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금 잘 낸다(!)는 구글, 정말일까?

2017년 11월 02일 17:35

“구글은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구글코리아는 2일 오전 ‘구글 공식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왔다.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한 발언에 대해 구글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이 창업자는 지난 달 31일 국감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을 지칭하며 “구글과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얼마나 버는지 모르고, 세금도 안내고, 트래픽 비용도 안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시선을 다시 31일 정무위 국감장으로 옮겨보자.


이날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유튜브, 구글 플레이 등으로부터 한국에서 얼마나 매출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질문에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구글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에 대해 지역별로는 보고 있지만, 국가별로는 따로 추산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의 공식 입장과 존 리 대표의 발언은 엇갈린다. 구글이 한국에서의 매출을 따로 추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에 세금을 잘 내고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세금이란 수익에 따라 일정 비율로 내는 것이다. 법인세의 경우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다.

 

매출을 모르는데 당기순이익은 어찌 알고, 세금은 어찌 낸다는 걸까? 존 리 대표가 국회에서 위증이라도 한 것일까?


아마 존 리 대표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존 리 대표는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우리가 구글플레이에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면 이 돈은 싱가폴에 있는 구글 아시아퍼시픽에 집계된다. 이는 다시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법인으로 넘어간다. 아마 유튜브 광고 매출이나 애드센스 등의 광고 매출도 비슷한 시스템에 따라 이동할 것이다.


이 나라들은 법인세율이 낮기로 유명한 국가들이다. 구글은 각 나라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법인세 낮은 나라로 이전시켜 세금을 최대한 아낀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이 세금을 떼어먹는다는 비판이 많다. 오죽하면 ‘구글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전세계적 운동이 일어날까. 물론 구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불법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세법의 구멍을 찾아서 합법적으로 절세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는 분통터질 노릇이다. 우리 국민에게 쓰여야 할 돈을 구글이 싱가폴이나 아일랜드에 내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가 발간한 ‘2016 대한민국 무선인터넷 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에서 일어난 앱 판매액은 4조4656억원에 달했다.


구글은 이중 30%를 가져간다. 계산해보면 지난 해 구글은 한국에서 구글플레이로만 1조5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유튜브, 애드워즈, 애드센드 등의 광고 매출을 합치면 구글의 한국 매출은 2조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민국 1등 모바일 기업 카카오보다 매출이 많고, 네이버 국내 매출보다 많을 가능성도 있다.


구글은 더이상 외부에서 온 힘 없는 검색 서비스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매출 넘버 1,2위를 다투는 인터넷 기업이다.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수익을 얻은 것에 비례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세금을 내야 한다.


구글이 정말 한국에 세금을 잘 내고 있다고 자신한다면, 국내 매출과 이익이 얼마인지, 그에 맞게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 공개하면 될 일이다. 얼마를 버는지 공개하지도 않으면서 세금 잘 낸다는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구글의 본사 정책이 대한민국 법 위에 있지 않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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