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안 나는 '망가진 모낭'도 회복...탈모 치료 새 가능성 열려

2017년 11월 20일 20:20

 

이번 실험의 결과. 맨 오른쪽이 새로 찾은 탈모 억제 물질을 투여한 쥐다. 털이 확연하게 많이 자라 있다. - 최강열 제공
이번 실험의 결과. 맨 오른쪽이 새로 찾은 탈모 억제 물질을 투여한 쥐다. 털이 확연하게 많이 자라 있다. - 최강열 제공

 

‘쓰자니 혹시 있을 부작용이 걱정되고 안 쓰자니 탈모가 걱정되고.’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새로운 탈모 치료제가 나올까. 국내 연구팀이 머리카락 생성을 막아 탈모를 일으키는 일종의 ‘방해꾼’ 단백질을 새롭게 발견했다. 특히 이 방해꾼 단백질을 단속해 머리카락 생성을 촉진하는 치료 물질도 함께 발견해, 기존 약을 대체할 새로운 탈모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강열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이성훈 연구원팀은 머리카락 생성을 억제하는CXXC5라는 단백질을 찾아내고 그 특성을 밝혀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인베스티게이티브 더마톨로지’ 10월 20일자에 발표했다.

 

최 교수팀은 머리카락을 만들 때 관여하는 세포 내의 ‘신호 전달 체계’에 주목했다.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처럼, 세포 내에서는 여러 단백질이 신호를 주고 받으며 다양한 신체 내 생리현상을 조절한다. 이것을 신호 전달 체계라고 한다. 그 가운데 ‘윈트(Wnt)’라는 신호 전달 체계가 머리카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안에서 어떤 단백질이 핵심 역할을 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원이 쥐의 피부에 새 탈모 및 발모 원리를 실험하고 있다. - 최강열 제공
연구원이 쥐의 피부에 새 탈모 및 발모 원리를 실험하고 있다. - 최강열 제공

 

최 교수팀은 쥐의 모낭세포(머리카락을 만드는 세포)에서 윈트의 신호 전달 단백질 유전자의 스위치를 유전학 기술로 '끄는' 방식으로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했다. 스위치가 꺼진 쥐는 그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신체나 행동의 변화를 보면 단백질의 기능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CXXC5라는 단백질이 머리카락 형성을 막는 일종의 '방해꾼' 단백질임을 확인했다. CXXC5가 신호 전달 체계라는 컨베이어벨트에 철썩 달라붙어 공장 가동을 방해함으로써 머리카락 생성을 막는 원리였다.

 

연구팀은 다시 이 방해꾼의 활동을 막는 ‘방해꾼 퇴치 물질’을 찾았다. 방해꾼이 컨베이어벨트에 달라붙기 전에 먼저 다가가 마치 포승줄로 묶듯 꽁꽁 묶어 두는 물질이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인간 모낭 세포와 쥐 세포에 주입한 결과 실제로 방해꾼 단백질이 억제되고 머리카락이 빠르게 회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특히 모낭을 만드는 모낭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며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면 머리카락의 ‘뿌리’인 모낭이 새로 만들어져, 탈모는 물론 모낭이 망가져 머리가 아예 나지 않는 사람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낭의 회복. 맨 오른쪽의 새 물질 투입시 모낭의 회복이 확연하다. 탈모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 최강열 제공
모낭의 회복. 맨 오른쪽의 새 물질 투입시 모낭의 회복이 확연하다. 탈모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 최강열 제공

 

최 교수는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모발 형성 과정을 밝힌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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