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전쟁] 도심 속 지뢰 싱크홀, 한국은 IoT로 막는다

2017년 11월 30일 17:00

세계는 지금 싱크홀과 맞서 싸우는 중

 

(1)[일본] 도로가 털썩! 도심 싱크홀, 대처는?

(2) [프랑스] 역사가 남긴 인공 싱크홀, 대비는?

(3) [독일] 물에 녹아 가라앉는 자연 싱크홀, 대비는?

(4) 도심 속 지뢰 싱크홀, 한국은 지금?

 

2014년 8월 잠실 석촌호수 인근, 가로 1m, 세로 2m, 깊이 5m 크기의 싱크홀을 비롯해 크고 작은 싱크홀이 무더기로 생겼다. 싱크홀 뿐 아니라 지반 침하로 5층 건물이 기울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국내에서도 도심 싱크홀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급증했다.

 

실제 싱크홀 발생 빈도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싱크홀(도로함몰) 발생 건수는 2014년 858건, 2015년 1036건, 2016년 1039건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울은 지난해만 803건이 발생해 전체 발생 수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 싱크홀 예방 위해 출연연 4곳 뭉친 ‘UGS융합연구단’

 

정부도 싱크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2015년 1월 출범한 UGS(Under Ground Safety) 융합연구단도 그 일환이다. 융합연구단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대학, 민간 기업 등의 연구 인력이 협업해 사회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싱크홀을 예방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의 연구원들이 모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내에 둥지를 튼 UGS융합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지원 아래 연구를 진행했다. - UGS융합연구단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내에 둥지를 튼 UGS융합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지원 아래 연구를 진행했다. - UGS융합연구단 제공

 

보통 싱크홀 방지 방안으로 레이더파로 지하 공동을 파악하는 GPR 탐사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GPR 탐사는 데이터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운영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단은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인 지하 매설물에 집중했다. 상하수도관이나 철도 터널 등 땅 속에 묻혀 있어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싱크홀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것들이다. UGS융합연구단 이인환 단장은 “연구단에서는 지하매설물 모니터링을 통해 지하 공간의 상황을 파악해 싱크홀을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을 관리 및 감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싱크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하수관이다. 최근 5년 동안 서울시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77%가 노후로 인한 하수관 파손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기존 하수관 안전은 카메라를 매단 바퀴 달린 로봇이 관 속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영상을 사람이 직접 보며 관리했다. 수집된 영상 데이터는 많았지만 육안으로 보고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단은 로봇에 달린 카메라를 기존 60만 화소에서 200만 화소로 높였다. 영상을 자동 분석해 위험도 보고서까지 작성해 주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보고서에는 하수관 내 파손된 위치와 크기 등의 정확한 값과 실제 파손된 각 부분별 사진까지 정리돼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하수관 손상 탐지 로봇(왼쪽)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철도터널 안전검사 로봇시스템(TIBOS)의 탐사 모습. - UGS융합연구단 제공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하수관 손상 탐지 로봇(왼쪽)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철도터널 안전검사 로봇시스템(TIBOS)의 탐사 모습. - UGS융합연구단 제공


● 땅속 센서-지상 기지국, IoT로 지하공간 데이터 송신

 

국내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하수관 노후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규모가 큰 싱크홀의 경우에는 양상이 또 다르다. 서울시는 보행 및 교통 안전을 감안해 가로 세로 2m 이상 크기의 싱크홀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렇게 비교적 큰 규모의 싱크홀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굴착공사가 71%, 상수도관 파손이 19%에 달한다.

 

하수도관은 높이 차이에 따라 물이 저절로 흐르게 만들어졌지만 상수도관은 각 지역에 물을 보내기 위해 압력이 존재한다. 따라서 상수도관이 터지게 되면 강한 수압으로 짧은 시간 내에 큰 규모의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 연구단은 맨홀 아래 있는 상수도관 제수벨브에 부착해 미세한 진동 변화로 누수를 확인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센서는 좌우 각 75m, 총 150m 길이의 상수도관 누수 여부와 함께 누수가 일어난 위치 변위까지 감지할 수 있다.

 

UGS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맨홀커버형 안테나(왼쪽)와 맨홀 속 상수도관 제수벨브에 부착하는 누수 확인 센서(오른쪽) 사진. - UGS융합연구단 제공
 맨홀커버형 안테나(왼쪽)와 맨홀 속 상수도관 제수벨브에 부착하는 누수 확인 센서(오른쪽) 사진. - UGS융합연구단 제공

 

연구단이 개발한 핵심 기술은 이 센서와 연결된 안테나다. 맨홀 뚜껑 속에 매립하도록 만든 이 안테나는 땅속 센서가 감지한 정보를 가로등에 설치한 기지국으로 무선 송신할 수 있게 한다. 땅속 센서와 지상 기지국 간의 사물인터넷(IoT)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멘홀 속 전방향성 안테나 덕분에 상수도관 센서뿐만 아니라 지하수 수위 및 수온, 탁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 등이 수집한 정보를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단장은 “통신이 불가한 땅 속 정보를 지상으로 무선 통신 가능하도록 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맨홀 매립형이라 이동 및 설치가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 지하 매설물 복합적으로 관리하는 지하공간안전관리시스템

 

UGS융합연구단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진행한 연구의 결과물을 집약한 ‘지하공간안전관리시스템’의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올 8월부터 성동구 왕십리역 주변에 센서와 안테나 등을 설치해 얻은 데이터 값으로 왕십리역 주변 지하공간 위험 지수를 지도로 만든 것이다. 시스템에 접속하면 왕십리역 주변의 위성 지도와 함께 위험 지수가 높은 곳은 빨간색, 보통인 곳은 노란색, 양호한 곳은 녹색으로 나타난다. 또한 시스템에서는 국토교통부에서 제작한 지하공간 3D지도 정보가 포함돼 있어 지하 매설물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UGS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지하공간안전관리시스템이 분석한 왕십리역 주변 지하공간 위험 지수. 위험 지수가 높은 곳은 빨간색, 보통인 곳은 노란색, 양호한 곳은 녹색으로 나타난다. - UGS융합연구단 제공
지하공간안전관리시스템이 분석한 왕십리역 주변 지하공간 위험 지수. 위험 지수가 높은 곳은 빨간색, 보통인 곳은 노란색, 양호한 곳은 녹색으로 나타난다. - UGS융합연구단 제공

시스템에서 위험 지수가 높은 빨간색 지역을 확대해 클릭하면 상수도, 하수도, 도시철도, 지하수, 지반 등의 요인이 표시되고 각 요인에 따른 위험 정도까지 볼 수 있다. 하수관의 위험 지수가 높으면 해당 지역의 하수관 상태가 각 지점별로 어떤지 영상과 보고서를 통해 명확한 원인 규명이 가능하다.

 

이 단장은 “과제는 올해로 마무리되지만 내년부터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연구단에서 개발한 시스템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시스템을 지자체에 배포하고, 기술 이전을 진행한 기업 및 UGS 기업 등과 지속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추후 계획 중인 스마트 시티 구축에도 지하공간안전관리시스템이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편집자주.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지하철이나 상하수도 등 인프라 개발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어느날 갑자기 땅이 꺼지는 '싱크홀' 문제입니다. 도시화의 편리함과 맞바꾼 싱크홀의 위험, 두려워만 하기 보다는 해결책을 찾을 때입니다. 과연 세계의 싱크홀 현황은 어떻고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은 무엇이 있을까요? 동아사이언스가 싱크홀 문제를 탐구하는 세계의 과학자들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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