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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수거대란, 해결책은 과학기술 vs 시민의식?

2018년 04월 06일 18:24

 

 

중국이 2017년 7월 폐기물 수입 중단조치를 내린데 이어, 올 1월부터 우리나라 정부가 폐기물소각매립부담금제도를 실시했다. 이는 곧바로 폐기물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일상에서 나오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은 오염된 경우가 많아 선별해 세척하는 설비를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 오염이 심하면 매립하거나 소각할 수밖에 없어 부담금 대상이 된다. 이런 비용을 감안하면 이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 업체들이 수거 보이콧을 선언했던 것이다.

 

폐기물 수거 업체들이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1월부터 대안을 요청했지만 정부 대응은 미흡했다”며 “매각이나 소각하려면 부담금까지 내야는 상황이라 돈이 안 되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은 가져가지 않겠다”고 선언해 생활쓰레기 수거 대란이 발생했다. 환경부는 6일 오전까지도 수도권 내 긴급 현장점검 실시 이외에 뽀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그렇다면 과학기술로 폐기물 문제 해결의 묘수를 찾을 수는 없을까? 국립환경과학원과 학계에 따르면 국내 업계가 현재 보유한 폐기물 재활용 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올라와 있는 반면,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은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해외에선 미생물이나 곤충을 이용해 폐기물을 생분해 시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재활용 기술 EU 수준, 에너지전환 기술은 미미

 

한국에서 폐기물은 일반 폐기물과 지정 폐기물 등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이 중 재활용 또는 소각해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은 일반 폐기물이며, 폐유나 폐산처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지정 폐기물은 산업계에서 발생하면 국가 또는 가정 등에서 발생하면 각 지자체가 정한 절차에 의해 처리하고 있다.

 

황동건 국립환경과학원 자원순환연구과 연구사는 “전체 폐기물의 95%는 일반 폐기물”이라며 “공정을 거쳐 재사용 가능한 연료로 합성하거나 각종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소재 폐비닐 재활용업체를 방문해 폐비닐 수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소재 폐비닐 재활용업체를 방문해 폐비닐 수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기술 발달로 2000년대 초반부터는 복합재질 플라스틱인 폐비닐 등 최소 2만 가지가 넘는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을 필요에 맞게 재활용하거나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발전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일반 폐기물의 운명은 오염 정도에 좌우된다. 세척해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경우에는 부수거나 녹인다음, 건축자재나 각종 산업에서 쓰일 수 있는 고형원료로 탈바꿈 시킨다. 환경부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세척해서 버리길 요구하는 이유다. 반면 오염정도가 심해 세척으로 회복이 안 되면 매립하거나 소각한다. 매립은 자연의 정화작용에 맡기는 것이며, 소각은 폐기물을 재료로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2017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4.6%였다.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63.5%는 폐기물 소각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 하지만 폐기물을 재료로 소각해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전환 기술은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2017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폐기물 소각 톤당 평균 발전량은 63kWh(킬로와트시)로 스웨덴(1383kWh)이나 네덜란드 (999kWh) 등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승희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장(현 경기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국내 재활용 능력 자체는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수준”이라며 “재활용기술 뿐아니라 아직 기술 수준이 미흡한 에너지 전환기술, 생분해기술 등도 다양하게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비닐봉지 먹는 애벌레 등 친환경 생분해 연구도 진행 중

 

중국이 폐기물수입을 끊으면서 국내 재활용 및 소각 설비와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 양의 불균형이 커질 전망이다. 결국 이와 관련한 설비를 추가로 짓지 않는다면 매립해야 하는 폐기물 양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비닐과 같은 플라스틱류를 땅에 묻으면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린다고 알려졌다. 이를 앞당기는 방법은 없을까? 곤충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분해 속도를 단축시키려는 연구가 속속 진행 중이다.

 

2016년 3월 사이언스에는 흔히 페트병이라 불리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빠르게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는 연구가 소개됐다. 일본 교토대 고분자연구소 요시다 쇼스케 박사팀이 찾은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Ideonella sakaiensis) 박테리아가 가진 효소를 PET 필름에 바르자 하루에 1㎠당 0.13mg을 분해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미지 확대하기꿀벌 부채 명나방 애벌레가 봉지를 먹고 있는 장면이다.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제공
꿀벌 부채 명나방 애벌레가 봉지를 먹고 있는 장면이다.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제공

 

또 영국 캐임브리지대와 스페인 국립 연구위원회(CSIC) 등 공동 연구팀이 '꿀벌 부채 명나방'(Galleria mellonella) 애벌레가 비닐 봉지를 먹고 분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지난해 4월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당시 페데리카 베르토치니 CSIC 박사는 “비닐봉지에 애벌레 100마리를 넣어두자 40분만에 구멍이 났다”며 “12시간 뒤에는 봉지 무게가 92mg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승희 학회장은 “환경곤충이나 미생물을 이용해 폐기물을 없앨 수 있겠지만 실용성을 갖추기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재활용보다 줄이는 것이 먼저다?

 

과학기술을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연구는 중요하다. 하지만 청정사회를 위해 정부와 시민 역시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희 학회장은 “쏟아지는 폐기물을 과학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오염도가 적은 색소나 재료를 사용하고 과대 포장된 부분은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 스스로도 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기물 분야에서 회자되는 불문율로 ‘3R원칙’이 있다. 첫째 줄이고(Reduce), 둘째 재사용(Reuse)하며, 셋째가 재활용(Recycle)한다는 내용이다. 폐기물을 과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고민함과 아울러, 배출량 자체를 낮춘다는 첫째 원칙부터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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