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암 증식, 신경 발달까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광학현미경

2018.04.22 18:00
Science 제공
Science 제공

 

질병과 노화 등 생명에 대한 모든 연구는 그 활동과 관계된 단백질이나 세포 등의 생김새를 보다 세밀하고 선명하게 보는 데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현미경 기술로도 생체분자들이 실제 활동하는 모습을 찍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나의 생명활동을 만들기 위해 최소 수 백만개의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상세히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의학 분야에 미치는 중요성으로 인해 노벨상 수상자도 현미경 분야에서 많이 나왔다. 지난 2014년 노벨화학상에는 초분해능광학현미경으로 약 20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라는 빛의 한계를 극복해 세포보다 작은 단백질 등을 관찰하는데 성공한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2017년에도 움직이는 생체분자를 얼려 잠시 멈춘 다음 원자 수준의 3차원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극저온전자 현미경 개발의 길을 연 과학자들이 수상했다.

 

이처럼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생명의 세계를 확인하기 위해 빛이나 전파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 현미경들이 속속 개발되는 중이다.  4월 셋째주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는 ‘해상도 혁명’이란 제목과 함께 특정 빛을 반사시키는 특이 광물과 같은 모습의 사진이 장식했다. 하지만 이는 제브라피쉬(zebrafish)의 눈이 생체 내에서 실제로 발달하는 과정을 찍어 컴퓨터로 연결해 3차원으로 구성한 것이다.

 

201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였던 에릭 베치그 박사가 포함된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와 하버드의대 등 공동연구팀은 침습성을 최소화하는 격자 광시트 현미경술(Lattice light-sheet microscopy, 이하 LLSM)과 이미지 왜곡현상을 보정해주는 적응광학(Adaptive optics, 이하 AO) 등 두 개의 기술을 결합해 생체분자들의 상호작용까지 포착하는 데 성공해 지난 20일(현지시각)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LLSM은 매우 얇은 빛 평면으로 연속으로 빠르게 촬영할 수 있다. 살아있는 조직의 위아래로 얇은 광시트를 고속으로 반복 발사해 세포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3차원의 생체분자의 운동을 포착하는데 적합한 기술이었다. 하지만 세포 주변에 빛에 의한 시야 왜곡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별에서 나온 빛의 왜곡률을 보정하는 천문학 분야의 AO 기술을 여기에 결합시켰다. AO 기술은 레이저 광선을 재료에 통과시킨 다음, 그 전과 후의 차이 비교해 왜곡률을 상쇄시키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제브라피쉬의 신경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뿐아니라, 암 증식 과정과 세포 내 소화 작용, 면역작용 등 다양한 생명 활동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하워즈휴즈의학연구소 에릭 베치그 그룹리더는 논문에서 “작은 생체분자가 이웃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촬영했다”며 “세포 내 소기관끼리 분자를 통해 소통하는 생명활동 뿐아니라 기관의 발생과정 등 생명의학 분야 연구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적응광학 광시트 기술을 이용해 찍은 생명활동의 동영상을 캡쳐한 그림이다. 시계방향으로 왼쪽 상단부터 제브라피쉬의 신경세포 성장과정, 암세포증식, 세포가 서로 모이는 과정, 미세소관의 이동과정, 면역과정이며, 중앙에는 세포소기관이 움직이는 과정이다. -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제공
연구팀이 AO-LLSM 기술을 이용해 찍은 생명 활동 동영상을 캡쳐한 그림이다. 시계 방향으로 왼쪽 상단부터 제브라피쉬의 신경 성장과정, 암 세포 증식 과정, 세포가 서로 모이는 과정, 미세소관의 이동 과정, 면역 과정이다. 중앙은 세포 소기관이 움직이는 과정이다. -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제공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