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모아 채소 재배하는 자원순환식 화장실?

2017년 11월 13일 18:30

친환경 화장실 토리 - 서울대 제공
친환경 화장실 토리 - 서울대 제공

인분(人糞)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해 비료로 만들어 쓸 수 있는 화장실 제조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얼핏 재래식 화장실에 인분을 모아 비료로 사용하던 전통 방식과 비슷하지만, 냄새가 없고 수세식 화장실처럼 복잡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비료를 만들 수 있어 농업환경 개선 및 환경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지속가능 물관리 연구센터’는 친환경-자원순환형 화장실 ‘토리(土利)’를 개발하고, 이 화장실에서 생산된 비료로 재배한 채소를 수확하는 행사를 13일 노원구 천수텃밭에서 진행했다. 토리란 한자어로 ‘토양에 이롭다’는 뜻이다.

 

기존 수세식 화장실에 딸려 있는 정화조는 대변과 소변을 함께 저장하기 때문에 복잡한 처리과정을 거쳐야 정화 또는 비료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토리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대변과 소변을 분리, 저장하기 때문에 간단한 방법으로 분을 통한 퇴비, 뇨를 통한 액비 생산이 가능하다. 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고안해 비료 생산 효율을 높였다. 또 독자적인 환기구 설치 방법을 고안해 일반 수세식 화장실보다도 냄새가 적도록 만들었다.

 

연구진은 시험용으로 제작한 토리를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관리하는 천수텃밭에 설치해 운영했다. 토리에서 인분을 모아 생산한 비료를 뿌려 채소(무)를 재배한 결과, 실제로 채소의 성장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천수텃밭 관계자는 “일반적인 비료는 20㎏ 당 2~3만 원이 들어가지만, 토리에서 생산된 비료는 구입 비용이 일체 들지 않으며 효과까지 더 좋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반 흙 △일반 비료를 섞은 흙 △토리로 생산한 액비를 사용한 흙 △토리에서 생산한 퇴비를 사용한 흙 △토리의 액비와 퇴비를 함께 사용한 흙 등 5가지 환경의 토양으로 구분해 시험한 결과, 토리에서 생산한 액비와 퇴비를 함께 섞어 준 흙에서 기른 무가 가장 성장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토리가 국내 농업환경 개선은 물론 수돗물 및 하수시설(하수배관, 하수처리시설)이 공급되지 않는 고속도로, 섬, 산 등 오지지역 및 저개발국가 등에도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분뇨를 쓰레기로 생각하는 외국식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분뇨를 비료로 생각하는 동양적 사고방식을 현대적으로 재적용하면 분뇨 처리로 인한 자원 낭비를 막고 화학비료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_11월 7일 천수텃밭의 모습. ①일반 흙, ②시중의 비료를 사용한 흙, ③토리의 액비를 사용한 흙, ④토리의 퇴비를 사용한 흙, ⑤토리의 액비와 퇴비를 함께 사용한 흙 등 5가지 종류의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무)의 생장 특성을 비교했다. - 서울대 제공
연구진은 5가지 종류의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무)의 생장 속도를 비교했다. ①일반 흙, ②시중의 비료를 사용한 흙 ③토리의 액비를
사용한 흙 ④토리의 퇴비를 사용한 흙. ⑤토리의 액비와 퇴비를 함께 사용한 흙.  일반 비료에 비해 토리가 훨씬 생장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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