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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어디까지 써 봤니? 여성직업, 장애인, 예술작품까지 끝없이 확장 중

2018년 03월 27일 18:30

얼마 전 애플이 이모티콘에 장애를 주제로 한 이미지를 추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애플은 미국 청각장애인협회, 뇌성마비위원회 등 장애인 지원 기관들과 협력해 맹인 안내견, 의족, 의수, 휠체어, 보청기 등 13개의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애플은 새로운 이모티콘을 유니코드 협회에 제안하고, “장애인들이 모든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하듯이, 이모티콘 세계에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이모티콘은 유니코드에 의해 채택될 경우 향후 iOS가 업데이트될 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모티콘은 이제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을 표현함에 있어 인종과 성별, 장애 유무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모티콘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애플이 새롭게 제안한 장애인 이모티콘들 – 애플 제공
애플이 새롭게 제안한 장애인 이모티콘들 – 애플 제공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다르다?

 

이모티콘은 ‘감정(emotion)’과 ‘기호(icon)가 합쳐진 말로서, 인터넷, 채팅, 이메일, SNS 등 온라인에서 쓰이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모티콘’이라 통칭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모티콘(emoticon)’과 ‘이모지(emoji)’를 구분해 부릅니다.

 

이모티콘은 ‘:-)’와 같이 특수기호를 입력해 표정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이모지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노란색 스마일이나 엄지, 하트 표시와 같이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미지 기호입니다.

 

이미지 확대하기다양한 이모지들 – 이모지피디아 제공
다양한 이모지들 – 이모지피디아 제공

1982년 처음 이모티콘을 사용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 과학자 스캇 파울먼 교수는 이모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모지로 만들어진 노란색 스마일 표시는 매우 못생겼다”며, “키보드 문자를 사용해 감정을 표현할 기발한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는 기회를 망쳐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이모티콘(왼쪽)이 이모지(오른쪽)로 바뀌었다. - 위키미디어 제공
이모티콘(왼쪽)이 이모지(오른쪽)로 바뀌었다. - 위키미디어 제공

일본에서 유래한 이모지

 

이모지는 1999년 일본 이동통신 업체 NTT도코모의 쿠리타 시게타카가 첫 프로토 타입을 제작했습니다. 이모지는 본래 ‘그림 문자’라는 뜻의 일본어입니다. 당시 48자 밖에 들어갈 수 없는 작은 LCD 화면에 텍스트만으로는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 그림을 사용하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초기의 이모지 - NTT 도코모 제공
초기의 이모지 - NTT 도코모 제공

이모지는 해외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약 10년 후, 이모지는 표정, 사람, 동물, 사물, 날씨, 장소 등을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됐습니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도 보편적인 감정을 갖고 비슷한 방식으로 이미지에 반응한 결과였습니다.

 

스마트폰과 다양한 SNS 수단의 발전도 이모지의 보급에 한몫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느낌인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말하기 위해 이모지로 대화 속 메시지를 채웠습니다. 이모지만으로 모든 이야기를 전달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성, 인종, 장애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기까지

 

세계적으로 이모티콘의 인기가 커지며, 텍스트에 갇혀 자신을 표현했던 방식이 변화하고 확대됐습니다. 재미있는 건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이모티콘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식 안에서 새로운 말하기뿐 아니라 새로운 사고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이모티콘은 어떻게 생겨날까요? 새로운 이모티콘은 유니코드 협회를 통해 주요 컴퓨터 하드웨어 회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정부 부처에서 유니코드 표준에 대한 업데이트가 논의됩니다. 이를 위해 1년에 몇 차례 협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모티콘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고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모티콘의 역사 속에 굵직한 업데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2년에는 이모티콘에 이성애 커플 외에 게이 및 레즈비언 커플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2014년에는 이모티콘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얼굴이 추가되며 다문화가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해에 들어 비로소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피부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본래 한 가지였던 피부색에 5가지 색상이 추가됐다. - 유니코드 협회 제공
본래 한 가지였던 피부색에 5가지 색상이 추가됐다. - 유니코드 협회 제공

2016년에는 성적 편견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여성의 역할에 대한 편견을 깰 만한 다양한 이모티콘이 등장했습니다. 구글은 남녀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의사, 과학자, 용접공, 정비공, 록 스타, 농부 등 전문직 여성을 그린 11가지 새로운 이모티콘을 제시했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여성의 직업을 다양하게 표현한 이모티콘 – 구글 제공
여성의 직업을 다양하게 표현한 이모티콘 – 구글 제공

또 같은 해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12살 소년이 인스타그램에서 권총 이모티콘을 사용해 학교를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애플은 권총 이모티콘을 모두 물총 이모티콘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올해 애플은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이모티콘을 제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총기 사용의 공격성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권총 이미지(왼쪽)에서 물총 이미지(오른쪽)로 이모티콘이 바뀌었다. - 애플 제공
총기 사용의 공격성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권총 이미지(왼쪽)에서 물총 이미지(오른쪽)로 이모티콘이 바뀌었다. - 애플 제공

캐나다 라이어슨대학교의 디지털 인문센터에서 언어 및 의사소통을 연구하는 비얀 에반스는 “이모티콘은 의사소통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시키는 편리한 시각적 도구”라며, “사용자 간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세태와 문화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전 등재, 예술 장르까지 진출한 이모티콘

 

이모티콘은 시대 흐름 속에 변화하는 세계관을 담아내고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어디까지나 재미로 주고받는 그림 문자입니다. 그러한 이모티콘이 옥스퍼드, 딕셔너리닷컴 등 권위 있는 사전에 올라가며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트와 스마일 등 간단한 이모티콘부터 등재되기 시작해서, 2015년에는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그 해 가장 많이 쓰인 단어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선정했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 - 이모지피디아 제공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 - 이모지피디아 제공

한편으로는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예술작품으로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모티콘을 즐겨쓰는 사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표현 매체가 공식적인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다는 소식이 흥미롭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위스의 비주얼 아티스트인 마티우 레이시는 이모티콘에서 가장 상징적인 음식 이미지만을 골라 선명한 시각적 그래픽으로 만들었습니다. 과정은 매우 간단합니다. 단색 배경에 이모티콘 속 사물과 색체, 각도까지 똑같은 모습으로 복제해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렇게 얻어진 작품들은 전시와 출판을 통해 대중들을 새롭게 만났습니다. 작가는 이모티콘을 모사한 작품 활동에 대해 “이모티콘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문화를 반영함으로써 상업적인 작품에 유머러스한 요소를 가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예술 작품으로 등장한 이모티콘 – 푸드 앤 컬처 저널 제공
예술 작품으로 등장한 이모티콘 – 푸드 앤 컬처 저널 제공

 

 

출처 및 참고:

 

https://www.unicode.org/L2/L2018/18080-accessibility-emoji.pdf

https://www.independent.co.uk/life-style/gadgets-and-tech/news/happy-30th-birthday-emoticon-8120158.html

https://www.huffingtonpost.co.uk/2015/02/24/apples-new-ios-update-brings-diverse-emojis-to-your-iphone_n_6741322.html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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