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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전쟁]역사가 남긴 인공 싱크홀, 프랑스는?

2017년 11월 28일 18:30

세계는 지금 싱크홀과 맞서 싸우는 중

 

(1)[일본] 도로가 털썩! 도심 싱크홀, 대처는?

(2) [프랑스] 역사가 남긴 인공 싱크홀, 대비는?

(3) [독일] 물에 녹아 가라앉는 자연 싱크홀, 대비는?

(4)  도심 속 지뢰 싱크홀, 한국은 지금?

 

“1961년 프랑스 파리 인근의 오래된 채석장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21명이 사망하고, 45명이 부상을 입는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매년 프랑스에서는 수백 건의 싱크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 파리 인근에서 일어난 사고처럼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프랑스 지질광물자원연구원 BRGM의 지구물리학자 장크리스토프 구리 박사는 BRGM의 싱크홀 연구의 핵심은 ‘시민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BRGM은 현재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북부의 노르망디, 로렌, 보르도, 니스, 오를레앙 등 싱크홀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보르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채석장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하기프랑스 지질광물자원연구원 BRGM은 파리 남서쪽으로 130km 떨어진 오를레앙에 있다. - 오를레앙(프랑스)=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프랑스 지질광물자원연구원 BRGM은 파리 남서쪽으로 130km 떨어진 오를레앙에 있다. - 오를레앙(프랑스)=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우리는 프랑스에 50만 개의 공동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공동은 카르스트 동굴에서 자연적으로 생기거나, 채석장과 광산처럼 사람이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지형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BRGM은 석회암처럼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카르스트 동굴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싱크홀에 대한 지질학적 이해와 공동을 찾아낼 수 있는 기술적 방법, 실제로 발생한 싱크홀에 대한 사례연구, 싱크홀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등 싱크홀과 관련된 모든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구리 박사는 “특히 인위적으로 생긴 싱크홀에 주목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채석장을 도시 외곽에 만들었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잊고 그 위에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간이 싱크홀이나 공동이 생기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 싱크홀이 돼 돌아온 전쟁

 

1914년 7월 28일부터 1918년 11월 11일까지 치러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서부 전선은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 사이의 전선이었다. 서부 전선은 오랜 기간 전쟁이 ‘참호전’ 양상으로 이뤄지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곳이다. 독일군이 빼앗은 프랑스 영토를 지키려는 의도로 시작된 참호전은 수많은 사상자를 냈고, 서부 전선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참호로 만든 방어진을 공격하다가 전멸하기 일쑤였다.

 

이때 만들어진 참호가 싱크홀을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참호에는 구덩이뿐만 아니라 긴 복도와 간단한 생활 공간도 있었다. 그래서 잘 보이지 않는 지하 공간이 있을 수 있다. 

 

바폼은 제1차 세계대전의 전장이었던 지역이다. 전쟁 당시 바폼에 만들어진 지하 공간으로 인해 발생한 싱크홀로 주유소가 있던 지반이 무너지면서 24개의 가스통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부 지역에서는 프랑스의 고속열차 테제베(TGV)가 달리다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것 또한 제1차 세계대전 때 만든 터널 때문에 생긴 지반 침하로 인한 사고였다. 구리 박사는 “다행히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아주 위험했던 사고”라며, 제1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터널을 조사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하기과거에 만들어진 채석장이나, 제1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땅굴을 조사하기 위해 쓰고 있는 미세중력측정기 ‘CG-5 Autograv’. - 오를레앙(프랑스)=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과거에 만들어진 채석장이나, 제1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땅굴을 조사하기 위해 쓰고 있는 미세중력측정기 ‘CG-5 Autograv’. - 오를레앙(프랑스)=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BRGM은 너무 오래 전 만들어져 위치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채석장이나, 제1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땅굴을 조사하기 위해 미세중력측정기를 활용하고 있다. 측정 지점 아래 땅의 밀도가 높으면 중력이 기준보다 강하게 측정되고, 밀도가 낮으면 기준보다 약하게 측정된다. 기준은 9.80000000m/s2 이며 공동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은 9.79999999m/s2로, 10- 8 정도 작은 수치가 나온다. 이를 활용해 위험 지역을 색으로 구분한 싱크홀 위험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랭스 지역 측정을 완료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지 확대하기장크리스토프 구리 박사는 공동 같은 지하공간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연구를 주로 하는 지구물리학자다. - 오를레앙(프랑스)=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장크리스토프 구리 박사는 공동 같은 지하공간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연구를 주로 하는 지구물리학자다. - 오를레앙(프랑스)=김경환 기자 dalgudot@donga.com 제공

구리 박사는 마지막으로 시민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에게 싱크홀이 얼마나 위험한지 교육하는 일은 싱크홀을 연구하는 일만큼 중요합니다. 시민들은 이런 위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파리나 오를레앙 같이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지역은 더욱 그렇습니다. 시민과의 의사소통은 연구자의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편집자주.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지하철이나 상하수도 등 인프라 개발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어느날 갑자기 땅이 꺼지는 '싱크홀' 문제입니다. 도시화의 편리함과 맞바꾼 싱크홀의 위험, 두려워만 하기 보다는 해결책을 찾을 때입니다. 과연 세계의 싱크홀 현황은 어떻고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은 무엇이 있을까요? 동아사이언스가 싱크홀 문제를 탐구하는 세계의 과학자들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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