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거인이 암세포를 이고 있는 이유

2018.04.09 02:00
생명과학 학술지 셀(Cell) 4월 5일자 표지 - 사진 제공 셀
생명과학 학술지 '셀(Cell)' 4월 5일자 표지 - 사진 제공 셀

생명과학 학술지 '셀(Cell)'의 이번주 표지는 변이 DNA로 가득한 세포를 힘겹게 등에 이고 있는 아틀라스를 묘사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 속 거인신(티탄)의 일원이다. 올림푸스의 신들에 대항해 전쟁을 일으켰다 패해, 제우스로부터 영원히 하늘을 짊어지는 형벌을 받았다.


신화에서 아틀라스가 짊어진 것은 하늘(천구)이지만, 많은 예술작품에서는 천구가 아니라 지구를 짊어진 모습으로도 묘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틀라스'는 각종 지도를 표현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생명과학 학술지인 셀에서 아틀라스를 표지에 등장시킨 것도 지도와 관련이 있다.


이번 호 셀은 암게놈아틀라스(The Cancer Genome Atlas, TCGA) 공동연구팀(컨소시엄)의 최신 암 지도 프로젝트인, '판캔서 아틀라스(PanCancer Atlas)'의 성과를 모두 27개의 기사 및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셀 외에 셀리포트 등 자매지를 온통 '도배'했다). 판캔서 아틀라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33개 암에 대해 DNA와 세포 차원의 상세한 정보를 담아 정리하는 프로젝트다. 총 1만1000개의 종양을 각각의 암으로부터 얻어 게놈을 분석했다. 그 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각의 암이 언제 어느 부위에서 왜 걸리는지를 자세히 분석했다. 암을 유전자 차원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재분류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런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에 대한 새로운 초대형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연구팀은 여전히 암과의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셀이 이번호 표지로 아틀라스를 등장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끝나지 않을 형벌을 이고 끝없이 고통스러운 싸움을 해야 하는 아틀라스의 운명은, 암이라는 막강한 상대와 싸우고 있는 인류의 운명과 닮았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을 것 역시 보여준다. 표지의 아틀라스는 희미한 달빛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셀은 이것이 암 정복을 위한 '문샷(Moonshot)' 프로젝트를 상징한다고 밝히고 있다. 문샷은 미국 케네디 정부가 인류를 달에 보내기 위해 연구 및 투자역량을 집중한 아폴로 프로젝트의 또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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