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다산 컨퍼런스] 뜻밖의 죽음, 위상수학으로 막는다

2017년 12월 02일 18:00

최근 배우 김주혁 씨가 교통 사고로 사망해 충격을 안겼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김 씨가 운전석에서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나 블랙박스 영상을 바탕으로 사고의 원인이 급작스러운 심장마비였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이 많았다.

 

실제로 심장질환은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매년 1700만 명 이상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다.

 

정재훈 아주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는 12월 1~2일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2017 다산 컨퍼런스(이학 분야)에서 “진단 성공률 1% 차이에 수만 명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혈관계 질환은 혈관의 모양을 관찰하거나 혈류의 압력을 측정하는 방법 등으로 사전에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정 교수는 위상학적 데이터 분석이라는 수학 기법으로 혈관을 분석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건강한 혈관과 병든 혈관은 서로 위상이 다르다는 가설을 세운 것이다.

 

처음으로 환자의 원본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에서는 차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원본 데이터를 n차원 구에 투영해 생긴 상의 모양을 차원별로 분석했다. 그러자 기존 방법보다 더 정밀하게 혈관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정 교수는 “이론으로 가능성을 보였으니 앞으로 더욱 자세히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며, “심혈관계 질환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수술로 부작용을 겪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는 다산 컨퍼런스는 저명한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학술행사로,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수학 분야의 컨퍼런스는 대한수학회가 주관해 ‘현대 수학의 난제와 산업 문제 해결’을 주제로 진행했다. 수학이 주제에 포함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최근 수학계의 화두인 ‘산업수학’을 다룬 둘째 날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수학을 활용하는 사례가 이목을 끌었다. 최경진 캐나다 캘거리대 하스케인 경영대학원 교수는 통념과 달리 은퇴 후에 여가에 대한 금전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을 수학 모델로 설명했다. 모토코 코타니 일본 도호쿠대 이과대학원 교수는 재료과학에 쓰이는 기하학적 분석 방법을 소개했다.  

 

이향숙 대한수학회장은 “요즘에는 응용수학뿐 아니라 순수수학도 그대로 산업에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며,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외 수학자가 모여 연구 성과를 교류함으로써 젊은 연구자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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