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환의 천기누설]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커플

2013.08.27 19:13

탐험가 마젤란의 이름이 붙은 대마젤란은하. - NASA 제공
탐험가 마젤란의 이름이 붙은 대마젤란은하. - NASA 제공

서로 다른 색깔의 커플이 보인다. 하나는 파랗고, 다른 하나는 붉은빛을 띠고 있다.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 중 하나인 대마젤란은하에 있는 두 성운이다. 대마젤란은하는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다.

 

색깔이 서로 다른 성운 커플의 영상은 유럽남반구천문대(ESO)의 VLT라는 거대망원경으로 촬영해 8월 7일에 공개한 것이다. 이 특이한 커플은 어떤 색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마젤란에게 감명을 주다

1519년 포르투갈 태생의 스페인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스페인을 떠나 남반구를 거치며 세계 일주를 시도했다. 남반구 항해 때 밤하늘에 구름처럼 빛나던 두 천체는 마젤란 일행에게 큰 감명을 주었을 것이다.

 

마젤란은 비록 필리핀에서 전사했지만, 살아남은 그의 선원들은 유럽으로 돌아왔을 때 두 천체의 존재를 알렸다. 두 천체는 마젤란을 기념해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물론 마젤란 이전의 유럽 탐험가들도 틀림없이 두 은하를 관찰했을 테지만,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았다.  

 

 

칠레 유럽남반구천문대(ESO)의 VLT 주변 밤하늘에 펼쳐져 있는 은하수와 대마젤란은하, 소마젤란은하. 대마젤란은하는 맨 왼쪽에 구름덩이처럼 보이는 천체이다. - ESO 제공
칠레 유럽남반구천문대(ESO)의 VLT 주변 밤하늘에 펼쳐져 있는 은하수와 대마젤란은하, 소마젤란은하. 대마젤란은하는 맨 왼쪽에 구름덩이처럼 보이는 천체이다. - ESO 제공

 

 

50년 전 남반구인 칠레에 ESO를 건설한 목적 중 하나도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를 자세히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대마젤란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겨우 16만 3000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우주 규모에서 보면 매우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또 대마젤란은하는 질량이 우리 은하 질량의 10분의 1도 안 되고, 지름은 1만 4000광년에 불과하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10만 광년에 이른다.

 

대마젤란은하는 불규칙은하로 분류된다. 주변에 있는 우리 은하, 소마젤란은하와의 상호 작용 때문에 모양이 일그러지고 복잡하게 변했던 것이다.

 

붉은색은 수소, 파란색은 산소 때문

대마젤란은하에서는 새로운 별들이 활발하게 태어나고 있다. 이렇게 별들이 탄생하는 영역 중 일부, 예를 들어 타란툴라성운은 눈에 보일 정도로 크다. 하지만 이보다 작은 성운들도 이에 못지않게 흥미롭다. 색다른 커플 NGC 2014와 2020이 좋은 예다.

 

 

 

유럽남반구천문대(ESO)의 VLT로 대마젤란은하에서 촬영한
유럽남반구천문대(ESO)의 VLT로 대마젤란은하에서 촬영한 '색다른 성운 커플' NGC 2014(오른쪽)와 NGC 2020. - ESO 제공

 

 

 

 

NGC 2014와 2020이 서로 다른 색깔을 띠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주변 가스의 화학적 조성이 다르고, 성운을 빛나게 만드는 별들의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별들과 각 성운 사이의 거리도 한몫을 한다.

 

핑크색을 띤 NGC 2014는 주로 수소 가스로 이뤄져 있는 성운이다. 이곳에 있는 젊고 뜨거운 별들이 내뿜는 강력한 빛이 주변의 수소 가스에서 전자를 들뜨게 했다가(심한 경우 원자에서 전자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인 이온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 붉은빛을 내놓게 만든다.

 

반면 파랗게 빛나는 NGC 2020은 수소 가스 대신 산소 가스를 이온화시킨 결과라고 한다. NGC 2020은 가장자리에 거품 구조가 있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덩치 큰 젊은 별들에서 불어 나온 강력한 바람(항성풍)이 주변 가스를 흩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성운의 모양과 색은 뜨거운 별과 주변 가스가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NGC 2014와 2020 같은 색다른 커플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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