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으로 풍계리에 지름 100m 싱크홀 발생”

2017년 10월 27일 12:30
26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지질학회 ‘2017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는 북한 핵실험의 영향을 분석하는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 제주=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제공
26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지질학회 ‘2017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는 북한 핵실험의 영향을 분석하는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 제주=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지난 9월 3일 북한이 강행한 6차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 지구 반대편까지 전달될 정도로 강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질분야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풍계리 핵 실험장 반경 1㎞ 내 갱도가 붕괴돼 최대 지름 100m의 지하 동공이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한지질학회는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6차 북한 핵실험 특성과 효과’라는 주제로 특별 세션을 열고,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의 지질학적 변화를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북한의 핵실험 여파를 논의하기 위해 국내 과학자들이 공식석상에서 논의를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풍계리 인공지진 원전이 흔들릴 정도의 크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흰색 원)의 위치. - 기상청 제공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흰색 원)의 위치. - 기상청 제공

이날 전문가들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은 5차에 비해 폭발력이 12.8배 컸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는 TNT 폭탄 126~147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이다. 풍계리는 역사상으로도 지진의 기록이 거의 없는 ‘지진 안전지대’이기 때문에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은 “지진 이후 추가적인 함몰 현상과 3건의 유발지진을 포착했으며 이는 광산이 붕괴했을 때 나오는 파형과 유사하다. 핵실험의 여파로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 일부에 지름이 60~100m에 이르는 거대 동공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핵실험으로 인해 풍계리 지역엔 최대 지반가속도 0.29g의 진동이 나타났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발표자로 나선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이는 내진설계 기준을 0.3g로 맞춘 원자력발전소가 흔들릴 정도로 강한 흔들림으로 풍계리 지역이 3~4m 정도 수직으로 함몰하는 변이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 백두산 폭발?…의견 엇갈려

 

백두산을 6일 간격으로 관측하는 SAR위성이 포착한 이미지. - 기상청 제공
백두산을 6일 간격으로 관측하는 SAR위성이 포착한 이미지. - 기상청 제공

한편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 백두산 화산 폭발을 유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지하 5~35㎞ 깊이엔 고온고압 상태의 마그마가 차 있는 방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핵실험의 여파가 이 마그마 방에 변화를 유발했는지가 분석의 관건이다.

 

홍 교수는 6차 핵실험 때 백두산 지표엔 38kPa(킬로파스칼), 하부 마그마 방에는 100kPa(1기압)의 압력변화가 생겼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는 “1기압 정도의 압력 증가는 마그마의 상승을 유발하는 기포를 발생시키며 기포는 한번 형성되면 사라지지 않는다”며 “핵실험이 화산 폭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폭발의 시기를 앞당기는 요소로 작용할 순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상청은 6일 주기로 백두산을 관측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 관측 영상 결과를 토대로 핵실험 전후 백두산 지역엔 지표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원진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기상연구사는 “핵실험 전후인 8~10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표 변이가 없었으며, 화산 분화의 전조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화산 분화는 급작스럽게 진행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향후 위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백두산 지역을 관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핵실험 규모 6.1로 상향 조정…‘한국형 지진 측정법’ 만든다

 

6차 핵실험의 규모는 6.1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핵실험 이후 각국의 지진관측소는 서로 상이한 규모 측정 결과를 내놨다. 지질연은 5.7,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5.8, 미국지질조사소(USGS)는 6.3으로 최대 0.6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진원으로부터 측정소까지의 거리, 인공지진과 자연지진의 서로 다른 특성 때문으로 설명됐다. 하지만 지진의 규모가 달라지면 핵실험의 규모를 과소 혹은 과대평가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덕기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규모 측정식을 보정해 6차 핵실험 인공지진의 규모를 6.1로 상향조정하는 수정을 건의한 상태”라며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11월 국가 지진분석 평가위원회를 신설, 내년 1월까지 한국형 지진 규모 측정법을 만들어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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