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2018.03.03 09:00
pixabay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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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스페인에서 MWC 2018이 열리는 동안 연일 새로운 스마트폰 기술과 제품에 대한 소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카메라 기능이 향상된 삼성 갤럭시 S9 시리즈, 매트릭스 전화기를 부활시킨 노키아, 신기술로 무장한 비보의 에이펙스까지,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저마다 세련된 디자인과 화려한 신기능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MWC2018 에서 워너비 폰으로 떠오른 에이펙스(apex). 베젤없는 디자인, 스크린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 팝업 카메라 등의 신기술을 채택했습니다. - 유투브 캡처 (ttps://www.youtube.com/watch?v=wkndoqWH_FQ)
MWC2018 에서 워너비 폰으로 떠오른 에이펙스(apex). 베젤없는 디자인, 스크린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 팝업 카메라 등의 신기술을 채택했습니다. - 유투브 캡처 (ttps://www.youtube.com/watch?v=wkndoqWH_FQ)

 

MWC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스마트폰이 주인공은 아닐까요? 아침에 눈을 뜨며 잠들기 전까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이란 떠올리기조차 힘듭니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지며 각종 정신적 육체적 병폐를 낳고 있는 현실입니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근시, 안구건조증, 일자목 증후군, 두통, 어깨 및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합니다. 

 

머리가 나빠지고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많죠. 특히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SNS를 함께 많이 볼수록 불행하다는 연구는 치명적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심리학자 라매니 두바술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걸까요? 

 

2015년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라이트(light)’는 부피와 기능, 디자인을 대폭 줄이고 단순화시킨 라이트폰(Light Phone)을 출시하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이 폰은 신용카드 크기로 무게도 40g에 불과합니다. 각종 애플리케이션, 인터넷, 이메일은 물론 문자 메시지 기능도 없습니다. 전화번호도 단 9개만 저장이 가능합니다. 

 

웬만한 리모컨 보다 가볍고 심플한 라이트폰 - 라이트 제공
웬만한 리모컨 보다 가볍고 심플한 라이트폰 - 라이트 제공

 

이 전화기는 사실 보조(second) 전화기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착신 전환시켜 라이트폰으로 받는 것입니다. 전화기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앱을 다운받으면 라이트폰이 업데이트되며 계정이 생성되고 단축 다이얼이 설정됩니다. 

 

라이트의 공동 창업자인 조 할리어는 “산만하고 의존적인 스마트폰의 소비 행태는 일상을 파괴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우리 삶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금 되살리기 위해 때로 스마트폰을 내려놓기를 권한다"고 개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이 침몰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일러스트 - 라이트 제공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이 침몰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일러스트 - 라이트 제공 

 

라이트폰에 이어 최근 4G를 지원하는 라이트폰2가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숫자패드 대신 E-잉크 터치스크린을 적용했으며, 문자 메시지와 알람 기능을 추가한 것이 큰 변화입니다. 전작과 동일한 디자인에 무게가 80g으로 늘어나며 크기도 몇 mm 커졌습니다. 여기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지도, 우버 서비스, 날씨, 계산기, 사전 등의 기능 추가 여부를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새롭게 개발 중인 라이트폰2 - 라이트 제공
새롭게 개발 중인 라이트폰2 - 라이트 제공

 

여러 기능이 추가되더라도 이메일, SNS 기능은 들어갈 가능성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개발사의 철학에 어긋나기 때문이죠. 쌩쌩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하고 있다면, 보조 폰으로 하나쯤 구입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기능에서 몇 가지 기능으로 늘어난 라이트폰. 완전한 미니멀라이즘의 구현 역시 쉽지 않은 과제인 듯합니다. - 라이트 제공
한 가지 기능에서 몇 가지 기능으로 늘어난 라이트폰. 완전한 미니멀리즘의 구현 역시 쉽지 않은 과제인 듯합니다. - 라이트 제공


 

문제는 가격입니다. 미니멀리즘을 ‘구매’하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250달러(한화 약 27만원)로 책정돼 있습니다. 가볍지 않은 가격이 가장 큰 단점인 이 가벼운 폰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참고: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thelightphone/the-light-phone/description
https://www.thelightphone.com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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