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면 과학 동시 1] 세 친구

2017년 11월 25일 18:00

세 친구

_윤병무


해가 외로울까 봐
지구가 해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 주어요


지구가 심심할까 봐
달이 지구 주위를
뱅글뱅글 돌아 주어요


고마워서 해는
파란 지구에게
제 빛을 보내 주어요


반가워서 지구는
노란 달에게
쥐불놀이를 해 주어요


받기만 하고
주지 않으면
온 세상이 큰일난대요

 

GIB 제공
GIB 제공

시인의 덧말


해는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고, 지구는 스스로는 빛과 열을 내지 않으면서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며, 달은 해의 빛을 반사함으로써 빛을 내는 지구의 ‘위성’입니다. 항성(恒星)은 말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 ‘붙박이별’이라고도 불리고, 행성(行星)은 커다란 타원을 그리며 항성 주위를 한없이 돌기에 ‘떠돌이별’이라고도 불리며, ‘위성’(衛星)은 행성이 끌어당기는 힘(인력)의 작용으로 그 주위를 도는, 다른 이름으로는 ‘달별’입니다.


지구가 포함된 작은 범위의 우주를 ‘태양계’라고 하니, 태양의 아들 같은 지구는 아비 같은 태양의 주위를 먼 거리에서 에돌고, 달은 그런 지구 주위를 어미가 아이를 돌보듯 감돕니다. 길이 멀어 지구는 태양 둘레를 일 년에 한 바퀴씩 제 궤도를 따라 공전(公轉)하고, 달은 지구 둘레를 대략 한 달에 한 바퀴씩 제 궤도를 따라 돕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참 부지런한 지구와 달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스스로도 회전합니다. 이 움직임을 자전(自轉)이라고 하는데,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씩, 달은 약 한 달에 한 바퀴씩, 약속이라도 한 듯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돕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세 친구끼리 사이가 나빠져 셋 중 하나에게라도 큰 변화가 생기면 어찌 될까요? 이를테면 해가 빛과 열을 내지 못하게 되거나, 지구나 달이 제 궤도를 이탈하게 되거나 자전을 멈추게 된다면 지구의 기후와 땅 안팎에 갑자기 엄청난 재앙이 닥쳐 지구엔 아무도 살 수 없게 된답니다. 하지만 이 세 친구의 우정은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까마득히 먼 옛날부터 지속되었으니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 친구의 중심에 있는 태양의 수명은 아직 절반이나 남았고, 지구와 달을 비롯한 태양계 천체의 운동은 (최초의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다른 특별한 힘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 한 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계속될 테니까요.


오히려 우리가 걱정해야 할 문제는 지구 안에 있습니다. 지구의 자원을 함부로 파헤쳐 마구 사용하고 있는 욕심쟁이 인류 말입니다. 지난 백여 년 동안 지구의 건강이 갑자기 많이 나빠졌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지나치게 많이 만들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매연과 미세 먼지와 쓰레기와 방사능 물질들이 환경을 오염시켜 이미 곳곳의 땅과 바다와 하늘이 끙끙 앓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천진한 아이들처럼 희희낙락 쥐불놀이를 하는 세 친구에게 우리도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 편집자주

윤병무 시인이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에 이어 [짬짜면 과학 동시]를 연재합니다. 시심을 담아 과학을 노래하고, 시인의 시선으로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짬뽕과 짜장면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짬짜면처럼 시와 산문, 과학과 문학을 한번에 음미하는 흔치않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인의 눈으로 과학을 보고, 과학의 눈으로 시를 읽어보세요.


※ 필자 소개
윤병무. 시인. 시집으로 <5분의 추억>과  <고단>이 있으며, 동아사이언스에서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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