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려서 오염물질 없앤다”… 동결 이용 하수처리법 첫 발견

2018.05.18 18:05

얼음이 얼어붙는 현상을 이용해 하수 정화 효율을 대폭 높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겨울에 자연적으로 얼음이 얼어붙기 때문에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하수 정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극지연구소 김기태 선임연구원팀은 동결을 이용해 하수처리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수 정화 과정에서 ‘과요오드산염’ 등 요오드성 물질을 섞어 주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비스페놀이나 염화페놀 등 폐놀계 환경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다. 다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는 자외선 처리 등의 방법을 주로 썼다. 여기엔 대량의 에너지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 

 

김 연구원팀은 얼음이 얼 때 결정이 생성되고, 그 틈새에 있는 ‘준액체층’으로 오염물질이 농축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오염물질이 섞여 있는 물에 오염제거 물질로 흔히 쓰이는 과요오드산염 (Periodate, IO4-)을 섞어 얼려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과요오드산염의 화학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동결활성화 작용으로 인해 독성이 감소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화학반응은 저온에서 느리게 일어난다’는 상식과 반대되는 현상으로, 오염물 분해에 쓰이는 과요오드산염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겨울 강원도에서 실험한 결과, 자연 환경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얼음이 얼 때 유기오염물질이 제거됨을 확인했다.

 

김 연구원은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화학반응에 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오염물 제거 시스템 개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극지연구소 외에 한림대와 울산과학기술대, 체코 마사릭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지난 3월 국내 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5월호에 게재됐다.

 

동결농축효과로 얼음 결정 사이 준-유사액체층 (유사액체층)에 액체상으로 존재하던 유기물과 무기물들의 농도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저온유지 현미경으로 관측
연구진은 얼음 결정 사이 유사액체층에 액체상으로 존재하던 유기물과 무기물들의 농도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저온유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동결농축효과’를 이용하면 겨울철 하수처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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