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 지식을 접하는
가장 똑똑한 방법!

창의력 비결은 잠...수면 중 기억-창의력 관계 모델 제시

2018년 05월 16일 14:37
이미지 확대하기GIB 제공
GIB 제공
 

공부에 집중이 안 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한숨 자고 다시 해야겠어!’라며 침대로 향한다. 수면을 취할 때 가지고 있던 지식들이 정리돼며 집중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생각이 가능하도록 돕는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이런 믿음은 뇌과학계에서 논란을 일으키는 주제 중 하나다. 잘 때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직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수면 중 뇌에서 실제로 생각이 정리돼 창의적 상상이 가능해진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영국 카디프대 신경과학과 페넬로프 루이스 교수는 지난 15일(현지시각) 학술지 ‘신경과학의 경향’에 실은 ‘수면 때 얼마나 기억이 반복돼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 촉진되나’라는 리뷰논문을 통해 “렘 수면과 비렘 수면 두 가지 수면상태가 협력해 기억을 정리하고 기대하지 못한 새로운 생각을 가능케 한다”고 발표했다.

 

사람의 수면은 급속안구운동이 일어나는 ‘렘(rapid eye movement, REM) 수면’과 그렇지 않은 비렘 수면으로 크게 구분한다. 이렇게 두 가지 형태로 잠을 자는 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뿐이다. 특히 사람의 경우,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게 하는 수면 상태인 렘 수면이 일반적으로 하룻밤 자는 동안 4번 정도 90분의 간격을 두고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여년 동안의 연구 끝에 루이스 교수 연구팀은 수면과 창의성의 관계를 설명하는 비렘 수면과 렘 수면의 협력모델을 만들었다. 비렘 수면때 기존의 기억이 정리되고, 렘 수면때 새로운 가지가 생기듯 정리된 기억을 바탕으로 창의적 생각이 자리잡는 것이다.

 

얕은 잠인 비렘 수면 때 우리의 경험이나 지식이 반복적으로 재생돼 해마에 인식된 뒤 이와 긴밀하게 연결된 대뇌피질에서 기억으로 저장된다. 여기까지는 이미 연구돼 학계에서 인정되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새로 제안한 모델에 따르면 잠들기 시작한 뒤 먼저 찾아오는 비렘 수면 때 어떤 기억을 우선적으로 반복 재생할지 결정된다. A라는 기억이 채택됐다면 그와 유사한 주제가 연달아 재생돼 대뇌피질에 더 빠르게 기억으로 자리잡는다. 그런 다음 깊은 잠인 렘 수면에 들어가면 해마와 대뇌피질간의 긴밀한 연계가 끊어지면서 전혀 엉뚱한 상상의 영상(꿈)이 재생된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교수는 “(뇌파를 측정해 보면) 렘수면 때 뇌교슬상후두엽(PGO)파가 무작위적으로 활성화된다”며 “해마와 피질 사이 연결성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생리학자 아리타 히데오가 발견한 PGO파는 뇌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뇌간에서 발생해 시상이란 중계소에 갔다가 후두엽(Occipital Lobe)으로 흘러가는 파다. 깨어있을 때 이 파가 나타나면 눈에서 들어온 정보는 바로 대뇌로 가지 않고 시상에 들렀다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면 중 이 파가 나타나면, 기억이 축적된 대뇌 피질이 아닌 다른 부위가 자극을 받아 꿈을 꾸고 있는 상태로 해석한다.

 

 

이미지 확대하기렘수면과 비렘수면 협력모델에 따르면, 원자모형을 만든 물리학자 러더퍼드가 잠을잘때 비렘수면시 연구중인 원자모형이 반복재생되다가 렘수면때는 연구와 전혀 상관없는 태양계의 꿈을 꾼다. 두 내용을 연결지어 원자모형이 태양계와 닮았다는 창의적인 가설을 세우게 되고 이를 결국 증명해낸다.-Cardiff University 제공
비렘수면과 렘수면 협력모델에 따르면, 원자모형을 만든 물리학자 러더퍼드가  잠을 잘때 비렘수면 시기에는 연구 중인 원자 모형이 반복재생되다가 렘수면때는 연구와 전혀 상관없는 태양계의 꿈을 꾼다. 잠에서 깬 러더퍼드가 두 내용을 연결지어 원자 모형이 태양계와 닮았다는 창의적인 가설을 세우게 되고 이를 결국 증명해 낸다.-Cardiff University 제공

 

어떤 문제를 골똘히 생각한다면, 그것이 꿈에 반영된다. 렘 수면으로 넘어가 무작위로 꿈을 꾸게 될 때에, 꿈에 나타난 어떤 것이 마침 그 사람이 생각하던 문제와 비슷한 점이 있을 경우 그 둘 사이에 연결 고리가 형성된다고 연구진은 제안한다. 이것이 바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창의적 도약'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양성자의 위치를 밝힌 영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의 예를 들어 자신들의 협력모델을 설명한다. 러더퍼드는 양성자가 중심에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특정 위치에서 돌고 있다는 원자의 기본모형을 설명한 과학자다. 원자와 전자의 구조를 전혀 상관이 없는 태양과 행성의 모습과 연결해 설명한 것이다.

 

루이스 교수는 “태양을 중심에 두고 지구가 도는 태양계의 모형과 원자모형이 닮았다는 것을 지금은 누구나 안다”며 “하지만 러더퍼드시대에는 이는 전혀 별개의 문제 였다”고 말했다. 그의 모델에 따르면, 비렘 수면 때 러더퍼드의 머릿속에 양성자에 대한 기억이 반복 재생되다가 렘 수면 때 기존의 태양계에 대한 지식과 연결짓게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