000t급 이상으로 설계 중이다. 1997년 3월 5일 처음 취항한 뒤, 이제 선령이 다한 해저탐사선 탐해 2호(2085톤)를 대체한다. 국내 해역은 물론 필요한 경우 세계 모든 해역에서 지구물리 탐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탐해 3호는 단순히 덩치만 2배 이상 커지는 게 아니다. 연구 효율은 3~4배까지 높아진다. 해저구조를 보는 장비인 3차원 탄성파 스트리머(줄) 시스템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3차원 탄성파 스트리머 시스템이란 해수면 위에 긴 줄 모양의 스트리머를 일정 간격으로 띄워 음파를 보낸 뒤 해저 지형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것을 감지하는 장비다. 3차원 해저구조도뿐 아니라 밀도나 물성 등 물리적 성질을 분석하는 기본 자료를 제공한다.

 

탐해 3호에는 탄성파 시스템을 위한 6km의 스트리머 8개가 장착된다. 탐해2호보다 4배 많다. 작업 능률에 따라 다르지만 스트리머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3km에서 스트리머 길이 전체에 해당하는 6km 깊이까지의 해저를 관측할 수 있다. 스트리머 개수가 늘어날수록 한 번에 볼 수 있는 넓이도 커진다. 시간을 두고 연속적으로 측정하면 시간에 따른 지형의 변화, 즉 4차원 탐사자료도 얻을 수 있다.

 

구남형 KIGAM 탐해3호건조사업단 장비팀장은 “탐해3호는 한번 스트리머를 내려뜨려 작업하면 3km 이상 깊이까지 약 400m2 면적의 해저 3차원 구조에 대한 정보를 알수 있다”며 “3km짜리 스트리머 2개가 장착된 탐해 2호로 3~4일 걸릴 일을 하루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석유를 캐기 위한 상업적 목적으로 24개의 스트리머를 실은 배가 있지만 연구 목적으로는 탐해 3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스트리머 장비(왼쪽)과 탐해3호가 3차원 스트리머 시스템을 이용해 해저지질탐사를 진행하는 개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스트리머 장비(왼쪽)과 탐해3호가 3차원 스트리머 시스템을 이용해 해저지질탐사를 진행하는 개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 해저단층 조사, 초고해상도 해저면탐사로 해결한다!

 

탐해 3호에는 3차원 탄성파 시스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심해용 다중빔 탐사장비, 해상 중력파 탐사장비 등 각종 해양지질 탐사 장비가 탑재된다.  특히 탐해 2호에 없던 해저면 탄성파 노드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된다.

 

최근 1만년 사이 움직임이 있던 활성단층을 확인하려면 해저면을 제대로 봐야 한다. 해저면 위까지 균열을 일으킨 부분이 있는지 초고해상도로 이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물 위에서 스트리머를 띄워 탄성파를 보는 것으로는 해저면 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P파와 S파 같은 탄성파가 물을 통과하지 못해 해수면의 스트리머에서는 음파만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저면 탄성파 노드 시스템은 해저면에 12.5m 간격으로 설치한 센서를 통해 음파와 S파등을 송수신한다. 구 팀장은 “해수면에서 최소 25m 이상 간격으로 스트리머를 까는데다 해저면에서 멀리 있어 수신 강도가 떨어져 해상도가 낮다”며 “(탐해 3호는) 해저면에서 간격을 짧게 운용할 수 있어 3~5m 정도의 고해상도로 해저 지형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해저면의 단층 상황을 보다 정확히 조사 할 수 있다.

 

공기수 KIGAM 석유해저연구본부 책임 연구원은 “정확한 지진예측을 위해 한반도 동남권 지역 해역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경주나 포항지진의 단초를 제공한 양산단층과 연결된 해양 단층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탐해 3호를 통해 해양 활성단층의 상황을 보다 명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설계의 예술...“복원력과 위치 제어능력 확보, 여기에 소음까지 줄여야”

 

이런 첨단 장비를 탑재하기 위한 탐해3호의 설계 작업이 한창이다. 일반적으로 건조 사업은 기본설계, 상세설계, 생산설계 그리고 건조 단계로 진행되는데, 현재 위와 같은 장비를 모두 적재하기 위한 구조를 설계 중이다.

 

 

이미지 확대하기김인규 KIGAM 탐해3호건조사업단 설계팀장이 새로 건조될 배의 설계주안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2009년 취항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2016년에 나온 해양종합탐사선 이사부호의 설계작업에 참여한데 이어 이번에는 탐해3호 설계 감독을 맡게 됐다. -김진호 기자 제공
김인규 KIGAM 탐해3호건조사업단 설계팀장이 새로 건조될 배의 설계주안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2009년 취항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2016년에 나온 해양종합탐사선 이사부호의 설계작업에 참여한데 이어 이번에는 탐해3호 설계 감독를 맡게 됐다. -김진호 기자 제공

 

김인규 KIGAM 탐해3호건조사업단 설계팀장은 “아라온호, 이사부호를 거쳐 이번 탐해 3호 건조에 참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크게 세 가지”라며 “안전을 위한 복원력 확보와, 연구를 위한 자세 및 추진력 제어, 소음 감소 등이다”라고 말했다.

 

배의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복원력이다. 복원력은 세월호 침몰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한 물리용어로, 배가 기울어졌을 때 부력에 의해 일어서는 능력이다. 김 팀장은 “탐사선은 선체 위에 크레인들이 배치돼 구조적으로 복원력이 안 좋다”며 “안에 들어가는 장비를 잘 설계해 무게중심을 낮출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연구효율을 위해 파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위치를 조정하는 다이나믹 포지셔닝(DP)기술, 배의 소음 때문에 연구할 때 음파 수신 등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술도 들어간다.

 

해양 지질탐사가 주목적인 만큼 추진 능력도 중요한 요소다. 보통 배가 빠른 속력으로 이동해 최소비용을 달성하도록 추진엔진을 갖춘다면, 탐해 3호 같은 탐사선은 약 5노트의 속력으로 24시간 이상 지속하는 능력 등이 중요하다. 김 팀장은 “(이를 고려해) 초기 작업을 하는 기본설계와 상세 설계 단계가 중요하다”며 “생산설계에 들어가면 이를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과 설계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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