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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지식IN] 北 신형 ICBM 화성 15형, 워싱턴까지 타격한다고요?

2017년 11월 29일 17:30

29일 새벽 북한이 평양 교외에서 또 다시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렸습니다. 북한은 이어 성명을 통해 이 미사일이 기존에 비해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화성-15형이라 밝히며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고각 발사를 통해 역대 최대고도인 4475㎞까지 올라가 총 950㎞를 53분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1만㎞ 가량 떨어진 미국 동부 워싱턴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오전 브리핑에서 “고각이 아닌 정상각으로 발사할 때 사거리가 최대고도보다 3배 가량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미사일은) 1만 3000㎞이상 날아가는 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개조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뉴시스 제공
북한이 중대발표를 예고한 29일 낮 조선중앙TV 리춘히 아나운서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2달 뒤인 7월 4일 구성시 방현 일대에서 ICBM급인 '화성-14형'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습니다. 최대 고도는 약 2802㎞, 비행 거리는 약 933㎞였습니다. 이어 같은 달 28일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2차 발사가 이뤄졌고요. 당시 최대 고도는 약 1000km 늘어난 약 3724.9㎞, 비행 거리는 약 998㎞였습니다. 이번 화성 15형 미사일은 2차 때보다 고도를 800㎞ 가량 높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단기간에 미사일 사거리를 대폭 늘린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탄두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8일만에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무게를 낮추고 사거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날로 커지는 위협 속에서 오늘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핵심 궁금증들을 모아 봤습니다.
 


Q1. 화성-14형을 2번 고각 발사했고, 이번 화성-15형도 고각 발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과 9월 발사한 화성-12형은 정상각 발사라고 나왔습니다. 화성-15형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는 시험을 할 수도 있는 건가요?

 

A.  물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대 도달고도에 도달한 이번 발사의 엔진 추진력을 적용해 정상각발사를 하지 않을 거에요. 만약 연료 량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추력을 조절하지 않고 북한지역에서 발사한다면, 화성-14과 15형과 같은 ICBM급 미사일은 바다가 아닌 육지, 즉 다른 나라 영토가 사정거리에 들어오게 되거든요. 즉각적인 분쟁으로 격화될 수 있죠.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에 따라 크게 4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800㎞ 이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00~2000㎞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SM), 2000~6000㎞는 중거리탄도미사일, 6000㎞이상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 부릅니다.

 

북한은 사거리가 5000㎞급인 액체연료형 미사일엔 화성-12형, 그 이상부터 1만㎞급은 화성-14형, 이번에 발사한 것에는 화성-15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요. 화성 14형 이상의 ICBM급 미사일은 정상각 발사시 고각발사보다 2~3배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정상각 발사시험을 하려면 추력을 낮춰야 할 거에요.

 

이미지 확대하기(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북한미사일과 사거리 모식도(위), 화성-12형과 화성-14형 미사일의 제원-동아사이언스 제공 

Q2.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고각 발사보다 3배 이상 날아간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그렇다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미국 동부 워싱턴DC 지역 타격도 가능한 수준일텐데요.

 

A. 맞습니다. 미사일은 마치 농구 공을 골대에 넣을 때와 같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데요.

 

쏘아올리는 속도와 각도, 이 두 가지 요소가 미사일이 그리는 포물선 운동의 최대 도달고도와 수평 이동거리를 결정합니다. 마찰력이 작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70도 이상 고각 발사 보다 35~55도 정상각 발사가 2~3배 이상 멀리 날아가게 됩니다. 45도로 발사하면 가장 멀리 날아가고요.

 

이번 화성-15형이 약 4475㎞ 높이까지 올라간 것을 볼 때, 고각 발사 대신 정상각 발사가 이뤄졌다면 약 1만 3000㎞를 날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거죠. 북한에서 워싱턴까지 직선거리가 약 1만 1000㎞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타격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Q3. 미사일을 완전하게 통제하려면, 고각 발사와 정상각 발사를 모두 시험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동일한 미사일이라도 고각 발사와 정상각 발사 때 대기권 재진입 속도와 그로 인한 탄두의 온도 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미사일은 지표로부터 약 100㎞ 상공의 대기권 경계에 도달할 때까지 엔진의 추력을 받아 가속됩니다. 대기권을 넘어 계속 상승하면서 중력에 의해 속도가 줄어들어 최대 높이에 도달하고 지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해 마찰이 있는 대기권으로 재진입하기 전까지 다시 가속됩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화성-14형의 경우 고각 발사 후 대기권 재진입속도가 마하 20 (시속 약 2만4500㎞) 이하지만 정상각 발사에서는 마하 24~25 (시속 약 3만㎞)정도로 시속 5000㎞ 이상 차이가 나게 됩니다. 또 재진입 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해 미사일의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고각 발사 때와 정상각 발사 때 재진입 온도의 차이가 생깁니다. 화성-14형의 재진입 온도는 고각발사 때(4000도)보다 정상각 발사가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어요.

 

결국 미사일을 완성하려면 두 가지 발사 형태를 모두 시험해야하는 것이죠. 고각발사 시험을 통해 엔진 추력이나 분리시간 같은 미사일 성능을 보고, 정상각 발사 시험을 통해 높은 온도에 견디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미사일에서 분리된 탄두는 대기권재집입시 7000~8000도 온도를 견뎌야 한다. 공기마찰로 인한 이런 온도 충격을 견디기 위해 탄두 모양을 젖병형이나 뾰족형 등으로 다양하게 적용해 연구가 진행 중이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Q4.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목적이 요격시스템 회피를 위한 다탄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이야기도 있던데요?

 

A. 현재로서 명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얘기의 진원지는 일본인데요. 오노데라 일본 방위상은 이날 새벽 비행체가 3개로 확인됐느냐는 질문에 “다탄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지를 남겼지만 명확히 답을 준 것은 아니었죠.

 

하지만 북한 측이 미사일 회피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2월 고체연료 기반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통해 여러 차례 회피기동 기술을 선보인 바 있거든요.

 

미사일 회피 기술은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 표적을 향해 미사일을 정확히 날릴 수 있게 된다 해도 상대국이 미사일방어체계(MD), 즉 요격시스템을 발동해 탄두를 공중에서 폭파시키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에요. 명확한 의도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북한의 발사 목적은 외교적 문제와 기술적 문제 등이 다각도로 작용했다고 분석하는게 맞을 겁니다.

 

핵 실험을 6회 실시한 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파키스탄처럼 북한도 잠정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 9월 6번째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죠. 여기에 올해만 벌써 18번의 미사일 시험을 진행하며 타격 능력은 물론 방어체계를 무너뜨리는 회피 기술까지 갖춰가고 있고요.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 국가가 규탄하는 핵개발을 막무가내 식으로 이어가는 북한, 한반도의 평화는 언제쯤 찾아올지 심란한 마음을 감출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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