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I 우유 마시는 어른은 돌연변이?!

2017년 12월 01일 21:00


우유를 마시면 배탈이 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유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인 락토오스(유당)를 소화시키는 락타아제 효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당분해효소결핍증’이라고 불리는 이 증세는 과학적으로 병이 아닙니다. 젖먹이 동물인 우리는 모두 락타아제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아기가 엄마의 젖을 먹는 동안에는 락타아제를 만드는 유전자가 활발한 활동을 합니다. 이유기를 거치고 어른이 먹는 음식에 의존할수록 락타아제는 점점 줄어들지요. 어른이 되면 락타아제를 만드는 유전자는 활동을 멈춥니다. 즉 유당분해효소결핍증은 어른이 되면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대단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전세계에서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어른은 각 인구 집단별로 약 1~10%에 불과합니다. 아시아의 대부분, 아프리카의 대부분, 유럽의 상당 부분이 속합니다.


그런데 유럽의 스웨덴, 덴마크, 아프리카의 수단, 중동의 요르단,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는 어른이 돼도 락타아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비율이 70~90%로 높습니다. 이렇게 어른이 돼도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모두 오랜 기간 목축업과 낙농업을 해 온 곳입니다.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이 음식의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우유를 마실 수 있는 능력과 목축업, 낙농업 사이의 상관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유전학 연구는 락타아제를 만들어내는 어른들의 락타아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음을 밝혔죠.


놀라운 건 돌연변이가 하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스웨덴에서 보이는 돌연변이는 아프리카의 수단에서 보이는 돌연변이와 염기 서열이 서로 다릅니다. 이는 지역별로 따로 발생한 돌연변이라는 뜻이죠. 유전학자와 인류학자들은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나타난 시기를 연구했습니다.


유럽에서 낙농업이 정착되기 이전 신석기 시대 인골에서 고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락타아제 돌연변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 이 돌연변이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시점은 낙농업이 시작된 이후가 됩니다. 결국 락타아제 돌연변이는 목축업과 낙농업 때문에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약 1만 년 전 이후로,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어쩌면 우유 마시기가 세계화되고 있는 지금도 인류는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진화 중일지도 모릅니다.

 


- 참고: 과학동아 2012년 08월호 ‘우유 마시는 사람은 '어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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