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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슈트 입고 성화봉송… 올 겨울 평창은 로봇의 성지

2018년 03월 13일 00:00
이미지 확대하기장애인 테니스 국가대표를 지낸 이용로(가운데)씨가 3일 평창 패럴림픽 성화 합화식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성화를 넘기고 있다.
장애인 테니스 국가대표를 지낸 이용로(가운데)씨가 3일 평창 패럴림픽 성화 합화식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성화를 넘기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대회 성화합화행사’에서 성화봉송주자로 전 장애인 테니스 국가대표 이용로 씨가 등장했다. 이 씨는 척추신경을 다친 하반신 마비 환자. 혼자 힘으로는 걸을 수 없는 그이지만, 하체보조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을 입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가며 성화를 옮겼다. 개발자 공경철 서강대 교수와 함께 성화를 봉송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워크온은 2016년에 열린 국제 사이보그 올림픽 ‘사이배슬론’에 참가해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마비 환자가 로봇의 힘을 빌려 계단오르기, 방향 바꾸기, 징검다리 넘기 등의 종목을 해 내는 시합이다. 이번 성화 봉송은 한국의 장애인 보조로봇 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드러냈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도 이제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여러모로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로봇 올림픽’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다. 어느 곳을 가든 로봇을 만날 수 있고, 또 로봇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기술의 진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미래 전시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성화봉송에 로봇이 동원된 건 패럴림픽 뿐 아니다. 평창 올림픽도 성화 봉송과정에서 로봇의 축제가 계속됐다.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팀이 개발한 해저탐사 6족보행 로봇 ‘크랩스터’는 2월 2일 해녀들과 함께 수중 성화 봉송에 나서 화제가 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휴보도 성화봉송에 나섰다. 휴보2와 탑승형 로봇 휴보 FX-2도 성화봉송에 참여했다.

 

이미지 확대하기로봇 휴보의 성화봉송 장면
로봇 휴보의 성화봉송 장면

로봇을 주축으로 한 특별 이벤트도 연이어 이어졌다. 2월 국내 연구팀의 개발한 8대의 로봇이 눈 위에 올라 세계최초의 ‘로봇 스키 대회’를 열고 실력을 겨뤘다. 2월 12일 오후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스키로봇 챌린지’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이 대회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5개의 기문(깃발)을 통과하고 속도를 겨루는 세계 최초의 로봇 스키대회로 세계 각국 보도진의 관심을 끌었다.

 

대회는 두 개 팀이 5개의 기문을 안정적으로 통과하는데 성공해 로봇스키기술이 실현 가능함을 보였다. 1위는 로봇 전문기업 미니로봇이 개발한 ‘태권브이’가 차지했다. 키 75cm, 무게 12kg의 소형 로봇으로, 민첩한 동작을 무기로 전 구간(80m)에 있는 기문 5개를 모두 통과하고 최고기록 18.0초를 기록했다. 2위에 오른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스키로’ 역시 기문 5개를 모두 통과했지만 22.2초로 시간에서 뒤처졌다. 위원장인 오준호 KAIST 교수는 이 대회에 대해 “한국 로봇기술을 전 세계에 증명한 자리”라고 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출전 순서를 결정하기 위한 ‘최종예선’에서 한양대 연구진이 스키로봇 ‘다이애나’를 준비시키고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 전승민 기자

출전 순서를 결정하기 위한 ‘최종예선’에서 한양대 연구진이 스키로봇 ‘다이애나’를 준비시키고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 전승민 기자

이번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경기종목은 ‘컬링’. 이 시기에 맞춰 컬링 로봇도 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공모를 통해 컬링로봇 개발 주관기관으로 고려대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연구진은 1년에 걸쳐 컬링 로봇을 개발한 로봇을 8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경기도 이천)에서 공개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최적의 컬링스톤 투구 전략을 만드는 인공지능 컬링 SW인 ‘컬브레인’과 인공지능 컬링로봇인 ‘컬리(Curly)’를 개발했다. 컬링로봇은 머리부분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경기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전략을 학습해 빙판 위에서 경기를 수행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오전에 열린 사전시연에서는 춘천기계공고 컬링팀을 1-0으로 이기는 등 인간 못지 않은 실력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오후에 열린 본 경기에서는 0-3으로 졌다. 공평을 기하기 위해 스위핑(브러쉬질) 없이 진행했으나 실력의 차이가 점점 드러났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빙질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로봇이 인간만큼 컬링을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엿봤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이미지 확대하기인공지능(AI) 컬링로봇 시스템 ‘컬리(Curly)’의 투구로봇이 8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 열린 춘천기계공고 컬링팀과의 대결에서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인공지능(AI) 컬링로봇 시스템 ‘컬리(Curly)’의 투구로봇이 8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 열린 춘천기계공고 컬링팀과의 대결에서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로봇들이 이벤트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 시설들에서 가동 중인 로봇은 11종 85대다. 공항, 경기장, 선수촌 등 현장 곳곳에 투입했다. 주요 행사장에서 경기 일정과 관광 정보 등을 로봇이 안내하고, 공항에서는 평창과 강릉지역 이동을 위한 교통수단 안내, 에스코트 등도 제공 했다. 패럴림픽에선 관련 정보와 영상을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파티로봇도 활약 중이다.

 

벽화를 그리는 ‘벽화로봇’도 등장했다. 올림픽스타디움, 미디어촌, 경기장 등에 10대가 배치돼 벽화그리는 모습을 시연했다. 지상 20m 높이까지 벽화를 그리고 4가지 잉크로 1천만 가지의 색상을 구현해 낼 수 있다.

 

강릉 미디어촌의 식당과 라운지에는 바닥에 빔을 쏴 경기 정보, 메뉴, 날씨 등을 알려주는 ‘파티로봇’이 돌아다녔다. 서빙 로봇이 음료를 나눠주고, 청소 로봇도 활약했다. 1회 충전으로 16시간 동안 수심 5m에서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가 시선을 끌었다. 경기현장에 배치됐던 안내로봇 ‘퓨로’는 음성인식 센서가 있어 명령을 알아듣는다.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보내주고 경기 일정과 주변 관광지, 이벤트 행사 등을 안내하고 통역 서비스도 진행한다.

 

대회 기간 이들 로봇의 운영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했다. 이번 겨울 평창에서 활약했던 국산 로봇들, 특별 이벤트를 통해 공개됐던 많은 로봇들은 모두 한국 로봇기술이 세계적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겨울을 계기로, 한국 로봇기술 연구가 더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했던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과 마케팅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제작기업들은 정식 올림픽 후원사가 아니라서 직접 홍보활동을 벌이진 못했다”면서도 “한국의 로봇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한 점에서 적잖은 이미지 재고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조직위원회는 올림픽 로봇 활용 안내를 담은 리플릿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로봇 활용 안내를 담은 리플릿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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