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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생존 위해 진화 선택한 나비, 오히려 멸종으로 내몰려

2018년 05월 14일 17:00

목장으로 변한 땅서 살아남으려 진화했지만
다시 목장 문 닫자, 3년 만에 멸종한 나비
“토지 용도 변경 땐 생태계 영향 고려해야”

 

이미지 확대하기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10일자 ‘네이처’ 표지에는 에디트바둑판점박이 나비(유피드리아스 에디타)의 모습이 담겼다. 이 나비들은 인간에 의해 변해버린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듭했다가 오히려 끔찍한 결말을 맞았다. ‘나비효과’의 결말이 비극이 된 것이다.
 
1993년 네이처에는 미국 네바다 주 카슨시티의 초지에 고립돼 서식하는 에디트바둑판점박이 나비 군집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연구진은 이곳의 나비들이 목장업자들이 심은 외래종 식물인 창질경이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래 에디트바둑판점박이 나비는 콜린시아 파비플로라에 서식하며 수분(受粉)을 도왔던 종이다.
  
25년 전 논문을 발표했던 영국 플리머스대 생물학 및 해양과학과의 미카엘 싱어 교수와 카밀레 파머잔 교수는 수년 간 목장 환경에 서서히 적응해온 에디트바둑판점박이 나비들이 2005년 목장이 한순간 폐쇄되면서 다시 환경이 이전의 야생 상태로 돌아가자, 결국 멸종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네이처 10일자에 발표했다. 

 

사람들은 카슨시티 초지를 목장으로 활용하면서 가축이 뜯어먹을 수 있도록 들풀의 일종인 창질경이를 심었다. 1993년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이런 환경 변화로 인해 나비들은 이곳에 원래 자랐던 콜린시아 파비플로라 대신 외래종인 창질경이를 선호하게끔 점차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2005년 목장 운영이 중단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창질경이를 심지 않았다. 자연히 창질경이의 개체 수가 줄었고, 환경은 목장으로 운영되기 이전의 야생 상태로 점점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이미 창질경이에 완전히 의존적인 수준까지 진화해버린 에디트바둑판점박이 나비들은 콜린시아 파비플로라가 있음에도 3년 만인 2008년 멸종에 이르게 됐다. 창질경이가 많아진 목초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시작한 것이 10여 년 후 오히려 이들을 멸종으로 내몬 셈이다. 연구진은 이를 ‘인간 활동에 의한 치명적인 생태계 진화의 덫’으로 정의했다.

 

이곳에 자연적으로 에디트바둑판점박이 나비가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5년 뒤인 2013년부터다. 파머잔 교수는 “인간이 목장으로 운영하면서 생긴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비들이 축적해 온 진화의 결과가 역설적이게도 멸종이었다”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다시 처음부터 번식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어 교수는 “인간은 단순히 용도를 바꾼 것뿐이지만 나비들은 개체 수가 널뛰듯 오르락내리락 하며 생존의 위기를 겪었다. 인간의 무의식적인 활동이 생태계의 진화를 오히려 치명적인 방향으로 이끈 셈”이라며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는 야생 지역뿐만 아니라 사람이 일궈놓은 땅에 대해서도 생태계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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