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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연구자들, “중규모 연구 과제 늘리고 PBS 폐지해야”

2018년 03월 13일 17:46
이미지 확대하기임대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국가 R&D 혁신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국가 R&D 혁신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금은 정부 주도에 단기적인 성과 관리에 얽매여 있는데 도전적인 연구가 되겠습니까? 연구자가 진정 신뢰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이뤄야 합니다.”


이승복 연구제도혁신기획공동단장(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은 1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R&D 토크콘서트’ 주제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단장은 2017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4달 동안 45명의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한 연구제도혁신기획단 공동단장을 맡아 한국의 R&D를 개편할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했다.


이 공동단장은 “현장 연구자의 의견을 모아 본 결과 세 가지 중요 혁신 임무가 도출됐다”며 “자율적 창의적 연구환경 조성, 신뢰할 수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 투명하고 효율적인 연구개발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이승복 연구제도혁신기획공동단장(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승복 연구제도혁신기획공동단장(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비의 적정한 배분 문제가 가장 먼저 논의됐다. 이 단장은 “5만 여 개에 달하는 국가 R&D 과제 중 절반 이상이 5000만 원의 소액 과제로 채워진 현재의 연구비 지원 체제를 수정해, 중견 연구자에게 보다 큰 금액의 연구비를 지원하자”는 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중견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또 지금은 신진연구자가 5000만 원짜리 과제밖에 지원할 수 없어 일시적 지원에 그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3억 원짜리 중견 과제까지 지원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반대로 10억 이상의 거액 과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체의 5.5%에 해당하는 거액 과제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반해, R&D 효과는 의문이라는 뜻이었다. 토론자로 참여한 조혜성 아주대 의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에도 미국국립보건원(NIH) 제공 연구비 규모는 1인당 연간 2억~5억 원대”라며 “우리도 그 정도 규모의 연구 과제를 대폭 늘리게끔 지원 과제 종류와 체계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처한 현황을 직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 단장은 “출연연은 8조 원의 연구비를 쓰지만 R&D의 효율성이 낮다”며 “정년이 짧고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으며 수직적 위계가 강해 자율성이 떨어지는 등 여건이 나빠 우수 연구자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특히 연구자가 프로젝트(과제) 제안서를 낸 뒤 심사를 통해 연구 과제를 수주하는 ‘PBS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토론자로 참석한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사신경생리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은 “PBS는 원래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제도”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저 직접비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돼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하고픈 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건비 확보를 위해 1인당 4.5개씩 과제를 PBS로 수주하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PBS는 완전히 폐지하고 새로운 연구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모든 문제의 시작이 PBS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며 “하지만 PBS가 있어 그나마 연구비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일부 주장도 있고,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PBS 제도에 찬성하는 출연연도 있을 정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근본적인 개편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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