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 지식을 접하는
가장 똑똑한 방법!

[짬짜면 과학 교실] 아침잠이 주는 달콤함

2017년 12월 09일 14:00

아침 소리


_윤병무


잠결의 아침 소리
우리집 농악 소리


태평소 같은 소리
아빠의 방귀 소리


꽹과리 같은 소리
엄마의 재채기 소리


태평소 소리 두 번
꽹과리 소리 네 번


아침마다 엉덩이로만
큰소리치는 아빠


아침마다 사방에다
고개인사하는 엄마


소리가 크면
냄새는 없다면서도


아빠는 창을 활짝 열어
아침을 불러들여요


아침이 들고 온 선물은
매번 아이스크림 잠


십 분 만에 먹으라며
아빠가 내 방문을 닫아 주면


나는 생그레 거북이 되어
이불 속에 얼굴을 넣지요

 


시인의 덧말


평일 아침마다 아내는 아침밥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일어나 거실로 나갑니다. 그런데 침구에서 남편이 숫자 열을 세기도 전에, 밤새 고요했던 집 안을 깨우는 소리가 주방 쪽에서 들립니다. 아내의 재채기 소리입니다. 짧으면 한두 번, 길면 네댓 번 연속으로 터지는 재채기 소리가 마치 얇은 놋쇠로 만든 꽹과리의 파열음이 되어 방문을 노크합니다. 아내는 서너 번 연달아 터지는 재채기를 하고 나면 힘이 드는지 “아이참” 하며 혼잣말을 합니다.


하고 싶지 않은 재채기는 왜 하게 될까요? 재채기는 숨을 들이마시는 과정에서 코 안의 점막 신경이 자극을 받아 간지럼을 느끼다가 화급히 숨을 바깥으로 뿜어내는 몸의 반사 작용입니다. 갑자기 바뀐 온도의 차이나 자극적인 냄새, 먼지 등이 들숨과 함께 코 안으로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코의 신경은 자극을 받습니다. 그러면 동시에 숨을 몇 차례 나눠 들이마시다가 주체할 수 없는 큰 소리와 함께 한꺼번에 숨을 내쉬어 이물질을 내보냄으로써 제 몸을 방어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재채기를 할 때 폐 속의 공기를 내뿜는 속도는 무려 시속 320킬로미터나 된다니 놀랍습니다. KTX 열차의 최고 속도보다 빠르지요. 그러니 본의 아니게 서너 번 연속해서 재채기를 하려면 실제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니 몸은 참 힘들겠습니다. 그래서 간혹 어떤 이는 재채기를 심하게 하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하고 허리 근육을 다치기도 한답니다.

나오려는 재채기를 멈추게 할 수도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예의를 지켜야 할 자리에서 나오려는 재채기를 멈추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코를 쥐는 것입니다. 간지럼 신호가 올 때, 재빨리 코를 쥐면 나오려던 재채기가 멈춥니다. 저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뀌기 싫은 방귀는 왜 뀌게 될까요?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음식만이 아니라 약간의 공기도 함께 삼키기 때문입니다. 위장 속에 음식과 함께 들어간 공기는 일부는 트림이 되어 다시 입 밖으로 나오지만, 일부는 소화된 음식과 함께 장(腸)으로 내려갑니다. 그 공기가 이미 장 속에서 발효된 물질에서 저절로 발생한 가스와 혼합되어 항문으로 배출되는 겁니다.


음식물을 먹으면 위장에서 1시간가량 지나야 소화가 됩니다. 그 시간이 되기 전에 눕거나 잠자리에 들면 위장은 역류를 막으려고 제 입구 쪽의 문을 좁히기에 트림으로 배출될 공기를 장으로 내려보내는 수밖에 없어 방귀 양이 많아집니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약 10회, 양으로는 700밀리리터나 되는 방귀를 뀐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걸어 다닐 때도 뀌지만 잠든 사이에도 뀐답니다. 그런데 큰 소리가 나는 방귀는 주로 탄수화물이 발효돼 나오는 방귀여서 소리는 커도 냄새는 대부분 고약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달걀이나 고기를 많이 먹어서 그 단백질이 가스가 된 방귀는 소리는 작아도 냄새가 지독합니다.

재채기든 방귀든 생리 작용이어서 거부하기 힘들지만, 사람들이 모여 있는 버스 안이나 실내에서는 불편해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재채기를 할 때는 옷소매로 입을 가려서 분무기 물방울처럼 퍼지는 분체(噴嚔) 범위를 좁혀야 합니다. 옷소매로도 막을 수도 없는 방귀는 웬만하면 잠시는 참을 수 있으니 거북하더라도 주위 사람을 배려해야 합니다. 배려하며 생활하기는 쉽지 않지만 사소한 배려는 잔잔한 호수에 퍼지는 파문 같은 조용한 기쁨을 줍니다. 아빠를 믿고 10분만 더 자는 달콤한 아침잠처럼 말입니다.

 

 

※ 편집자주

윤병무 시인이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에 이어 [짬짜면 과학 동시]를 연재합니다. 시심을 담아 과학을 노래하고, 시인의 시선으로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짬뽕과 짜장면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짬짜면처럼 시와 산문, 과학과 문학을 한번에 음미하는 흔치않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인의 눈으로 과학을 보고, 과학의 눈으로 시를 읽어보세요.


※ 필자 소개
윤병무. 시인. 시집으로 <5분의 추억>과  <고단>이 있으며, 동아사이언스에서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을 연재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지금
이기사
관련 태그 뉴스

동아사이언스 SNS로
최신 소식을 받아 보세요!

  • 과학동아
    과학동아페이스북 과학동아카카오스토리 과학동아트위터
  • 과학동아천문대
    과학동아천문대페이스북
  • 어과동TV
    어과동TV페이스북
관련 태그 뉴스

동아사이언스 SNS로
최신 소식을 받아 보세요!

  • 과학동아
    과학동아페이스북 과학동아카카오스토리 과학동아트위터
  • 과학동아천문대
    과학동아천문대페이스북
  • 어과동TV
    어과동TV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