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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는 글로벌 주류 문화가 될 수 있을까

2018년 05월 05일 14:00

시드니에서 열리는 게임대회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에 참석했습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을 돌며 이뤄지는 게임리그입니다. 도시마다 종목이 조금씩 다른데, 시드니에서는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의 리그 결승전이 열립니다. 올해도 개막식과 준준결승전이 열리는 금요일부터 시드니 올림픽 공원의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비슷한 장면을 몇 번이고 봐도 낯선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이미지 확대하기4일 호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IEM 현장 - 최호섭
4일 호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IEM 현장 - 최호섭

4일 오전 게임을 운영하는 ESL과 대회 메인 스폰서인 인텔, 그리고 공식 게임 중계 채널 트위치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게임 대회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는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시드니를 대회 장소로 선택한 이유와 호주의 게임 시장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그 사이에 귀담아 들을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게임과 이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의 현재 위치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바로 ‘e스포츠는 과연 주류 문화가 되었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안에서 나온 몇 가지 발언들을 전해 봅니다.

 

“e스포츠는 이제 혼자 즐기는 것 뿐 아니라 축구처럼 모여서 보기도 하는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젋은 층에서는 이미 주류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IEM 대회에서 인텔, 트위치, ESL 등 관계자가 e스포츠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 최호섭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IEM 대회에서 인텔, 트위치, ESL 등 관계자가 e스포츠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 최호섭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같은 대회는 이미 나라를 가리지 않고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드니 대회에서도 개막식 분위기는 여느 스포츠 대회 못지 않게 뜨거웠고, 무대에 오르는 중계 아나운서에게 박수와 야유를 퍼붓는 장면은 마치 선과 악으로 편을 갈라 경기 외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프로레슬링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경기장에 모인 인파들 뿐 아니라 스트리밍으로 전세계 수십만 명이 이 대회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대회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호주까지 날아온 팬들도 많습니다. 1년동안 이 대회를 기다려온 이들의 숫자나 열정 자체가 그 어떤 스포츠 못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사실 이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관계자들이 나서서 ‘e스포츠가 주류’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묘하게도 ‘어쩌면 아직 주류에 접어들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역설적인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오락실과 패미컴을 끌어안고 자란 세대였고, 지금도 플레이스테이션과 스위치, 그리고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이 변화가 아직도 어색합니다. 여전히 게임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부정적입니다. 게임의 주 소비층인 10~20대도 게임하는 동안 즐거움만큼이나 뭔가 잘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 겁니다. 그만큼 아직도 우리 사회는 게임 그 자체를 걱정스러운 눈으로만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미지 확대하기인텔 주최 e스포츠 대회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가 열린 호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 전경 - 최호섭
인텔 주최 e스포츠 대회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가 열린 호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 전경 - 최호섭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열렸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코 앞에 둔 평창이 무대였습니다. 당시에는 단순히 올림픽을 스폰하는 인텔이 축제를 앞두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대회 정도로 가볍게 봤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안에는 다른 이유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바로 전통 스포츠와 새로운 스포츠의 결합입니다.

 

“올림픽 위원회(IOC)에서 평창의 게임 대회를 직접 봤습니다. 전통적인 스포츠의 전문가들이 일반 스포츠 형태의 e스포츠를 본 셈입니다. IOC 위원들도 기술로 변화하는 새로운 스포츠 대회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평창의 익스트림 마스터즈는 또 하나의 시험 무대가 된 셈입니다. 올림픽까지는 아직 조금 멀어 보이지만 2022년 아시안 게임부터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분명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지요.

 

게임이 스포츠로 자리잡는 가장 큰 증거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인텔이나 엔비디아, 델, 에이수스 등의 기술 기업들이 게임 산업에 투자하고, e스포츠에 후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제품의 주요 홍보 창구가 될테니까요. 하지만 기술과 관계 없는 기업들의 참여는 곧 시장성과 연결됩니다.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만 해도 레드불이나 질레트,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기업이 후원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미지 확대하기e스포츠 대회
e스포츠는 이제 우리 시대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e스포츠 선수들이 세계에서 가장 부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새삼스럽지만 놀라웠습니다. 축구나 야구처럼 e스포츠에도 스타 플레이어들이 나오고 있고 그들의 실력과 인기, 그리고 그 가치를 두루 평가하는 것은 바로 ‘돈’일테니까요.

 

앞으로 게임 시장의 가능성은 더 클 겁니다. 특히 e스포츠는 관객도 하나의 선수가 될 수 있고, 그 중계 시스템은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채팅 등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e스포츠를 접하기 시작한 세대들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도 갖춰지고 있습니다. 영화나 축구경기를 보는 것처럼 말이지요.

 

물론 게임 과몰입이나 중독성에 대한 문제도 따져봐야 할 겁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우려를 만들어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니까 말이지요. 그런 고민도 게임과 e스포츠 시장이 사회적으로 자리를 갖춰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게임은 그 어떤 산업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블루홀같은 유니콘 스타트업이 나오기 가장 좋은 산업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이 게임을 대하는 방법은 달라지고 있고, 우리가 게임을 바라보는 막연한 시선도 이제는 조금씩 바뀔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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