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년은 어떻게 희귀 피부병을 고쳤나

2017년 11월 19일 12: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표지로 읽는 과학]

 

2015년 어느 날. 유전적 피부질환 분야 전문가인 데 루카 이탈리아 모데나대 교수는 독일의 한 병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천적 피부병으로 인해 친구들과 뛰어놀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매일매일 붕대를 감고 살아가야 하는 소년의 치료를 도와줄 수 없냐는 내용이었다.

 

이 소년은 중증 ‘수포성 표피 박리증(EB·Epidermolysis Bullosa)’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상태였다.

 

피부는 표피와 진피로 이뤄진다. EB는 표피와 진피를 연결하는 단백질(라미닌332)의 결함으로 발생한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피부가 파열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지만 치료제는 아직 없다. 그저 표피를 단단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온 몸에 붕대를 둘둘 감아야할 뿐이다.

 

루카 교수팀은 소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공동 치료에 돌입, 2년의 긴 치료 결과 소년의 피부를 80%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주 ‘네이처’ 표지를 장식한 주인공은 바로 소년의 피부를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 표피줄기세포의 일종인 ‘홀로클론’이다.

 

연구진은 소년의 피부를 검사, 정상적 피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타구니에서 4㎠ 크기의 피부 조각을 채취했다. 여기엔 피부 재생을 돕는 줄기세포 역시 포함돼 있다. 채취한 피부엔 레트로바이러스를 통해 건강한 LAMB3 유전자를 삽입했다. LAMB3는 소년의 질환을 유발한 원인 유전자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삽입한 피부를 50~150㎠의 대면적으로 배양했다. 이후 독일 루르대 연구진이 3번의 수술로 소년의 팔, 다리, 허리 그리고 가슴에 새로운 피부를 이식했다. 수술 뒤 21개월에 거친 추적검사를 통해 소년의 피부는 80% 가량 정상인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암이나 이식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실증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하지만 루카 교수는 “EB는 여러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며, 이번 치료는 그 중 LAMB3 유전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것”이라며 “향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모든 유전자를 조작한 치료법이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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