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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이어온 알루미늄 가공법 바꾸는 아이폰의 힘

2018년 05월 11일 15:00

요즘 애플이 가장 공 들이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환경’ 문제다. 애플이 5월 10일 흥미로운 소식을 하나 전해왔다. 애플이 가장 많이 쓰는 소재, 바로 알루미늄의 새로운 친환경 가공법을 상용화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애플의 중매로 알루미늄 업계의 공룡들이 함께 환경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 확대하기아이폰8 프로덕트 레드 스페셜 에디션 - 최호섭 제공
아이폰8 프로덕트 레드 스페셜 에디션 - 최호섭 제공

주인공은 알루미늄 기업 알코아코퍼레이션과 리오틴토알루미늄이다. 이 회사들은 알루미늄 제련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특허 기술 상용화를 위해 손잡았다. 두 회사는 경쟁 관계에 있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합작 사업을 만들어낸 것이다.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방식은 지난 130여년 동안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알루미늄은 공기와 닿으면 아주 쉽게 산화된다. 녹이 슨다는 이야기다. 이 녹은 알루미늄 소재의 빗겨갈 수 없는 특성이지만, 산화피막은 표면을 강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표면을 제외하고 소재 자체에는 산소 성분이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래서 알루미늄에 강력한 전류를 흘려 산소를 제거해 산화를 막는 기술을 쓴다. 1886년 알코아코퍼레이션 창업자 찰스 홀이 이 제련 방법을 발견하면서부터 알루미늄은 우리 생활에 쓰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강도와 무게 양쪽을 함께 만족하는 가장 우수한 소재로 꼽히면서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애플도 알루미늄을 즐겨 쓰는 기업이다. 아이폰6부터 스테인리스 스틸 대신 알루미늄을 소재로 쓰기 시작했고, 아이폰6S와 7, 8을 거쳐 오면서 알루미늄의 특성을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어 왔다. 맥북과 아이맥 시리즈 역시 이 알루미늄 유니바디로 가공한다. 비단 애플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알루미늄을 이용해 PC를 설계한다.

 

하지만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 알루미늄 가공법은 온실가스를 뿜어낸다는 문제가 있다. 대형 알루미늄 제련 업체들은 지금도 석탄이나 석유 등 탄소물질을 태우면서 그 에너지로 알루미늄의 산소를 뽑아낸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방법에 변화를 꾀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알루미늄 가공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던 알코코퍼레이션이 새로운 전도성 물질을 이용해 알루미늄의 특성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배출하는 첨단 전도성 물질이 핵심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서 애플이 손을 내밀었다. 애플의 사업개발 담당인 데이비드 톰, 마지아 브루먼, 션 캐마초 등이 알루미늄 업계의 큰 손인 리오틴토를 설득했고, 알코아코퍼레이션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회사는 새로운 알루미늄 가공 방법을 상용화할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엘리시스(Elysis)라는 합자회사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알루미늄 가공법을 상용화하고, 대규모 생산 기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애플도 직접적으로 기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2015년부터 이 프로젝트에 관여해서 더 나은 알루미늄 가공방법을 뿌리 내리고자 했다. 2015년이면 아이폰6S가 나오던 해다.

 

이 기술의 상용화는 사실상 시간 문제다. 알코아코퍼레이션은 이미 피츠버그에 있는 알코아 테크니컬센터에서 사용되고 있고, 이번 합자 프로젝트를 통해 상용화 단계를 앞당길 계획이다. 애플 역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엘리시스는 앞으로 3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2024년부터는 탄소 배출 없이 알루미늄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캐나다 정부도 이 협업을 지지하고 있다. 5월 10일 두 회사가 합자회사의 출범을 발표하는 자리에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필리프 쿠야르 퀘벡 총리가 직접 참석할 정도로 큰 관심을 사고 있다.

 

기업들의 환경 문제는 이제 단순한 사회공헌이나 보여주기식의 문제가 아니다. 의무도 늘어가지만 기업들 역시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을 고쳐가고 있다. 근래 애플의 노력은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이다. 제품 소재를 만드는 과정뿐 아니라 사후처리, 그리고 제품의 소재를 선택하는 과정까지 확장하고 있고, 그 성과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혁신’은 제품의 눈에 보이는 부분에만 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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