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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獸)페셜리스트] 10년 넘게 동물병원에 있던 수의사가 사료 제조에 뛰어든 이유는?

2018년 03월 14일 03:00

 “개를 데리고 병원에 온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만한 사료가 없었습니다. 차선책으로 해외 유명 회사의 수입 사료를 권하곤 했지요. 수의사로서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세준 알파벳(AlphaVET) 대표(46)는 최근 고양이용 처방 사료인 ‘F’를 내놓았다. ‘F’는 결석이 안 생기도록 성분을 바꾼 사료다. 이 사료를 꾸준히 먹이면 고양이에게 흔히 생기는 질병인 방광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미지 확대하기안세준 알파벳 대표가 방광염에 걸린 고양이를 위한 처방 사료 ‘F’를 들고 있다. 안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사료를 추구하며 좋은 재료를 이용해 개나 고양이의 건강 상태에 맞는 사료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안세준 제공.
안세준 알파벳 대표가 방광염에 걸린 고양이를 위한 처방 사료 ‘F’를 들고 있다. 안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사료를 추구하며 좋은 재료를 이용해 개나 고양이의 건강 상태에 맞는 사료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안세준 제공.

 


  안 대표가 만드는 사료는 모두 사명(社名)처럼 알파벳으로 이름을 붙인다. 귀 질환과 알레르기원을 제거한 개용 처방 사료 ‘E(Ear care)’나 심장 질환과 고혈압을 관리하는 ‘H(Heart care)’ 사료가 대표적이다. 개 처방 사료 5종, 일반 사료 3종 등의 이름도 마찬가지로 알파벳이다. 올해에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곤충 단백질을 넣은 사료 ‘M’ 출시도 계획돼 있다.


  안 대표 본인도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수의사였다. 충남대 수의대를 졸업한 뒤 1998년 동물병원을 차렸다. 본래 전공은 자기공명영상(MRI). 2003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동물 전용 MRI 기기를 도입했다. 그랬던 그가 사료 제조에 뛰어든 것은 아픈 동물에게 좋은 사료를 추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동물도 연령과 질병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식단이 필요합니다. 간단하게는 강아지용 사료는 성견이나 노견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야 합니다. 간이 안 좋은 개에 대해서는 구리 함량을 줄여야 하고요. 이렇게 딱 맞추면서도 동시에 좋은 재료로 만든 사료가 없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그는 2013년 동료 수의사나 수의과 졸업생들과 함께 창업했다. 회사 이름은 수의사(veterinarian)의 영어 약자인 vet을 넣어 ‘알파벳(AlphaVET)’이라고 지었다. 


  안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사료’를 추구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평생 사료만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안전한 유기농 재료를 사용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처방 사료를 유기농으로 만든 것은 알파벳이 처음이다. 그러나 유기농 재료 비율이 높을수록 좋은 사료라는 세간의 상식과 달리, 알파벳 사료에서 유기농 재료 비율은 70% 정도다. 


 “유기농 재료 비율이 높을수록 안전한 먹거리가 됩니다. 그런데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하면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가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료가 되기 위해 필요한 성분 중 일부는 유기농 재료에서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만든 사료는 우리나라 전국 동물병원 1000여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료 품질과 유통을 관리하기 위해 판매 경로를 동물병원 한 군데로 집중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시장도 개척 중이다. 지난해 1월 처음으로 홍콩 수출에 성공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와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 산업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안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반려동물 산업이 이미 자리 잡은 곳에는 중소기업이 진입하기 힘들다”며 “동남아 공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면서 미국 등 더 큰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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