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ㅣ벌써 12월이라니, 이건 너무 빠르잖아

2017년 12월 07일 00:00


12월입니다. 2017년 달력도 이제 마지막 장만 남았습니다. 분명 똑같은 하루 24시간인데 왜 해마다 시간이 점점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심리학자와 신경생리학자에 따르면 시계는 시간을 재는 도구일 뿐 시간은 뇌가 만든다고 합니다. 뇌에 있는 시계로 외부와 내부 변화를 감지해 그 차이를 시간으로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뇌에는 24시간을 주기로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하루주기성 시계’(Circadian clock)와 사건이 얼마나 지속하는가를 재는 ‘시간간격 시계’(interval timer)가 있습니다.


하루주기성 시계는 빛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눈에 있는 광수용체인 멜라놉신이 빛을 감지하면 그 정보는 시신경 교차상핵을 통해 하루 주기에 맞춰 생체반응을 조절하는 뇌영역으로 보내집니다.


시간간격시계는 대뇌피질 세포들이 어떤 사건에 반응하는 속도가 다른 것을 나타냅니다. 뇌의 각 영역엔 속도가 각기 다른 시계가 있어 그 조합이 변함에 따라 시간의 변화를 인지합니다.


“매력적인 여자와 함께 보내는 2시간은 2분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고 있는 2분은 2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
- 아인슈타인


시간의 상대성은 중대한 사고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극적으로 드러납니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움직이면 덜 다칠까 고민하기도 하고 주마등이 스쳐가기도 하지요.


이는 뇌가 짧은 시간을 잴 때 외부 환경의 변화가 아닌 신체 변화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사고를 당하면 감각이 예민해져 신체가 급속도로 변하고 뇌가 처리할 정보량이 크게 늘어납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피터 체 교수의 실험
실험참가자에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검은색 원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검은색 원 하나가 부풀어 올라 붉은색으로 변하도록 했다. 모든 원은 똑같이 1초 동안 보였지만 참가자들은 붉은색 원을 본 시간이 검은색 원을 본 시간보다 2배 길었다고 대답했다.


놀라면 뇌가 흥분해 주의력이 높아지고, 많은 정보를 처리하면서 시간이 더 오래 흘렀다고 판단합니다. 인간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변화를 많이 느낄수록 시간을 길게 느끼는 셈입니다.


시간은 우리가 기억하는 정보량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로버트 오른스타인 교수의 실험
다수의 실험참가자들은 피터 브뢰겔의 동판화인 ‘연금술사’와 단순한 사각형 그림을 똑같이 15초 동안 보았음에도 브뢰겔의 그림을 더 오래 봤다고 응답했다.


기억하는 정보량이 더 많은 브뢰겔의 그림을 더 길게 봤다고 느낀 것입니다.


당시에 시간이 빠르게 느껴질만큼 집중했던 일은 나중에 떠올릴 기억이 많아 지나고 나면 시간이 길었다 느끼고, 반대로 지루했던 일은 나중에 기억할 것이 없어 시간이 짧았다 느낀다는 겁니다.


흔히 나이가 들면 하루의 일상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기억에서 가져올 만한 정보가 적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이가 들어도 계속 색다른 경험을 하고 집중할 일이 많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메모나 사진 등으로 현재를 기록해 놓아 나중에 떠올릴 기억을 많이 갖는 것도 좋지요.


빨리 지나간 시간은 뒤에 추억으로 보상되고, 지겨운 일상은 망각으로 보상됩니다. 덧없이 흘러간 올해가 아쉽다면, 이제라도 새로운 일을 만들어 긴 기억으로 남기는 건 어떨까요?

 


- 참고: 과학동아 2007년 12월호 ‘12월이 빨리 지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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