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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 과학 교실] 아주 천천히 만들어진 작품 - 바위와 돌과 흙

2018년 02월 17일 17:00

    바위와 돌과 흙

    _윤병무

 

    어느 아침 숲 속 개울가에서
    바위와 돌과 흙이 모여
    서로 뽐내고 있었습니다

    먼저 바위가 우렁차게 말했습니다
    우리 중에 내가 가장 크고 무거워
    그러니 내가 대장이야

 

    그 말에 돌이 말했습니다
    바위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쓸모없어
    나는 적당해서 여러모로 쓸모 있어

    모래톱처럼 웃으며 흙이 말했습니다
    비록 나는 너희보다 작지만
    세상을 덮고 있는 만큼 가장 많아

  

    해가 하늘 높이 솟을 때까지
    우열이 가려지지 않자 이들은
    숲 속 동물과 식물에게 물었습니다

  

    동물과 식물은 한결같이 대답했습니다
    바위와 돌이 없어도 우리는 살 수 있지만
    흙이 없으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어

    사실을 얘기하는 이 한마디에
    바위와 돌은 고개를 숙였고
    흙은 흙먼지를 날리며 기뻐했습니다

  

    바위와 돌과 흙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해와 바람과 개울물이 함께 말했습니다
    얘들아 너희 셋은 원래는 형제자매였어

    이때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해와 바람과 물이 나를 도와서
    바위가 돌이 되었고 돌이 흙이 되었단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당신은 누구세요?
    그곳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궁금하니? 나의 이름은 ‘시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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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을 위한 덧말

지구의 바깥 면을 구성하는 큰 범위를 지각이라고 합니다. 그 지각의 겉면을 지표(地表)라고 합니다. 그 말뜻을 한자로 풀어 보면 땅 지(地​), 겉 표(表)이니, 지표라는 말은 땅의 겉면을 뜻합니다. 그 지표는 곳에 따라 커다란 암석이거나, 암석이 쪼개져 나온 바위이거나, 바위가 부서진 돌이거나, 돌이 잘게 부서진 흙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듯, 암석에서 시작된 바위나 돌이나 흙은 맨 처음부터 지금의 상태로 있었던 게 아닙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햇빛에 열을 받고, 추운 날씨에 얼었다가 녹고, 비바람에 깎이고, 홍수에 불어난 계곡물이나 강물에 휩쓸리고, 바다의 파도에 닳고, 자라나는 나무뿌리의 힘에 쪼개지면서 서서히 부서진 결과로 생긴 자연 현상입니다. 이것을 ‘풍화 작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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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화 작용은 침식 작용으로 이어집니다. 즉 비가 내리면 곳곳의 빗물이 모여 강물을 이루는데, 산속에서부터 시작된 강물은 계속 흐르면서 바위를 깎고 돌을 부수어 하류로 내려보냅니다. 또한 천 년 된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듯이 비바람에 깎인 암석과 바위와 돌이 아주 천천히 흙이 되어 원래 있던 자리에서 산이든 강이든 아래쪽으로 이동해서 새로운 지표를 만드는 일을 침식(浸蝕)이라고 합니다. 한자어로는 잠길 침(侵), 갉아 먹을 식(蝕)입니다.

 

이런 침식 작용은 다시 퇴적 작용으로 이어집니다. 풍화와 침식을 통해 지표의 암석이 바위가 되고 바위가 돌이 되고 돌이 흙이 되어서 생명을 다한 생물의 부스러기와 함께 섞여 땅에 켜켜이 쌓이거나, 바람에 실려 날아가거나, 상류의 물에 휩쓸려 하류로 흘러가서 쌓이는 자연 현상을 ‘퇴적 작용’이라고 합니다. ‘퇴적’의 한자어는 쌓을 퇴(堆), 쌓을 적(積)입니다.

 

그렇게 퇴적된 흙은 기후 환경이나 지형에 따라 성질이 달라집니다. 바다와 맞닿은 완만한 지형의 흙은 밀가루처럼 곱게 퇴적되어 개펄을 이루기도 하고, 산이나 들에는 죽은 생물의 부스러기가 많이 섞여 쌓인 황토 흙이 많습니다. 또한 맑은 강물 바닥이나, 바람이 세게 불고 건조한 기후 환경에서의 흙은 대부분 모래가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흙은 환경에 따라 성질은 달라도 이 세상의 지표를 뒤덮고 있습니다. 그러니 동시의 얘기처럼 흙이 없다면 대부분의 식물과 동물은 살아가지 못할 겁니다. 흙에서 살아가는 모든 식물과 동물은 ‘흙수저’로 태어나 흙수저로 생활하다가 끝내는 흙으로 되돌아갑니다. 다음 생물들에게 생명이라는 바통을 전달해 주면서 말입니다. 그것이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이겠습니다.

 

 

 

※ 필자 소개
윤병무. 시인. 시집으로 <5분의 추억>과  <고단>이 있으며, 동아사이언스에서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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