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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전쟁] 물에 녹아 가라앉는 자연 싱크홀, 독일 편

2017년 11월 29일 18:30

세계는 지금 싱크홀과 맞서 싸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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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심 속 지뢰 싱크홀, 한국은 지금?

 

 

싱크홀이 도심처럼 사람이 개발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안전과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도시 싱크홀이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이긴 하다. 하지만 본래 싱크홀은 산이나 들, 바다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자연 현상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사람들의 주거 지역이 넓어지면서 자연 싱크홀 역시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2006년 9월에 벨리즈 해안에서 발생한 거대한 자연 싱크홀. - 위키미디어 제공
2006년 9월에 벨리즈 해안에서 발생한 거대한 자연 싱크홀. - 위키미디어 제공

● 독일 북부, 싱크홀 위험 있어

독일 지구과학연구소 GFZ에서는 독일 북부의 자연 싱크홀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독일 북부 지역은 암염으로 이뤄진 지층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암염은 소금으로 이뤄진 광물로, 이 지역엔 소금바위가 지층을 구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소금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물을 만나면 잘 녹는다. 빗물이 단층을 따라 흘러 암염층을 용해시키면 지층이 약해지면서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 다행히 독일 북부 대부분의 지역이 암염층 위에 물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장벽 역할을 하는 점토로 구성된 지질층이 있어서, 비가 많이 오더라도 싱크홀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런데 독일 북부 함부르크 지역은 돔 모양의 암염층인 ‘암염돔(Salt Dome)’이 지표면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 심지어는 표면에 돌출돼 있는 곳도 있다. 이런 경우는 비만 와도 싱크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GFZ 지구물리학 부서의 책임자인 샤를로테 크라프치크 박사는 “함부르크는 큰 도시이기 때문에 주거 지역에서 싱크홀이 발생한다면 사람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아직 소금으로 이뤄진 지층이 물을 만나면 용해되는 과정이 과학적으로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함부르크 지역 싱크홀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다.  

 

GFZ는 싱크홀 발생이 우려되는 독일 북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 GFZ 제공
GFZ는 싱크홀 발생이 우려되는 독일 북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 GFZ 제공

● P파보다 S파가 싱크홀 위험 파악에 좋아

실제로 함부르크 그로스 프로트베크 지역은 아주 미세한 지각 진동과 함께 싱크홀이 발생하는 피해를 겪고 있다. 크라프치크 박사는 이에 대한 연구로 학술지 ‘응용지구물리학’ 2012년 3월호에 실린 논문(doi.org/10.1016/j.jappgeo.2011.02.003)을 소개했다. 파동의 진행 방향과 매질의 진동 방향이 수직인 S파를 활용해 그로스 프로트베크 일부 지역의 싱크홀 위험 지역을 이미지화한 연구다.

 

논문의 핵심은 S파가 파동의 진행 방향과 매질의 진동 방향이 같은 P파보다 싱크홀에 대한 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S파를 이용하면 싱크홀 위험 지역을 더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싱크홀이 발생해 일어날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관련된 연구로 2016년에 유럽 오픈엑세스 학술지 ‘솔리드 어스’에 발표된 독일 북부 바트 프랑켄하우젠 지역에 대한 연구(doi:10.5194/se-7-1491-2016)에서도 S파를 통한 지표면 분석의 활용도를 살펴볼 수 있다.

 

● 관광지로 알려진 사해, 자연 싱크홀 위험 커

GFZ에서는 사해(Dead Sea)의 싱크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사해는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에 껴 있는 호수로 소금 함량이 높아 부력이 다른 물보다 높기 때문에 사람이 쉽게 뜨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르단 쪽의 사해에는 소금 함량이 높은 암석으로 이뤄진 지역이 있다. 그런데 근처에 있는 산에서 소금 함량이 적은 담수가 이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소금으로 구성된 지반을 용해시키고 자연적으로 싱크홀을 만든다.

 

사해 근처의 소금 함량이 높은 암석으로 이뤄진 지역에는 싱크홀이 자연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 논문 ‘Sinkholes, subsidence and subrosion on the eastern shore of the Dead Sea as revealed by a close-range photogrammetric survey’ 제공
사해 근처의 소금 함량이 높은 암석으로 이뤄진 지역에는 싱크홀이 자연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 논문 ‘Sinkholes, subsidence and subrosion on the eastern shore of the Dead Sea as revealed by a close-range photogrammetric survey’ 제공

아직 인명 피해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주거 지역의 건물이 피해를 보기도 했고, 방목하고 있는 동물들이 싱크홀에 빠져 죽기도 했다. 크라프치크 박사는 “요르단 쪽의 사해는 관광지로도 유명해 호텔이 있는 지역 같은 경우는 큰 인명 피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샤를로테 크라프치크 박사는 GFZ 지구물리학 부서의 책임자이자 SIMULTAN 공동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다. - 포츠담(독일)=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샤를로테 크라프치크 박사는 GFZ 지구물리학 부서의 책임자이자 SIMULTAN 공동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다. - 포츠담(독일)=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현재 독일에서는 싱크홀에 대비해 ‘SIMULTAN(Sinkhole Instability: integrated MULTi-scale monitoring and ANalysis)’이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GFZ를 비롯해 UFZ(헬름홀츠환경연구센터, 라이프치히), LIAG(라이프니츠응용물리학연구소, 하노버) 등 총 11개의 연구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2015년 6월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2018년 5월까지 독일에서 싱크홀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후 싱크홀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실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편집자주.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지하철이나 상하수도 등 인프라 개발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어느날 갑자기 땅이 꺼지는 '싱크홀' 문제입니다. 도시화의 편리함과 맞바꾼 싱크홀의 위험, 두려워만 하기 보다는 해결책을 찾을 때입니다. 과연 세계의 싱크홀 현황은 어떻고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은 무엇이 있을까요? 동아사이언스가 싱크홀 문제를 탐구하는 세계의 과학자들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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