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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뇽뇽 사회심리학] 강박적 행복추구는 오히려 독이다

2018년 04월 21일 15:00

꼭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물론 행복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강박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조금 얘기가 다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꼭 행복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되려 행복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발견이 있었다. 

 

간절함이 독이 될 때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통 어떤 목표를 중요하게 여길수록 노력의 수준이 높아진다. 따라서 목표가 확고하고 기대수준이 높을수록 목표를 달성할 확률도 높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되는 점은 간절할수록 ‘불안’과 ‘스트레스’ 또한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다. 성적이 중요한 나머지 시험을 볼 때마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결국 시험을 망치기도 하는 것처럼, 또한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인생이 망한 것처럼 좌절하게 되는 것처럼, 간절함은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원할수록 떠나가는 행복


University of Denver의 연구자 Iris Mauss 등은 행복을 간절하게 바라는 데에도 위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Mauss et al., 2011).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행복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정도와 실제 행복도, 우울증상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행복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긍정적 정서를 덜 느끼고, 삶의 만족도도 낮으며 우울증상은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삶이 힘든 사람들이 행복을 더 간절하게 바라게 되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이러한 현상은 삶에 스트레스 요소가 많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또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행복해지면 건강도 좋아지고 인간관계도 좋아지는 등 행복해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글을 읽게 했고(행복의 중요성 강조), 또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행복 대신 정확한 판단력을 기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읽게 했다. 


그리고 나서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영상(운동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영상) 또는 슬픈 영상(아내의 죽음)을 보여준 후 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기쁘고 즐거웠는지, 또 얼마나 불안하고 슬프고 긴장했는지 등 본인의 감정상태를 체크하도록 했다. 


그 결과 행복의 중요성을 강조받은 그룹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행복한 영상을 봤을 때 느낀 행복감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슬픈 영상에서는 두 그룹의 감정 상태에 차이가 없었다. 즉 행복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이 행복해야할 상황에서 되려 행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영상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려고 더 열심히 노력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행복을 평가하면 불행해진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연구자들은 행복을 간절하게 원할수록 딱히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상태를 지각하거나 훨씬 더 행복해보이는 타인을 보게 될 경우, 기대치만큼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상태에 쉽게 좌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행복해 지고 싶다고 생각할수록 딱히 나쁘지 않은 평범한 매일매일에 괜히 더 실망하고 좌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공부든 외모든 자신의 성과가 좋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해버릇할수록 그 과정에서 괜히 남들과 비교하며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고 너가 이래서 안 되는 거라며 스스로에게 모진 말을 던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긍정적 정서 상태’가 목적인 행복의 경우는 자신이 행복한지 평가하는 과정 자체가 목표를 망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저런 감정이 밀려올 때 ‘감정 = 나’인 것처럼 감정 자체에 스스로를 지나치게 이입하고 ‘이런 일로 슬퍼하는/불안해하는/화를 내는 내가 싫다’ 같은 평가질을 그만두도록 조언하는 학자들이 있다(Ford et al., 2017). 


앞서 언급했듯 ‘이상적인 정서 상태’나 내가 반드시 느껴야 할 행복감의 크기 또는 꼭 피해야 할 부정적 정서들 같이 감정에 옳고 그름의 기준을 정할수록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다양한 감정들의 존재에 쓸데없이 실망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저 한 발짝 떨어져 슬플 때는 ‘내가 지금 슬프구나’, 기쁠 때는 ‘내가 지금 기쁘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감정은 평가할수록 나빠질 수 있다는 것 기억해보자. 

 

 

[1] Mauss, I. B., Tamir, M., Anderson, C. L., & Savino, N. S. (2011). Can seeking happiness make people unhappy? Paradoxical effects of valuing happiness. Emotion, 11, 807-815.

[2] Ford, B. Q., Lam, P., John, O. P., & Mauss, I. B. (2017). The psychological health benefits of accepting negative emotions and thoughts: laboratory, diary, and longitudinal evid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 스스로를 돌보는 게 서툰 이들을 위해 <내 마음을 부탁해>를 썼다. 현재는 UNC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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